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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다문화박물관 김윤태 관장, 세계 전통문화와의 융합을 말하다
세계다문화박물관 김윤태 관장, 세계 전통문화와의 융합을 말하다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6.02.26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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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만이 만난 사람 56
 

진정한 다문화란 세계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일컫는다. 대개 다문화라고 하면 열에 아홉은 이주여성이나 외국인 근로자의 나라에만 국한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다문화를 말할 때 베트남?필리핀 등의 나라는 물론, 일본?미국?이란 등의 나라도 절대 빼놓을 수 없다. 외국인과의 소통은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나서야 비로소 가능해진다. 다문화 전도사로 알려진 세계다문화박물관 김윤태 관장이 논한다. 바람직한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는 길.

취재 송혜란 기자 | 사진 양우영 기자


P1 다문화 전도사가 되다

어릴 적 교육관이 남달랐던 어머니 덕분에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할 수 있었던 김윤태 관장은 늘 그곳에서 무엇인가를 가져와 수집하는 취미가 생겼다. 그렇게 모은 각 나라의 수집품들은 세계다문화박물관을 만드는 데 크나큰 기초 재료가 되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다문화 하면 이주여성이나 외국인 근로자만 생각하지?’ 의문이 든 그는 진정한 다문화를 알리는 전도사가 되기에 이른다.
 
이재만_세계다문화박물관은 최초에 어떠한 취지를 가지고 개관하였는지요?
김윤태_다문화박물관을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주여성이나 외국인 근로자의 나라를 안내하고 소개하는 곳이라고만 생각하더라고요. 그러나 다문화박물관은 꼭 그들의 나라에만 국한하지 않고 더욱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알리는 곳입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나라, 혹은 여행 가고 싶은 나라에 대해 물으면 대개 답이 비슷하게 나와요. 알고 있는 나라가 얼마 없기 때문이지요. 전 세계에 몇 개국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우리 스스로 더욱 폭넓은 나라를 공부해 그 중에서 가장 살고 싶은 나라를 직접 선택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바로 이러한 점들을 알리고 싶었어요. 세계다문화박물관은 그렇게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재만_다문화에 대한 깊은 뜻이 있으신 것 같은데요. 처음 다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요?
김윤태_특별한 계기보다는 자연스러운 과정이 있었던 것 같아요. 가장 먼저 어릴 때 유아 교육기관을 운영하셨던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어머니는 제가 외국에 여행 갈 기회가 생기면 꼭 보내 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어머니는 여행도 교육의 한 일환으로 보셨던 것 같아요. 덕분에 어릴 적부터 남들보다 많은 나라를 다닐 수 있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행 도중 구입한 물건을 수집하는 데 관심이 생겼어요. 각국의 특성을 축소해 놓은 스노볼을 가장 많이 모았습니다. 여행, 수집, 거기에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아 보자 하는 마음이 모여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이재만_세계다문화박물관은 단순히 전시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체험 교육에 특화된 박물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박물관 설립 시 롤모델이 있었는지요?
김윤태_제가 처음 박물관을 시작할 때 체험박물관이 많이 없었어요. 그렇다 보니 롤모델이 된 곳도 없었지요. 단지 박물관에 와서 전시만 보는 것보다 전후 사정상의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예를 들어 이탈리아 곤돌라를 보기 전에 이탈리아 선생님을 만나 그들의 인사말을 배우고 음식, 다양한 문화를 먼저 접하게 하는 거지요. 아프리카 문화의 전시를 보기 전에는 그들과 함께 직접 아프리카 춤도 춰 보고요. 그러고 나서 전시품을 봐야 마음도 열리고, 이해도가 훨씬 높아진다고 생각했어요. 체험 프로그램의 장점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그동안 참 잘해 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외부에서 박물관이지만 체험이 참 특화되었다는 평을 종종 받거든요. 세계다문화박물관 설립 이후 체험박물관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도 하고요.

이재만_세계다문화박물관을 쭉 둘러보니 몽골 게르부터 밀라노 대성당, 화폐, 의상 전시관 등 굉장히 알차게 구성되어 있던데요. 각국의 스노볼, 곤돌라, 칼 등의 유물을 모으는 데도 크나큰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주로 어떤 방법을 통해 수집하게 되셨는지요? 또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는요?
김윤태_제가 전시품들을 국내에 들여온 과정을 이야기하면 안 믿는 분들이 많아요. 그만큼 정말 열심히, 열정을 가지고 했습니다. 일단 계산을 하지 않았어요. 손익도 맞추지 않았고요. 그래야 박물관도 운영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문화로 사업하기 힘든 곳이잖아요. 스노볼은 어릴 적부터 여행을 다닐 때마다 조금씩 모은 것이고요.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각 나라의 대사관에서 기증받은 것도 있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는 단연 곤돌라예요. 예전에 한 번 베네치아에 간 적이 있었는데 굉장히 좋더라고요. 그곳은 정말 조금만 좋아하는 여자랑 와도 금세 사랑에 빠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낭만적이었어요. 그렇게 여러 번 더 가게 되었는데, 곤돌라와 베네치아 가면을 가져오면 한국에서도 이탈리아의 낭만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면은 대사관 측 직원을 통해 가져왔고, 나중에는 의상도 들여왔습니다. 마지막으로 곤돌라가 꼭 욕심이 났는데, 가져오기가 굉장히 힘들었어요. 대사관이랑 긴밀히 협력도 했지만 통관을 통과하는 데만 9개월이 걸렸어요. 가져와서도 박물관 3층에 올릴 때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었고요. 크기가 어마어마한 진품 곤돌라는 국내에 딱 한 개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100년 후에는 베네치아가 가라앉는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러다 보면 곤돌라도 줄어들 것이고, 거의 없어지고 있다는 말도 있어요. 앞으로는 우리 박물관의 곤돌라가 더 가치 있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P2 다문화 교육의 필요성
 
세계 다문화라고 해서 김윤태 관장이 이주여성과 외국인 근로자들의 어려움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문화 가정을 위해 매해 다문화 결혼식을 지원하고 있으며, 그들이 겪는 문제를 위한 해법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그의 답은 교육에 있다. 세계다문화박물관의 역할과 상통하는 것이다.

이재만_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09년 27만 2,613명이었던 다문화 가족 인구가 점차 증가해 2020년에는 74만 3,416명이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이 다문화 사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럼에도 아직 다문화 가정 아동들이 학교생활을 할 때 교사 관계, 친구 관계, 학교 수업 등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관장님은 앞으로 한국 사회가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김윤태_우선 제가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들이 꼭 정답일까,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거예요. 내 머릿속에 유명한 것은 유명하고, 내가 모르는 것 혹은 내가 모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틀린 것을 그냥 지나칠 때가 있어요. 예를 들면 수도 같은 것을 대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이에 속하지요. 브라질의 수도는 상파울로다. 브라질리아거든요. 터키의 수도도 이스탄불이라고들 많이 말하는데, 아닙니다. 앙카라예요. 그 나라 사람들은 이러한 것들을 다 고쳐 주고 싶어 해요. 거꾸로 우리가 외국에 가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일본인입니까?’입니다. 우리는 거기에 상당히 분개했죠. 우리가 참 어렵게 대한민국을 만든 것은 사실이에요. 그래서 그 누구보다 우리나라를 많이 알리고 싶어 하는 거 같아요. 외국인들에게 한복을 입히는가 하며 한식을 먹이고, 모두 다 한국에 대한 우수성만을 이야기하지요. 이에 대해 그들은 염증을 느낍니다. 우리가 해외에 나가 한식을 먹고 싶어 하는 것처럼 그들도 그들의 음식을 먹고 싶어 할 거라는 걸 왜 모를까요.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고 봐요. 이 정도로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졌다면 우리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때가 됐습니다.

이재만_그들의 입장을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이를 위한 교육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교육이라고 하면 언어, 사회 인식, 경제 등 굉장히 광범위한데요. 세계다문화박물관에서 진행되는 다문화 교육은 주로 어느 분야에 치중되어 있는지요?
김윤태_세계다문화박물관의 테마는 여행이에요.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한 후에야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나라가 생기고, 또 그곳을 더 알고 싶어 유학이나 이민도 가는 거잖아요. 전 세계를 다 돌아다녀 볼 수 없으니까, 그 간접 체험을 할 수 있는 교육을 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언어 교육은 물론 현지인과 함께 춤춰 보기, 그 나라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어 보기 등의 문화 체험 교육이지요. 문화 체험은 한국 사회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우리 대한민국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에요.

이재만_다문화 가정을 위해 좋은 일도 하고 계시다고요?
김윤태_매년 12월 첫 번째 토요일마다 다문화 결혼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뿐 아니라 많은 웨딩 관련 CEO들이 함께하고 있어요. 합동결혼식 형식이지만 한 번에 4~5쌍을 함께 결혼시키는 것은 지양하려고 합니다. 신부가 많은 결혼식을 좋아하는 신부는 없을 테니까요. 최근엔 가장 처음 결혼시켰던 분의 자녀분들을 또 결혼시킨 적이 있는데요. 정말 보람 있었어요. 올해는 더 뜻 깊은 결혼식을 만들기 위해 베트남 사람들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전통 의상을 입힐 거예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제는 우리가 우리 것만 고집하지 말고 그들의 것도 인정해 줘야 한다고 봐요. 한국에 시집간 딸이 베트남 전통 옷을 입고 결혼식을 올렸다고 하면 어느 부모나 감동을 하겠지요. 동시에 한국이라는 곳이 참 자신의 나라를 이해하려고 많이 노력한다는 인상도 줄 수 있을 거예요.

P3 한국의 미래 사회란

김윤태 관장이 꿈꾸는 바람직한 다문화 사회는 조금 더 그들의 처지를 생각해 주는 사람이 많아지는 곳이다. 그들을 이해하는 데 문화적 지식은 기본 토대다. 우리 아이들에게 세계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어떻게 하면 잘 알리고 교육할 수 있을 것인가는 그가 향후 계속 풀어 나가야 할 숙제. 이제는 이러한 문제를 김 관장 혼자만이 짊어질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더 공론화시킬 필요도 있어 보인다.

이재만_세계다문화박물관 운영을 통해 관장님이 만들어 가고 싶은 바람직한 다문화 사회는 어떤 모습인가요?
김윤태_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사회입니다. 최근에 외국인 친구가 한국에 놀러 와서 모텔을 잡아 주려 했는데 거절당한 적이 있어요. 아무런 이유 없이요. 우리 아이들도 유학이나 일하기 위해 외국에 많이 가지만, 그곳에서 참 차별을 많이 받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차별해서는 안 돼요. 적어도 대한민국이 외국인을 차별하는 국가로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늘 그들의 시각에서 편견 없이, 차별 없이 대할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해요. 이 낯선 나라에 와서 얼마나 힘이 들까, 길 찾기는 어렵지 않을까, 음식이 입에 안 맞지는 않을까, 언어적인 면에서 어려움은 없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곳, 그곳이 훌륭한 다문화 사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재만_한국이 바람직한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게 하기 위해 관장님은 향후 어떤 일을 계획하고 계시는지요?
김윤태_일단은 박물관 내에 더 다양한 나라의 코너를 만들고 싶어요. 우리가 외국에 가서 다문화 코너를 접하면 우리나라부터 찾듯 다른 나라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지금은 공간이 많이 부족해 한계가 있지만, 여건만 된다면 어느 코너에 가든 그 나라의 문화를 몸소 느낄 수 있는 그런 박물관을 만들고 싶습니다. 한국인들에게 많은 외국의 문화를 안내하고 이해시켜 주는 박물관의 역할을 조금은 더 공론화시키고도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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