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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외교로 한ㆍ중 경색국면 탈출 앞장선다
바둑외교로 한ㆍ중 경색국면 탈출 앞장선다
  • 류정현
  • 승인 2017.11.03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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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둑외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기 출범 이후 한ㆍ중 관계가 조금씩 ‘해빙’ 무드를 맞고 있다.

지난 3월 중단된 단체관광 금지 조치 이후 8개월 만에 한ㆍ중 국방장관 회담이 열렸고 원ㆍ위안화 통화스와프 연장 계약도 성사됐다. 중국의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공산당 최고 지도부 인선 하루 만에 한중 관계개선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사드 배치 문제로 냉각된 한ㆍ중 관계가 최근 조금씩 풀리는 모습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이러한 시기에 열리는 ‘한ㆍ중 바둑계 전설’과 ‘한ㆍ중 대사’의 페어바둑 대결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71년 탁구를 통한 ‘핑퐁 외교’가 미국과 중국의 수교를 트는데 첨병에 섰다면, 한국과 중국의 바둑을 통한 ‘반상(盤上) 흑백 외교’가 한ㆍ중 냉각기 회복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바둑 국보’ 이창호 9단이 11일 경기도 화성시 노작로에 위치한 동탄여울공원 ‘세계 바둑스포츠 컴플렉스’ 건립 예정지 일대에서 열리는 2017 대한민국 바둑대축제에서 추궈홍 주한 중국 대사와 짝을 이뤄 페어바둑을 펼친다.

상대는 중국의 창하오(常昊) 9단과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로, 이들은 오후 2시 30분부터 화상으로 페어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이창호 9단과 추궈홍 대사는 화성 현장에서, 창하오 9단과 노영민 대사는 베이징에 위치한 대사공관에서 서로 짝을 이뤄 수담을 나눈다.

페어바둑은 한 수를 두기 전에 파트너를 우선 배려해야 하고 의중도 잘 파악해야 한다. 혼자만 잘 두어서는 절대 이길 수 없는 것이 페어바둑이다.

한국의 이창호 9단과 추궈홍 주한 중국 대사가 서울에서, 노영민 주중 한국 대사와 창하오 9단이 베이징에서 한팀을 이뤄 페어바둑을 두는 것은 최근 경색된 한ㆍ중 관계를 푸는 절묘한 조합이다. 한ㆍ중이 짝을 이뤄 서로의 처지와 생각을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창호 9단과 중국의 창하오 9단은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하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취미는 바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6년 한국기원 바둑 국가대표 강연에서 “중학교 때 바둑을 처음 배웠고 고등학교 졸업 무렵에는 강한 1급 소리를 들었다”고 본인 기력을 공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대 대선 패배 후 바둑으로 지친 마음을 다스리며 재기를 다질 정도로 바둑을 가까이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도 중국 기성(棋聖)인 녜웨이핑 9단과 ‘문화대혁명’ 시절 그림자처럼 붙어 다닌 친구였고 바둑을 장려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ㆍ중 바둑의 전설과 바둑 애호가인 한ㆍ중대사의 크로스 페어 친선대결 컨셉트로 열리는 ‘한ㆍ중 바둑 전설과 대사 페어대결’이 한국과 중국 양국의 가교를 놓을 ‘바둑 외교’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Queen 류정현 기자] 사진 한국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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