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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의 인왕산 ‘수성동 계곡’을 가다
겸재 정선의 인왕산 ‘수성동 계곡’을 가다
  • 송혜란
  • 승인 2016.08.29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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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문화 산책-도심 한복판에 계곡이?
 

경복궁역 일대서부터 시작되는 서촌 산책 길. 옛 선인들의 진경산수화에 자주 등장하던 인왕산이 품고 있는 서촌 끝자락에는 수성동 계곡이 자리해 있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그 매력이 더욱 빛을 발하는 조선시대 계곡을 그대로 품을 수 있는 명소, 옥인동에 위치한 수성동 계곡으로 떠나 보자.

취재, 사진 송혜란 기자

수성동 계곡으로 향하는 길에는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를 비롯해 영국풍의 빈티지 카페, 민족시인 윤동주의 자취가 서린 윤동주 하숙집 터 등 우리네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경복궁역에서 도보로 10분이면 도착하는 수성동 계곡에 이르면 역사적 풍취는 극에 다다른다.

과거를 거슬러 오르듯

인왕산 동쪽 능선 아래에 있는 수성동 계곡.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가 맑다 하여 ‘수성동(水聲洞)’이라 이름 붙여진 이곳은 조선시대 겸재 정선이 그린 산수화 <수성동>에 등장한 것으로 알려지며 유명세를 치렀다. 시내와 암석의 경치가 빼어난 계곡 입구에는 당시 정선이 그렸던 돌다리가 시대를 초월하듯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예부터 여름이면 선비들의 탁족회가 열리기도 했다는 이곳은 비교적 사람들이 많지 않아 한적하게 물놀이를 즐기기 제격이다. 무엇보다 인왕산의 그림 같은 절경을 배경으로 산수화 속 주인공인 아낙네가 되어 보는 것도 좋다.
기린교 맞은편에는 정자가 하나 있다. 오르기 높지는 않지만 산에 있는 계곡인지라 숨이 찰 때쯤 잠시 쉬어가기 완성맞춤이다. 앞에는 인왕산을, 옆에는 계곡을 끼고 있어 아예 돗자리를 깔고 노닥거리면 어떨까. 한가롭게 대자로 누워 하늘을 바라보면 그간 쌓인 스트레스가 한순간에 사라질 것이다.

비밀의 정원

인왕산 계곡은 전체가 하나의 울창한 숲 공원을 이루고 있다. 소나무와 자귀나무, 산사나무, 화살나무는 물론 이름 모를 아름다운 풀꽃이 싱그러운 기운을 뿜어낸다. 근래에 오래된 아파트가 철거된 후 복원된 이곳의 존재를 아직 모르는 이가 많아 비밀의 정원에 들어온 듯 곧 나만의 공간이 되어 편안한 휴식을 선사한다. 자연과 더불어 행복한 기분에 젖어 이참에 인왕산 스카이웨이까지 등산해 보는 것도 좋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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