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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딛고 영화 ‘동거, 동락’으로 컴백 김청 ‘ 꽃 피는 봄이 오면’
아픔 딛고 영화 ‘동거, 동락’으로 컴백 김청 ‘ 꽃 피는 봄이 오면’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7.05.1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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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쏟아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다. 2005년 사실무근의 보도 때문에 탤런트 김청(46)은 3년을 아파했다. 정신적 고통으로 육체마저 시든 안타까운 그녀가 다시 싱그러운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마쳤다. 영화 ‘동거, 동락’으로 3년 만에 돌아온 반가운 김청의 가슴에 담아둔 이야기.

글_ 윤혜진 기자 사진_ 박민철 기자

그동안 잘 지냈느냐는 안부 인사를 묻기가 이토록 어려웠던 적이 없다. 그리고 그 간단한 인사에 이처럼 안타깝게 대답해준 이도 없었다. 오랜만에 얼굴을 드러낸 김청은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웃어도 웃는 얼굴이 아니었다.
“그동안 잘 지냈어요. 죽지 않고 살아 있으면 잘 지낸 거죠. 얼마 전에 영화 ‘동거, 동락’촬영을 마쳤어요. 오랜만에 연기하니까 재미있더군요. 또 젊은 사람들하고 어울리니까 촬영 현장이 싱그럽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어색할 줄 알았는데 별로 그렇지도 않았어요. 다만 스물다섯 살의 김태희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스태프 전원이 저를 경로우대 정도로 극진히 대했던 점이 문제라면 문제일까요(웃음).”

엄마도 여자라는 깨달음, 그러나 나는 엄마가 되고 싶다
올해 나이 마흔 여섯의 그녀가 컴백작으로 택한 영화는 어머니 역할로 등장하는 ‘동거, 동락’이다. 이 작품은 젊은 남녀와 그들 부모간의 사랑을 통해 유사가족 및 동거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그녀가 맡은 배역은 주인공 ‘유진’의 때묻지 않은 순수한 엄마 ‘정임’이다. 그녀를 비롯해 ‘유진’(조윤희)의 남자친구인 ‘병석’(김동욱), ‘병석’의 아버지지만 ‘정임’의 첫사랑이기도 한 ‘승록’(정승호) 총 네 명이 중심이 되어 영화를 이끌어 간다.
“정임은 수선화 같은 청초한 엄마예요.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꿈을 먹고 살죠. 현실적이고 도시적인 딸에 비하면 완전 소녀나 다름없어요. 가만 보면 역할만 바뀌었을 뿐 제 현실과 비슷해요. 저도 어머니와 둘이 살잖아요. 감독이 이 점을 유념해두고 캐스팅한건가? 한번 물어봐야겠네.”
그녀에게 캐스팅 제의가 들어온 시기는 지난 1월이었다. 눈이 펑펑 내리던 날 일산 자택까지 김 감독과 PD가 직접 찾아왔다고. 그 갑작스런 방문이 컴백까지 이어질 줄이야. 그도 그럴만한 게 분위기 좋은 카페에 모여 앉은 세 여자는 서너 시간 동안 수다만 떨었단다. 영화 이야기는 하는 둥 마는 둥하고 처음 본 김청에게 내내 각자 사생활 이야기만 늘어놓았다가 돌아갔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어느새 출연하기로 되어 있었다.
“외국에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였어요. 좀더 고민해보고 싶었는데 여자들은 느낌이 통하면 분위기에 휩쓸리잖아요. 게다가 스물다섯 젊은 감독이 처음 시작하는 영화라는 점, 가족의 의미를 재조명 해본다는 의도가 참 마음에 들었어요. 사실 무엇보다 제 자신을 테스트해보고 싶던 참이었어요. 이제 스스로 잘 살 수 있는지도 궁금했고 체력적으로 다른 일을 시작하기 앞서 워밍업을 해줄 필요도 있었고요. 영화가 드라마보다 시간적으로 여유도 있고 지금 제 상황에서 일을 하기에 딱 알맞아요. 아마 저예산 영화가 아니라 대작이었으면 더 힘들었을 거예요.”
모두가 출발하는 의미의 작품을 선택하며 그녀도 신인으로 돌아가는 마음이었다. 배우 및 스태프들도 그런 그녀의 자세를 느꼈는지 함께 지내는 3개월 남짓 촬영기간 동안 성심성의껏 도움을 줬단다. 그녀는 “모두 다 내 새끼들 같았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특히 딸 유진 역을 연기한 조윤희는 좀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단다. 자신의 곁을 늘 지켜 현장 스태프들 사이에서 실제 모녀 같다는 말을 듣기도 한 조윤희를 볼 때면 ‘실제로 이런 딸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녀는 이 영화를 하며 자식에 대한 집착이 더 생기는 것을 느꼈다.
“나이 들면서 가장 후회되고 절실해지는 건 자식인 듯해요. 혼자가 된 우리 엄마도 나 하나 때문에 살아갈 힘을 얻고 평생을 버텨왔다는데 난 자식은커녕 결혼도 못하고 이게 뭐 하는 건가 싶더라고요. 평소 세 명, 네 명 정도 아이가 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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