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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토닌적 삶과 선비정신 부활 꿈꾸는 문인화가, 이시형 박사
세로토닌적 삶과 선비정신 부활 꿈꾸는 문인화가, 이시형 박사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7.02.23 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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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사 이시형 박사가 요즘 문인화가로 승승장구 중이다. 팔순에 데뷔해 천진난만함과 서정이 돋보이는 문인화로 어느 화가보다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 인사동에서 여덟 번째 전시회를 마친 이시형 박사를 만나 그가 문인화 작업에 몰두하는 이유를 물었다.

취재 백준상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이 시대 대표 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자인 이시형 박사가 요즘 문인화가로 성가를 올리고 있다. 여든이 되어 문득 시작한 그의 문인화 작업은 비록 시작은 늦었지만 화단을 비롯한 사회 일각에 공명을 확대해가며 큰 감동과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시형 박사는 그 짧은 3년여의 시간 동안 일곱 번의 문인화 전시회를 열었고 지난 2월 8~14일 서울 인사동 경인갤러리에서의 여덟 번째 전시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지금까지 소개된 이 박사의 문인화 작품을 보면, 대부분 산과 나무, 바위 등 자연의 일부분을 수묵으로 그리고 여백에 짧은 문장으로 작가의 심상이나 인생을 관조한 시어를 넣었다. 그림의 기법은 프로 화가에 미치지 못하고 심한 것은 ‘누구나 다 저 정도쯤은 그리겠다’는 수준이지만 시어의 유려함은 대단하여 그림의 완성도를 보완하고 보는 사람들을 감동하게 만든다.

초기의 그림들은 특히 유치한 필치가 눈에 띄기도 하지만 점점 발전해가는 추세이며, 작품을 설명하는 시어와 문장의 대단함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의 작품들을 한번만 일별해도 그가 인생을 달관한 ‘도인’이자 대단한 서정시인임을 알 수 있다. 그는 ‘배짱으로 살아라’와 같은 베스트셀러 수십 권에 모두 70여 종의 책을 출간한 문인의 공력을 문인화에서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문인화는 원래 전문적인 직업 화가가 아닌 시인, 학자 등의 사대부 계층 사람들이 취미로 그린 그림으로 시와 그림의 아름다운 조화가 특징이다.

김병종 화백(서울대 교수)는 이시형 박사의 그림에서 졸기(拙氣)가 느껴진다고 했다. 졸(拙)함은 기교를 뛰어넘는 그야말로 크게 기교로운 상태를 말한다. 이 박사 문인화의 천진난만함과 유치찬란함이 오히려 더 높은 기교를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 박사의 그림이 미술대학 교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극찬했다.

이 박사의 문인화 스승인 김양수 화백은 이 박사의 문인화가 ‘잘 그린 그림’이기보다는 ‘좋은그림’이라고 평했다. 그는 “중국 북송시대의 화론가인 황유복은 전통이나 법도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 내키는 대로 그린 그림이 최고의 경지라고 했다”면서 “이 박사의 마음과 붓질의 자유로움에 고개를 숙인다”고 했다.

이번 전시회에 선보이는 작품은 ‘포구의 아침 바람도 바쁘다’, ‘백두대간에 올라 우주를 품어라’, ‘사막을 건너봐야, 人生을 알게 된다’ ‘잠든 호수를 깨우랴/초승달이 비켜간다’,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나의 살던 고향은’, ‘人生의 전우들에게 영광을’ 등이다.

이 작품들 중 ‘포구의 아침 바람도 바쁘다’, ‘백두대간에 올라 우주를 품어라’, ‘사막을 건너봐야, 人生을 알게 된다’ 는 일취월장한 산수화 실력을 보여준다. ‘포구의 아침 바람도 바쁘다’는 휴가가 없는 어부를 생각하고 마음 아파 그린 그림으로 선박 묘사가 일품이다. 전시회를 열기도 전에 어촌 출신의 한 인사에게 팔렸다고 한다.

‘잠든 호수를 깨우랴/초승달이 비켜간다’,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는 작가의 서정이 잘 드러나고 정이 담긴 훈훈한 수묵화로 눈길을 끈다.

힐링 아트의 정수, 문인화

▲ 이시형 박사의 문인화 작품들.

“팔순 되던 해에 대전의 노숙자 한 분을 치료했습니다. 그 분은 사업을 열 번 해서 모두 실패한 분이셨습니다. 저도 쉽게 되는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되던데…. 환자 치료에 자괴감이 느껴졌고 저도 안 되는 것, 제일 못하는 것에 도전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 게 초등학교 시절 실력이 형편없어 한 번도 교실 뒤편에 작품이 걸리지 못했던 그림 그리기였습니다.”

이시형 박사는 그의 문인화 시도 이유가 다소 황당했음을 밝혔다. 남들은 과거의 영광을 되뇌고 있을 나이에 그의 도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2013년 하반기에 주변 지인 25명을 모아 평소 존경하던 김양수 화백으로부터 문인화를 배웠다. 사군자부터 시작했는데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남들은 난을 치고 매화 그리며 진도를 쑥쑥 나갔는데 그는 그러지 못했다.

어느 날 매화를 간신히 그리고 있는데 스승님은 호박꽃을 그리려면 좀 더 크게 그려야 한다고 했다. 배움을 때려치우려 했지만 본인이 주도한 모임이기에 어쩌지 못했다. 그는 그나마 자신 있는 산, 나무, 바위 그리기로 시골 고향 풍경과 홍천 선마을의 자연을 묵묵히 그려나갔다.

이 박사의 그림을 차곡차곡 모았던 김양수 화백은 어느 날 회원들 앞에서 해설을 부쳤고 그의 그림을 연말 세로토닌문화 후원회에 경매로 내놓았다. 세로토닌문화는 뇌과학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이 박사가 평소 지론인 세로토닌 문화를 알리기 위해 지난 2009년 건립한 사단법인이다.

이 박사의 그림은 후원회 경매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낙찰됐고, 김 화백의 주선으로 2014년 화첩 출판과 갤러리 전시가 이뤄졌다. 개인전은 완판을 거두는 대성공을 거뒀고 거듭 전시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수익금 전액은 사단법인 세로토닌문화에 기증됐다. 향후 뉴욕에서의 전시도 추진되고 있다.

“꿈보다 해몽인가 봅니다. 제 그림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분도 계셨어요. 사태가 이런 상황으로 흘러갈지는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김양수 화백을 비롯해 주변 지인들, 그리고 세로토닌문화를 후원해주시는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가능한 일이었지요. 그리고 경매에서 제 그림을 500만원이라는 거금으로 사주신 여성분께 감사의 말씀을 다시 전하고 싶습니다. 제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용기를 주셨거든요.”

나중에 알아보니 이 박사의 그림을 고액에 구입한 여성은 미술인이자 방송인인 한젬마 씨라고 했다. 이 박사와의 인터뷰가 끝난 후 한젬마 씨와 연락해보니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그리면 좋겠다는 마음과, 이시형 박사가 많은 사람들에게 시대의 롤 모델이라 믿기에 그림을 구입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젬마 씨의 말처럼 이시형 박사는 우리 시대의 롤 모델로서 ‘국민의사’이자 사회문화운동가이다. 미국 예일대에서 사회정신의학을 공부하고 국내 최초로 고려병원(강북삼성병원)에 종합건강진단센터를 만들었으며, 실체가 없다고 여겨지던 ‘화병’을 세계 정신의학용어로 등재시킨 정신의학계의 권위자이다.

뿐만 아니라 병들어가는 우리 사회를 개조하기 위해 도시인의 매너, 국민건강, 자기계발, 자녀교육, 공부법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남녀노소 모두에게 공감 가는 의견을 설파해오고 있다. 현재는 ‘병원이 필요 없는 사람’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몰두하고 있다.

그 프로젝트의 핵심은 끝없는 욕심의 이기적 도파민과 무한경쟁의 공격성 노르아드레날린 시대를 마감하고, 행복과 사랑이 넘치는 세로토닌과 옥시토신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로토닌은 뇌 속의 신경전달물질로서 이것이 부족하면 우울, 자살, 강박, 중독, 공격, 충동성, 수면장애, 섭식장애 등이 증가된다.

이 박사는 “우리나라 경제는 세계 상위권이지만 삶의 질, 생활만족도, 행복지수는 중하위권 내지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면서 “이제 물적, 경제적, 외형적 성장만으로는 안 되고 내적, 정신적 성숙을 함께 다져야 하므로 건전한 정신문화 육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이 박사는 지난 2007년 자연치유센터인 홍천 힐리언스 선마을, 2009년 사단법인 세로토닌문화를 설립하고 적극적인 문화운동에 나서왔다. 세로토닌문화는 현재 220개 중학교와 16개 부대에 세로토닌 드럼클럽을 결성, 구성원들의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여 학교와 부대 적응을 돕는 등 건전한 학교문화, 부대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문인화 확산도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여 마음의 여유를 찾고 감사와 행복의 감정을 충만하게 만들어 우리 사회를 보다 건전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시형 박사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 사색을 하고 본질을 추구하는 안목이 느는 등 문인화를 그린 이후에 생활이 풍요로워졌다”면서 “문인화를 그리면 세로토닌적 마음상태가 되는데 이는 힐링 즉 치유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살아나려면 선비정신 되살려야

“한국이 근대문명의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선비정신을 되살려야 합니다. 현재 생활이 급하니까 뒤로 물러나 있을 뿐 우리의 유전인자에는 선비정신이 흐르고 있습니다. 선비정신은 올바른 가치관을 바탕으로 합니다. 현재 검찰청을 들락거리는 지도자들은 가치관이 반듯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어떻게 사는 게 옳게 사는지 못 배웠습니다.”

이시형 박사는 선비정신의 핵심으로 신의와 청빈, 배려를 꼽으며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40대가 가장 위험한 세대라고 지적했다. 대부분 시골에서 올라와 출세를 위해 공부 잘하고 좋은 회사 들어가는 것만 몰두해서 애비 없이 자란 셈이라고 했다. 모든 것이 돈이면 되는, 돈 앞에 무력한 인간들을 양산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학자인 한형조 교수와 선비정신에 관한 책을 준비 중에 있다. 이에 앞서 1990년대 후반부터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모임 태평로’ 회원으로 활동해 왔다. 애국가 복창과 선서로 시작되는 태평로 모임에는 탈세하지 않고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며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등 몇 가지 규약이 있다. 매년 원칙을 잘 지키는 사람에게 격려하고 지지하는 차원에서 패를 수여하는데 지난해에는 DMZ에 평화마을을 추진하고 있는 평화운동가 하훈 씨를 선정했다.

이 박사는 “부패로 인해 한국사회가 병들었고 정치, 외교, 경제 모든 부문에 걸쳐 어려움이 가중되어 나라꼴이 엉망이 되었다”면서 “장차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지도자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태평로 모임이 청년아카데미를 설립할 예정이며 청년들을 교육할 커리큘럼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문인화 작업을 열심히 하는 이유가 선비정신의 부활을 위해서라고 했다. 문인화 작업은 세로토닌적 삶과 연결되고 세로토닌적 삶은 선비정신의 부활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이 박사의 확고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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