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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더스 포 'Come to my bedside my darling'
브라더스 포 'Come to my bedside my darling'
  • 송혜란
  • 승인 2016.10.31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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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십에는 후진이 없다
 

인간에게는 다양한 욕구가 있다. 사랑과 관계가 있는 욕구 중에는 스킨십이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시도 때도 없이 서로 키스도 하고 싶고, 살도 비벼보고 싶고, 섹스도 하고 싶고 그렇다. 그렇지 않은 사랑이 있다면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닐 것이다. 스킨십과 관련된 곡에서 말하는 사랑에 관해 살펴보자.

남녀가 서로 눈이 맞아서 끌림을 느끼는 1단계에서는 테스토스테론(남성)과 에스트로겐(여성)이 분비되고, 서로 완전히 사랑에 빠졌을 때는 뇌에서 모노아민계라고 불리는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도파민과 같은 합성 호르몬이 생성된다고 한다. 또 사랑의 만족감을 느끼는 3단계에서는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과 같은 호르몬이 생성된다는 것이다. 뭐 사실 이런 전문적인 호르몬 명칭을 몰라도 사랑을 하면 늘 뇌가 해피 하니까 아무튼 뭔가 좋은 호르몬이 엄청 나오는 것은 분명하게 느껴지는 것 아닐까 싶다.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하등동물로 분류되고 싶어서 그럴 것이다.
이러한 호르몬들은 스킨십을 가속시키는 특징을 갖는다. 때문에 스킨십이 시작되면 앞서 전제된 화두처럼 후진은 없다. 실제 후진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엄밀히 말해서 후진이 아니라 사랑이 식어가는 것이다. 계속 사랑을 하고 있다면 절대로 스킨십이 후진하지 않는다. 실제로 손 만지고 나면 팔을 만지고 싶고, 팔을 만지고 나면 다리를 서로 비벼보고 싶고, 다리를 비벼보고 나면 서로 살을 닿게 하고 싶고, 그러고 나면 키스도 하고 싶고, 또 더 나아가 섹스도 하고 싶은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이치이고 순서이고 섭리이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보편타당한 섭리를 거부하고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겠다고 억지를 부리는 사람이 있다면 평생 그렇게 스킨십하지 말고, 멍청이 소리 들으면서 살아도 된다.
아무튼 사랑의 스킨십 욕구가 시작되면 그 욕구는 충족을 원하고, 또 그것이 충족되면 그 충족에 이어 더 높은 단계 또는 수준의 욕구들이 앞서 말한 대로 나타난다. 하지만 굳이 학술적 이론을 하나쯤 들어야 제법 논리적인 이야기로 인식된다면 하나쯤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심리학자 매슬로의 '욕구단계설'이라는 이론이 바로 이와 유사한 이론이라 하겠다.
스킨십과 관련된 곡은 <Come to my bedside my darling : 내 침대 곁으로 오세요. 내 사랑>이다. 이 곡은 1964년도 작곡되었는데, 워싱턴대학 동창 4명으로 이루어진 <브라더스 포>가 부른 노래이다. 실제 노래를 들어보면 솜사탕같이 부드럽고 아름다운데, 가사 내용은 더 압권이다. 가사의 몇 부분만 옮겨본다.
Come to my bedside, my darling. 내 침대 곁으로 오세요. 내 사랑 / Come over here and gently close the door. 문을 살짝 닫고 이리로 오세요 / Lay your body soft and close beside me. 내 곁에 가까이 가만히 누워요 / and drop your petticoat upon the floor. 속치마는 마루 위에 벗어놓고요. (중략) Your breast has told my ear life's golden secrets / 당신의 가슴은 내 귀에 삶의 소중한 비밀을 말해 주었어요 / Your back has shown my fingers endless roads / 당신의 등은 나의 손가락에게 끝없는 길을 보여주었어요 / Your lips have whispered wisdom that is timeless about life and death and things that I never known / 당신의 입술은 삶과 죽음에 대한 영원한 지혜와 내가 알지 못했던 곳들에 대해 속삭여 주었어요. (중략) Your skin has more gold than a morning sunrise / 당신의 피부는 아침 햇살보다 더 황금빛을 띠고 / And it's softer than the breeze of the summer's dawn / 여름날 이른 아침에 부는 산들바람보다 부드러워요.

가사를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다방면의 스킨십이 다 나온다. 문 닫고 들어와서 일단 침대에 누워서 속치마도 벗고 품에 안기라고 한다. 그리고 귀에 대고 밀어를 속삭이고 등뼈의 골을 따라 손이 가고 키스를 하고 부드러운 살결을 어루만지는 그런 내용이다. 아무튼 노랫말이지만 좋겠다.
각설하고, 사랑은 좋은 것이고, 또 스킨십은 정말 좋은 것이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수많은 임상 실험 연구 결과들을 굳이 들지 않더라도 느낌으로 아는 것이다. 또 모든 것을 다 차치하고서라도 사랑하는 이와의 스킨십은 좋을 수밖에 없다.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만고의 진리이다. 그런데 어떻게 스킨십이 후진을 하느냐는 말이다. 자동차도 아니고...  아무튼 할 수만 있다면 스킨십 열심히 하라고 하고 싶다. 이 말을 덧붙여 주면서 말이다.
"스킨십 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글 사진 김선호
1958년 강경출생
외국어대학교 문학사, 성균관대학교 문학석사.
(전)IT 관련 공기업 코레일네트웍스 대표이사
(현)라끌로에프렌즈 대표이사.
음악 에세이 <지구촌 음악과 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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