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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호텔 조리사 경력의 번하드 부츠(Mr. Bernhard Butz)
37년 호텔 조리사 경력의 번하드 부츠(Mr. Bernhard Butz)
  • 김이연 기자
  • 승인 2015.08.28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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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셰프

녹음이 푸른 계절, 자연을 감상하며 맛있는 식사를 즐기고 싶은 곳. 남산 자락에 위치한 밀레니엄 서울힐튼의 올데이다이닝 레스토랑 ‘카페 395’는 도심 빌딩 속에서 여유로운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다. 이곳 호텔 요리의 맛을 총괄하는 번하드 부츠 씨는 37년 경력의 베테랑 조리사로, 그만의 다양한 경험과 풍부한 맛에 관한 이야기를 물었다.

진행 김이연 기자|사진 맹석호

남산의 자연 풍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곳, 밀레니엄 서울힐튼의 총주방장 번하드 부츠 씨를 만났다. 그는 세계 각지에서 머물며 풍부한 호텔 요리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 조리사다. 베를린, 파리, 상하이, 방콕 등 전 세계 10여 개 도시의 글로벌 체인 호텔에서 근무했으며, 한국은 이번이 세 번째 부임으로 10여 년 만이다. 특히 베이징 샹그리라 호텔에서 총주방장으로 근무할 당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IOC 공식 오프닝 행사 케이터링 서비스 총괄과 한·일 월드컵에 출전한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 음식을 담당하는 등 대형 이벤트도 진행한 바 있다.

Q 지난 4월 밀레니엄 서울힐튼 총주방장으로 부임하셨습니다. 어떤 일을 하시나요?

세계를 여행하고 호텔 조리사로 근무하면서 그 요리에 대한 이해와 요리법, 외관, 그리고 본래의 맛을 잘 알고 익혔기 때문에 저희 전문 셰프들에게 올바른 요리의 맛을 내는 방법을 지도할 수 있습니다. 제 역할은 저희 셰프들이 최고급 요리를 보다 높은 수준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지휘하는 것입니다.

Q 이번이 10년 만의 한국 부임입니다. 한국의 식 문화면에서 어떤 변화를 느끼셨나요?

2002년 월드컵의 뜨거운 응원 문화를 당시 근무지였던 이곳 서울에서 경험했습니다. 10여 년 만에 서울에 다시 와서 크고 작은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데, 그 중 몇몇 상권의 변화가 눈에 띕니다. 밀레니엄 서울힐튼의 인근에 위치한 이태원은 2002년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핫하지 않았고 유동 인구도 그리 많지 않았죠. 부임 후 들른 이태원의 달라진 풍경, 그리고 식당을 가득 메운 한국의 젊은 세대들을 보면서 무척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즐기고 있는 음식의 ‘다양성’이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이끌어 나갈 밀레니엄 서울힐튼 식당가의 가능성을 확실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내가 지금껏 근무했던 다른 나라의 젊은이들과 비교해 새로운 음식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매우 유연하고 개방적입니다.

Q 부임 후 신메뉴 ‘남상츠’를 선보이셨는데, 어떤 계기로 고안하게 되었나요?

밀레니엄 서울힐튼 베이커리 ‘실란트로 델리’에서 ‘남상츠’를 새롭게 선보였는데, 이곳은 호텔을 오가는 거의 모든 고객들이 거칠 수밖에 없는 가장 트래픽이 심한 곳입니다. 바로 이곳에서 젊은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으며 가격적으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첫 번째 임무였습니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바로 ‘남상츠’입니다.
‘남상츠’는 ‘남산+크루아상’이 결합된 말입니다. 보통 크루아상의 반죽이 32겹인데, ‘남상츠’는 이보다 9배인 총 288겹입니다. 겹겹이 쌓인 크루아상의 바삭한 질감, 소프트롤의 부드러움과 달콤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죠.

Q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케이터링과 한·일 월드컵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 음식 담당 등 큰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난관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정부의 공식 행사를 담당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보안상의 문제 때문에 여러 가지 제약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몇 가지 대안들로 성공적으로 잘 끝마쳤습니다. 고객들이 좋아한 라이브 무대와 약간은 무거운 칵테일을 제공했죠. 올꽁� 후원사의 주요 행사를 주최한 적이 있어서 그런 기회를 얻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Q 한국 호텔의 주방 풍경이나 셰프들의 특징이 있나요?

사실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추어진 글로벌 체인 호텔의 주방 풍경은 나라와 상관없이 상당히 유사합니다. 밝은 조명, 익숙한 주방 기기들 그리고 직원들의 유니폼에 이르기까지. 단지 한국만의 특징을 굳이 말하자면 ‘일사불란’함을 꼽을 수 있겠네요.

Q 셰프님이 근무하신 세계 각지의 음식 중 어떤 국가의 음식이 가장 흥미로웠나요? 추천해 주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요?

사실 음식은 국적 불문하고 깊게 파고들면 끝이 없습니다. 음식이라는 것이 오랜 인간의 삶과 문화가 집약된 결정체이기 때문이지요. 로컬 음식이든 이미 글로벌화 된 음식이든 상관없습니다. 모든 상황에 자연스레 스며들 수 있는 음식은 그 자체로 ‘놀라움’입니다.

Q 마지막으로, 셰프님의 요리 철학은 무엇인가요?

‘Being Firm & Fair’입니다. 주변의 모든 이들에게 공정해야(Fair) 하며, 행동에는 원칙을 준수하는 단호함이(Firm)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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