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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통해 삶을 이뤄가다- 더아이콘티비 김욱현 대표
사람을 통해 삶을 이뤄가다- 더아이콘티비 김욱현 대표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8.02.26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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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티비 김욱현대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척박한 땅에서 수백 수천의 모습으로 피어있는 풀꽃. 자세히 보고 있자면 그 제멋대로의 아름다움에 푹 빠진다. 관심 밖에서 피고 질 뿐. 우리 주변에도 풀꽃이 있다. 화려한 메이저 문화 저편에선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많은 젊은이가 저마다 꽃을 피우다 사라져간다. 더아이콘티비(The ICONtv)는 그런 풀꽃을 위한 정원이다. 꿈과 가능성을 가진 젊은이들을 소개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도록 응원하고 싶다는 김욱현 대표. 그와 나눈 이야기 화두는 시종일관 ‘사람’이었다.

#가려진 젊은 재능을 비추다

땅거미 진 홍대.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길 난간에서 발장난을 치는 젊은이들. 음악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공연장에서의 진지한 모습들… 수년 전 더아이콘티비가 담은 ‘밴드 혁오’의 모습이다. 지금까지 영상 830편, 출연자 720명 이상. 이성경, 남주혁, 비와이 등 다양한 문화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영상이 더아이콘티비에서 제작됐고 유튜브와 각종 SNS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모두 대중에게 알려지기 전 만든 영상이라는 것이다. 해당 분야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없다면 만들 수 없는 것들이다. 흥미로웠다.

“더아이콘티비는 젊은이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발굴해서 영상 콘텐츠로 인큐베이팅하는 미디어라 할 수 있습니다.”

김욱현 대표가 수줍은 미소로 운을 뗐다. 일본 최대 광고기획사 ‘덴츠’를 비롯해, 국내외 굵직한 광고회사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던 김 대표. 화려한 이력에 비해 소탈한 모습이 오히려 편하게 느껴졌다. 광고회사에서 IT스타트업 대표까지의 과정이 궁금했다. 본래 광고회사를 운영하던 김 대표는 2013년, 광고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좋은 콘텐츠를 담은 미디어를 만들고자 고민하면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

“젊은이는 우리 미래입니다. 뭔가 꽂히면 목숨 걸고 하는 정신, 창의성, 단시간에 성과를 만들어 내는 속도. 이런 장점을 고루 갖춘 젊은이들을 다른 나라에서 찾기란 어려워요. 그럼에도 많은 젊은이가 그런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고 사라져버립니다. ‘좀 더 빨리 알려졌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했어요. 가능성 있는 젊은이들을 콘텐츠로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광고회사 내 프로젝트팀 멤버 2인으로 시작했던 일이 차츰 본격화되면서 외부 PD들을 포함 6명 정도의 멤버로 꾸려졌고 2015년엔 더아이콘티비로 분사했다. 잠재력 있는 인플루언서를 선별하다보니 PD들의 역량도 중요했다.

“현재 더아이콘티비의 PD는 모두 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거나 활약했던 이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 문화에서 놀아봤던 친구들이죠. 매주 한 번씩 섭외미팅을 합니다. 문화 카테고리별로 어떤 친구들이 뜰 건지, 어떤 이슈가 있는지 항상 관심 있게 지켜보고 캐치하고 있어요. 이슈에 민감하다보니 평균연령이 27세 정도로 어린 편이고 각자 개성이 살아있어요. 덕분에 회사 분위기도 상당히 자유롭습니다.”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더아이콘티비는 사진과 글 외에는 접할 수 없던 이들을 영상으로 끌어와 대중에게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영상 자체도 눈에 띄었다. 평균 재생시간 약 3분. 빠른 호흡으로 흘러가는 인터뷰 형식의 영상은 젊은 세대 감성에 들어맞았다.

#결국, 사람이 전부다

더 일찍 조명받아야 할 젊은이들에 대한 관심. 능력 있는 멤버들과의 만남. 이야기를 듣다 보니 시종일관 그의 이야기는 ‘사람’이었다. 무엇이 그를 사람에 이토록 집중하게 했을까. 인간 김욱현이 궁금했다.

“저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탐험가 같은 느낌이에요. 카피라이터였던 시절, 15초라는 시간 내 사람을 설득해야 하는 게 저의 일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이 가장 큰 일이었어요. 그렇게 그 안에서 계속 뭔가를 찾고, 거기에 희열을 느끼고 또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아이콘티비를 포함 세 개의 회사를 만들었다. 다양한 경험은 물론 잠재력 있는 많은 이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봤을 김 대표. 그는 성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도, 어려운 것도 역시 ‘사람’이란다.

“결국, 사람이 전부입니다. 성공한 친구들을 보면 두 가지가 있어요. 재능을 뒷받침하는 인성이 있는가, 어떤 사람들을 주변에 두었는가 하는 것이에요.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깊어질수록, 아이디어 자체의 좋고 나쁨보다 어떤 멤버를 만나 어떻게 그 아이디어를 꽃 피울 것인지가 성패를 가름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덕분에 저 역시 많은 공부가 됐죠.”

# 아시아 최초 글로벌 플랫폼을 향해

더아이콘티비의 2018년은 계속해서 분주하다. 더아이콘티비 재팬(The ICONtv Japan)을 준비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에도 지사 설립을 계획 중이다.

“아시아에서 만든 최초의 글로벌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이폰, 갤럭시를 만드는 것보다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미래다’가 우리 회사 슬로건이에요. 한류나 음악, 드라마도 모두 콘텐츠입니다. 영국의 비틀즈가 아직까지 그 나라에 가져다주는 게 어마어마하듯 우리도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가능하면 3년 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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