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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엄마 이영애, 11년 만에 배우로 돌아오다
쌍둥이 엄마 이영애, 11년 만에 배우로 돌아오다
  • 권지혜 기자
  • 승인 2016.02.29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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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귀환
▲ 사진=서울신문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라면 먹고 갈래요?”를 말하던 그녀, 드라마 <대장금> 이후로는 ‘장금이’로 통했던 그녀. 결혼 뒤 육아에만 매진하던 여전히 ‘산소 같은 여자’ 이영애가 드디어 브라운관으로 돌아온다. 청초한 여왕의 귀환이다.

제2의 인생을 살다

그녀가 새로운 작품 대신 택한 건 결혼과 출산이었다. 그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드라마 출연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를 내비치기도 했다.
“20~30대에 개인 생활이 거의 없었고, 일에 집중하다 보니 늦게 결혼하게 됐어요.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는 사이 주위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어요. 쌍둥이 남매 재롱에 빠지다 보니 다른 일에 눈을 돌릴 수가 없더라고요. 지금을 놓치면 다시 볼 수 없는 순간들이잖아요. 하루하루가 달라요. 어제 표정이 다르고 오늘 표정이 다르고. 아직은 아이들이 아주 예쁜데, 작품에 출연하게 되면 아이들 커가는 것을 보기가 힘들어서 고사해왔죠.”
그녀는 결혼 이후 대외활동보다는 가족들과 함께 경기도 양평에 집을 짓고 제2의 인생을 즐기는 중이다. 실제로 이영애는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싶어 했고, 결혼 후 엄마가 되고 나서는 그 소망이 더 커졌다. 자연에 둘러싸인 이곳에서 흙을 밟고 뛰놀며 그녀의 쌍둥이 남매는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SBS 스페셜 <이영애의 만찬>이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그녀는 그동안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집과 쌍둥이 자녀와의 일상을 공개했다. 프로그램 속 그녀는 평범한 주부이자 엄마였다. 여전히 미모는 빛났지만, 화장기 없는 소탈한 모습이었다. 직접 텃밭을 가꾸고 쌍둥이를 돌보고, 출근하는 남편에게 직접 과일 도시락을 싸주기도 한다. 좋은 재료를 따져 손수 요리한다.
특히 가족을 위해 정성껏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떡볶이와 된장찌개, 불고기 등 일상적인 음식도 자신만의 맛으로 탄생시킨다. “직접 블루베리, 상추, 가지, 토마토 등을 재배하고 쌍둥이가 편식하면 다른 엄마들처럼 윽박지르고 협박도 한다”고 말하는 그녀. 발효 빵에 관심이 많아 베이커리 강습을 받기도 하며 주부로서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녀는 아이들을 위해 항상 고민한다. 건강한 밥상, 아이들 피부에 해가 없는 비누, 자연과 함께 뛰놀 수 있는 환경. 2013년 9월 그녀가 ‘DMZ 평화대사’를 맡게 된 이유도 아이들 때문이다. 그녀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엄마가 되고 나니 가장 간절해진 것이 평화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평화로운 나라에서 전쟁 없이 건강하게 산다면 다른 것을 바라지 않을 것 같다. 그런 책임감으로 흔쾌히 맡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아이들이 그저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란다. 착하고 바르게 자라서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고.
올해 나이 마흔여섯. 이영애는 40대 이후가 더 행복하다. 그녀는 결혼 이후 달라진 점에 대해 든든한 내 편이 생긴 것이라고 말한다. 남편과 하루하루 살아갈수록 더욱 확신이 든다는 그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하지만 팬들은 배우 이영애를 기다렸다. 그녀 역시 좋은 작품이 있으면 언제든지 팬들에게 보답하겠다는 생각을 비췄다. 그리고 그 작품이 드디어 나타났다.

11년 만에 브라운관 복귀작, <사임당, 더 히스토리>

그녀는 SBS 드라마 <사임당, 더 히스토리>를 복귀작으로 택했다.
“<사임당>을 복귀작으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재미있어서예요. <대장금> 때와 달리 아이 엄마가 된 만큼 작품을 선택하는 이유와 시각도 달라졌고요. 재미와 더불어 아이에게 교육적인 의미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고르려고 했어요.”
조선 시대의 현명한 어머니상으로 꼽히는 신사임당은 유학자 율곡 이이의 어머니이자 천재 여류 화가로 명성을 떨친 인물이다. <사임당>은 조선 시대 신사임당의 삶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그의 예술혼과 불멸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극 중 이영애는 한국 미술사를 전공한 대학강사와 과거의 신사임당 1인 2역을 맡아, 우연히 발견한 사임당의 일기와 의문의 미인도에 얽힌 비밀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과거와 현대를 오가는 다양한 연기로 그려낼 예정이다.
“<사임당>은 여성의 이야기예요. 500년 전에 살았던 엄마, 아내, 여자로서 삶에 대한 고민은 지금이나 그때나 똑같다고 생각해요. 과거와 현재 여자의 삶은 무엇인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전 세계 여자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내용이 아닐까 싶어요.”
상대역에는 배우 송승헌이 함께한다. 송승헌은 <사임당>에 출연한 계기에 대해 “이영애 선배님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이영애 선배님과 함께 호흡을 맞출 거란 기대도 못 했는데 함께 촬영하게 돼 너무 영광이에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임당>은 100% 사전제작 시스템으로 만들어져 기획 단계부터 국내 드라마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녀 역시 ‘사전제작’이기 때문에 이 작품을 더 수월하게 선택할 수 있었다. “기존 제작 환경에 참여하기엔 내가 너무 버거울 것 같았어요. 사전 제작을 통해 양질의 작품을 만들면서 엄마로서의 일도 소화하고 싶었습니다. 사전 제작으로 인해 내가 두 가지 일을 병행할 수 있었어요.”
지난 10여 년간 배우 생활을 뒤로하고 가족과 함께했던 그녀로서는 생방송이나 다름없이 숨 가쁘게 진행되는 드라마 제작환경은 버거웠을 것이다. 아이를 두고 다시 배우생활에 시동을 걸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을 그녀에게 <사임당>은 내용도 제작환경도 꼭 맞는 작품이었을 것이다.
30초 분량의 티저 영상이 공개된 후, 사람들의 기대가 한층 높아졌다. 100% 사전제작 시스템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높은 완성도를 실감케 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이영애의 존재감까지. 국내 드라마의 한 획을 그을 것 같다는 반응이 밀려오고 있다. 실제로 <사임당> 기자간담회에는 중국, 홍콩, 일본, 이란 등 아시아 각국에서 모인 취재진이 무려 250여 명에 달했다. 드라마 <사임당>의 방영은 2016년 하반기다.
여전히 ‘산소 같은 여자’ 국민배우 이영애의 귀환이다. 많은 이가 기다려왔고 원했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그녀의 연기를 볼 생각에 벌써 설렌다. ----아래는 박스 형식으로---

원조 한류 스타 이영애는

이영애는 서울에서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3학년 때인 1979년에 표준전과 모델로 처음 데뷔하였고 중학교 2학년이던 1984년에 주니어 잡지 표지 모델로 데뷔 후, 1990년 초콜릿 광고를 통해 본격적으로 연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화장품 광고 모델로 오랜 기간 활동하였고, 투명한 피부로 ‘산소 같은 여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으며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1993년 SBS 특채 탤런트로 발탁되어, 드라마 <댁의 남편은 어떠십니까>로 연기 데뷔를 했다. 그녀는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 초까지 수많은 드라마에 출연하며 커리어를 쌓아갔다.
1997년에는 영화 <인샬라>로 스크린에 데뷔하지만 흥행성적은 저조했다. 하지만 이후 대중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될 수 있었던 작품을 만난다. 2000년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다. 그리고 “라면 먹고 갈래요?”라는 명대사를 유행시킨 영화 <봄날은 간다>로 뭇 남성들을 설레게 했다. 영화 <봄날은 간다>는 우리나라 ‘멜로 교과서’라고 불릴 정도로, 지금도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고 있다.
그 뒤, 잠깐의 공백을 거쳐 2003년 MBC 드라마 <대장금>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고,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됐다. 드라마로서는 거의 처음으로 한류 스타를 배출해낸 것. 그해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쥐는 영예를 얻는다.
그녀는 2006년 다시 한 번 박찬욱 감독과 재회해 영화 <친절한 금자씨>로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대부분 들어봤을 명대사 “너나 잘하세요”를 남기기도 해 이쯤 되면 유행어 제조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그해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는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를 끝으로 그녀는 작품활동은 하지 않은 채 CF에서만 드문드문 얼굴을 비쳤다. 그리고 2009년 8월 24일, 재미교포 사업가 정호영과 미국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그 뒤 2년만인 2011년 2월 이란성 쌍둥이 남매를 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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