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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극 원톱, 지독한 현실을 닮은 드라마 <조작>
월화극 원톱, 지독한 현실을 닮은 드라마 <조작>
  • 송혜란
  • 승인 2017.09.01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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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드라마
 

드라마 <조작>이 월화극 중에서 나 홀로 시청률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코미디와 정극을 넘나들며 뛰어난 연기를 보여 온 배우 남궁민을 필두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의문의 사건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것. 거기에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배우 문성근과 엄지원, 정만식을 비롯해 새로운 연기를 선보인 유준상, 전혜빈의 명품 호연이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SBS 제공

사회 부조리에 대한 현실을 파헤치는 기자들의 모습을 그린 드라마 <조작>. 최근 이 드라마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8월 17일 14회분에서 14.9%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찍는가 싶더니 지금껏 적수 없는 월화극 원톱 체제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단연 주연으로 활약 중인 남궁민의 열연에 있다. 전작 <김과장>에서 코믹한 연기로 호평을 받은 그는 이번에도 진지하면서 독특한 캐릭터로 시청자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조작>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애국신문 기자 한무영으로, 자칭 타칭 기레기다. 욱하는 성질 때문에 언제나 사건 사고를 몰고 다니지만 불의 앞에선 자기도 모르게 돌진해 버리는 불같고 골 때리는 성정의 소유자. 때로는 밤거리 유흥가를 취재 밭으로 삼아 정보를 수집하는가 하면, 조폭들의 이권에 개입해 입지를 선점하는 등 평범한 기자는 분명 아니다.

물론 한무영이 <김과장>의 김성룡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성향이 비슷하다고 여기는 이가 한두 명이 아닐 터. 그 역시 드라마 기자 간담회에서 이 사실을 인정하며 “내가 똑똑한 사람이면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그럼에도 그가 한무영이 되어야 했던 이유는 “이 작품이 가진 스토리에 너무 끌렸기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우리는 희망을 보았다

그의 선택이 끝내 옳았다는데 이견이 없는 요즈음. 결국 드라마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누구의 이야기를 전할 것인가. 누구의 사연과 목소리가 무시당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이것을 고민하는 것이야말로 저널리스트가 가져야 할 책임이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그웬 아이펄이 남긴 명언이 바로 이 드라마의 제작 의도다. 이에 극 중에서 ‘옛날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기자가 하나 있었는데 말이죠. 그 사람이 이런 말을 했어요. 약한 사람들을 돕는 게 기자한텐 정의가 아니라 상식이라고’ 식의 대사가 오고 간다.

드라마가 기자들의 이야기라는 독특한 설정을 둔 것은 단순히 이 소재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기 때문만은 아니다. 의문에 싸였던 과거의 사건과 지독한 현재 사건이 맞물리며 보는 이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것 또한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드라마가 끌고 온 모든 스토리는 희망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 담을 수 있다.

지난 2016년 하반기를 흔든 거대한 정치적 격변은 한 언론사에서 찾아 낸 태블릿 PC와 집요한 탐사 보도로 시작되었다. 이는 곧 광화문의 촛불로 이어져 세상을 극적으로 바꾸었다. 이때 우리가 본 것은 희망이었다. 오로지 진실만을 좇으며 취재하는 기자가 여전히 세상에 존재한다는 희망. 이렇게 제대로 된 기자가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안내하는 훌륭한 조타수가 될 수 있다는 희망. 단 하나의 언론사만 제 역할을 해도 진실은 어둠 속에 묻히지 않는다는 희망 말이다.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는 순간순간 왠지 모르게 눈에 눈물이 고이고 가슴이 뭉클하거나 심지어 벅차오르는 기분이 든다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을 않을까 싶다.

 

명품 배우들의 호연

이를 또 어떻게 하면 아주 유쾌, 통쾌하게 보여 줄까 고민하는 것은 100% 드라마의 몫이었다. 그 쓰임을 잘도 해낸 날기레기 한무영 역의 남궁민과 5년 동안 제대로 된 기사 하나 쓰지 못한 식물기자 이석민 역의 유준상. 기자로서 생각이며 태도, 행동도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소중한 사람의 비극 뒤에 숨겨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펜을 들고 전장에 뛰어들었다. 또 그들과 함께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좇는 정의로운 검사 권소라 역의 엄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안에선 부패한 검찰 조직과 싸우고, 밖으론 진실을 위해 싸우는 진짜 검사야말로 이 시대가 진정 원하는 캐릭터이지 않은가!

이들 곁을 맴도는 악역 대한일보 상무 구태원으로 분한 문성근, 스플래시팀 카메라 기자로 열연하며 이제 프로 배우 향기가 솔솔 풍기는 전혜빈, 조희봉, 김강현, 박성훈, 박원상, 류승수, 정만식까지 명품 조연들의 호연도 빛을 발했다.

드라마 <조작>이 한무영, 이석민, 권소라 세 사람의 여정을 통해 과연 어떻게 저널리즘에 대한 가치와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희망 이야기를 완성해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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