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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통 살이 오른 제철 해산물, 소라
오동통 살이 오른 제철 해산물, 소라
  • 김이연 기자
  • 승인 2016.06.29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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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재료

소라의 껍데기는 험하게 생겼지만 뽀얀 속살의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은 씹을수록 빠져들게 된다. 막바지 제철인 6월, 오동통하게 살이 오른 소라 한 접시로 오늘 저녁상을 맛있고 건강하게 차려 보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 김이연 기자

3~6월이 제철인 소라는 꼬들꼬들 씹히는 맛이 좋아 남녀노소 모두 좋아한다. 해산물을 싫어하는 사람도 이것만은 마다하지 않는다. 삶아서 초장에 찍어 먹어도 맛있고, 미나리와 새콤하게 무쳐 먹어도 그만이다. 살은 식용으로 먹고, 껍데기는 조개 세공이나 단추의 재료가 된다. 소라야말로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진귀한 먹을거리다.

파도가 많이 치는 암석에 사는 야행성 소라

소라는 제주도를 비롯해 남부 연안과 일본의 남부 연안에 분포한다. 수심 5~20m 정도의 암석에서 서식하며, 파도가 많이 치는 곳에 산다. 어릴 때는 조간대의 바위 밑에 살다가, 크면 해초가 많은 조간대 아래쪽으로 내려간다. 다시마, 미역 같은 갈조류를 먹고 살며, 낮 동안에는 바위틈에 숨어 있다가 주로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이다. 암수한몸으로 산란기는 5~8월이다.
생김새는 주먹만 한 크기에 원뿔형으로 생겼다. 껍데기 표면에 가시처럼 생긴 강한 돌기는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는데, 주로 파도가 강하게 치는 곳에 사는 소라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 껍데기는 녹갈색이지만 속살은 희고 광택이 나며, 다리 안쪽 색은 적등색이다. 다리는 갈색을 띠고 중앙의 홈을 기준으로 좌우로 나뉘는데, 이것을 교대로 움직여서 긴다.
7~8월의 금채기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채취할 수 있는데, 제주는 우리나라 최대의 소라 생산지다. 제주의 소라는 ‘뿔소라’라고 불린다. 화강암 등 바닷가가 대부분 돌멩이로 이루어진 거친 환경 속에서 살다 보니 소라에 뿔 같은 돌기가 생겨서 붙여졌다. 제주에서는 소라를 ‘구젱기’, ‘구젱이’, ‘구제기’ 등으로 부르며, 크기에 따라서도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생후 두 달 된 ‘조구젱기’, 반쯤 자란 ‘쌀구젱기’, 다 자라면 ‘문둥구젱기’라고 부른다.

살아 있는 소라가 더 맛있다!
소라를 손질할 때는 타액선과 침샘을 반드시 제거해야

소라를 구입할 때는 살아 있고 살이 위로 빠져나오지 않은 것, 들어 보았을 때 무겁고 탄력이 있는 것을 고르면 좋다. 올바른 세척법은 소라를 껍데기 쪽으로 뒤집어서 빠르게 씻어 주는 것이다. 소라 안쪽으로 물이 들어가면 좋지 않다고 전해진다. 살아 있을 때는 껍데기에서 살을 빼내기 어려우므로 냄비에 물을 약간 담고 소라를 넣어 잠깐 불에 올려 찐 다음, 젓가락이나 꼬치로 잡아 빼면 쭉 빠져나온다. 소라의 보관 온도는 -20~0℃를 유지해야 하며, 보관일은 1개월이 적당하고, 깨끗이 손질해 냉동 보관해야 한다.
소라를 섭취할 때는 반드시 타액선(소라살의 골)과 내장 부위의 흰 덩어리인 침샘을 제거해야 한다. 이 부위에는 테트라민 독소가 있어서 식중독 증세와 급성 신경마비를 유발한다. 증세로는 소라 섭취 후 10여 분이 경과해 혀가 얼얼하면서 속이 메스껍고 구토와 어지럼증이 온다. 삶거나 익혀서 먹을 때도 유념해야 안전하다. 녹색이나 갈색 내장은 신선하지 않은 오래된 것이므로 먹지 않는다.

맛있게 한 상 차리는 소라 레시피

소라는 무침이나 구이로도 해 먹지만 그냥 삶아서 초장만 찍어 먹어도 가장 맛있는 것이 장점이다. 향긋한 미나리를 곁들여 새콤달콤한 소라무침을 만들어 먹으면 도망갔던 입맛도 돌아온다. 또 보통은 골뱅이무침과 소라를 많이 해 먹지만, 소라가 제철인 계절에는 골뱅이 대신 소라를 이용하면 더 쫄깃하고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삶은 소라를 구입했을 때는 살을 잘게 썰어 껍질에 도로 채워서 양념간장을 넣고 불에 구워 먹으면 맛있다. 소라 살을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얇게 썰어 재우거나 조려 먹어도 맛이 좋다. 소라와 궁합이 좋은 식품은 두부로, 소라와 두부를 함께 섭취하면 소라에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고 두부에 부족한 아연, 엽산 등의 무기질을 동시에 섭취할 수 있다.
옛 음식 서적인 <산림경제>에서는 “소라(海螺: 해라) 살을 떼어서 조리하면 생복(날전복)과 거의 같고 맛도 좋다”고 했으며, 궁중 잔치에 소라초를 올린 기록이 나온다.

비타민과 단백질의 보고, 눈 건강에 좋아 

소라는 고둥류 중 단백질의 함량이 가장 높은 식품이다. 특히 필수 아미노산의 일종이며 단백질을 구성하는 물질인 아르기닌과 라이신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성장기 아이들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
미역이나 다시마 같은 해초류를 먹고 자라기 때문에 비타민도 무척 풍부하다. 특히 비타민E가 풍부해 눈을 맑게 하고,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 비타민B1·B2도 함유되어 있어 빈혈 예방에 좋다. 타우린 성분은 우리 몸의 간을 해독시켜 체내에 쌓인 피로를 회복하는 데 좋다. 동맥경화나 고혈압의 치료와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동의보감>을 보면 살아 있는 소라의 뚜껑을 열고 그 속에 황련이라는 약재를 넣어 두면 즙이 생기는데, 이 즙을 눈이 아프고 잘 낫지 않을 때 이용하면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 싱싱한 뿔소라로 만드는 뿔소라 볶음



[재료]
뿔소라 5개, 전복 2개, 청양고추 2개, 마늘 3쪽, 양파 1/2개, 파프리카(빨강, 노랑) 1/2개씩,
팽이버섯 1개, 굴소스 2큰술, 설탕 1/2큰술, 고춧가루 2큰술, 후추 3꼬집, 버터 1큰술

[조리과정]
1 뿔소라와 전복을 손질하여 준비한 다음 얇게 썬다.
2 청양고추, 마늘, 양파, 파프리카, 팽이버섯을 썰어 놓는다.
3 굴소스, 설탕, 고춧가루, 후추를 섞어 양념을 준비한다.
4 프라이팬에 버터를 두른 후에 편마늘을 넣고 볶다가 양파, 파프리카→뿔소라, 전복→팽이버섯, 청양고추→양념 순으로 넣고 볶는다.

사진 및 레시피: 올리브TV <오늘 뭐먹지?> 방송 캡쳐

* 소면과 곁들이는 새콤한 소라비빔국수



[재료]
소라 600g, 양파 40g, 월계수 잎 5g, 청주 2큰술, 소면 140g, 깨소금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소금 약간, 참나물 150g, 상추 80g, 고추장 5큰술, 설탕 1/2큰술, 고춧가루 1/2작은술, 마늘 5g, 물 1/2큰술, 레몬즙 2작은술, 고추냉이 1/2작은술, 식초 1/2큰술

[조리 과정]
1 냄비에 소라, 월계수 잎, 양파를 넣는다.
2 소라가 잠길 정도로 물과 청주를 넣은 뒤 뚜껑을 비스듬히 덮고 중불에서 15분 삶는다.
3 소라에 껍데기와 이물질을 제거한다.
4 소라를 편 썬다.
5 끓는 물에 소금 약간을 넣고 참나물을 줄기부터 넣어 데친다.
6 참나물을 건져 낸 뒤 판물에 헹궈 물기를 짠다.
7 참나물을 한입 크기로 썬다.
8 고추장, 고춧가루, 설탕, 레몬즙, 식초, 다진 마늘을 섞는다.
9 물, 고추냉이를 넣고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10 삶은 소면은 얼음물에 헹궈 물기를 뺀다.
11 소면에 참나물, 소라를 넣는다.
12 양념장을 넣고 고루 버무린다.
13 깨소금을 넣고 버무린다.
14 상추를 그릇에 깐다.

사진 및 레시피: EBS <최고의 요리비결> 방송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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