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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연애편지⑦-그대라고 부르겠습니다
작가의 연애편지⑦-그대라고 부르겠습니다
  • 송혜란
  • 승인 2015.09.24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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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다고 말하기엔 아직 어색한 그대!
그동안 안녕하셨나요?
그렇게 서럽게 어머님을 떠나보내시고
가슴이 얼마나 허허로울지 안녕하셨냐고 묻는 제가 어리석지요?
창밖에 바람이 붑니다 낙엽 구르는 소리가 더없이 쓸쓸한 밤
조그만 자취방에 한기란 놈이 동침하자고 기어들어 오네요

미래의 애기씨랑 동생분도 잘 지내시는지요?
00애기씨는 예민해서 엄마 잃은 슬픔이 큰 충격일거예요
그래도 든든한 오빠가 좀 더 자상하게 잘 챙겨 주시기 바래요
환절기에 감기 걸리지 않도록 신경 쓰시고
입맛이 없더라도 세끼 밥 서로 잘 챙겨 드세요.
이제 온 집안의 모든 걸 책임져야 할 가장이니까요

오빠한테 끌려(?)내려와 그대와 선을 보던 날
왜 그렇게 두 무릎이 떨리던지 우리가 무슨 대화를 했는지도 모른 채
부모님의 의견대로 결혼을 해야하나보다~~라는 생각을 하고보니
연애라곤 해 본적이 없으니 사랑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편지조차 손이 떨려서 마치 술 취한 사람 발자국 닮아가네요
제가 많이 부족하고 서툴더라도 그대가 가르쳐 주시고 이끌어 주세요

어느덧 야광시계가 자정을 넘어 새벽으로 가고 있네요
그날 밤 겨우 네 번째 만났지만 그 쓸쓸하던 눈빛이
이렇게 절 잠 못 이루게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창밖에서 기웃거리던 가을바람도 너무 외로운지 창문을 마구 두드리네요
내일을 위하여 이제 눈을 감아야 할 것 같아 그만 줄이렵니다
어제 퇴근길에 주운 단풍잎 하나 제 맘 함께 담아 보내오니
마음 너무 아파하지 마시고, 건강한 모습 주말에 뵙겠습니다
콩나물시루에 물 주듯 제 사랑 키워 가겠습니다
그대여 고운 꿈 꾸십시요!!

1977년 11월 바람에 낙엽지는 밤 스텔라 올림

 

글 김성순 작가
중학교 교사 역임
전남 농업기술원 생활지도사 역임
국제문학바탕문인협회 이사
월간문학바탕 신인문학상 수상
한국서정시 문학상수상
세계적 초대시인 등단
저서 시집 <사랑, 아직 시작도 아니 한> 등 다수
현 (주)바비엥티에스 관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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