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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 서울병원 외과 김재준 교수 “치질? 40~42도 온수 좌욕하세요”
순천향대 서울병원 외과 김재준 교수 “치질? 40~42도 온수 좌욕하세요”
  • 송혜란
  • 승인 2018.05.25 2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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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스 아이-말 못 할 고민, 치질
 

남녀를 막론하고 누구나 꽁꽁 감추고 싶은 질병, 치질. 치질은 치핵과 치열, 치루를 모두 아우르는 병으로, 어마어마한 통증과 출혈을 동반한다. 그럼에도 이를 치료할 생각은커녕 말 못 할 고민으로만 방치했다간 더 큰 병으로 키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다가오는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는 병을 더 악화시키기 쉬운데…. 이번 달엔 순천향대 서울병원 외과 김재준 교수를 만나 치질의 다양한 원인과 증상별 치료법,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최근 건강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연간 25만 건이 넘는 항문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치질 때문이다. 온종일 의자에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직장인이나 잦은 다이어트로 만성 변비를 달고 사는 여성들 사이에서 자주 발병한다. 요즘은 20~30대 치질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치질은 어떤 질환보다 증상이 다양하고 극히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될 수 있어 증상이 악화되기 전 병의 원인을 바로 안 후 치료, 예방에 힘써야 한다.
 

치핵, 치열, 치루

먼저 치질이라는 병의 종류에 대해 제대로 살펴보자. 우리는 대개 항문 주변에 병이 생기면 에둘러 다 치질이라고 표현하지만 이는 매우 막연한 병명이다.

김재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치질은 치핵과 치열, 치루 세 가지로 나뉜다. 여기서 치핵은 혈관 질환을 말한다. 치열은 항문이 찢어져서 피가 나는 병, 치루는 항문 주위에 염증길이 터지는 것을 가리킨다. 치질 환자 중 대부분이 치핵을 앓고 있으며, 항문이 튀어나오는 탈홍과 불편감, 간지러움 등이 주요 증상이다. 이와 함께 출혈, 통증도 호소하지만 가장 아픈 것은 치열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치루의 경우 항문에서 고름이 나오거나 통증, 고열을 유발한다고 한다.
 

치질 왜 생기나?

그렇다면 이러한 치질은 왜 생기는 걸까? 우리 항문 안에는 쿠션 역할을 하는 결합조직이 모인 점막하 근육이 있다. 이 근육이 배변에 대한 충격을 완화하며 변실금을 방지해 준다. 그런데 변비 등으로 인해 항문에 자꾸 힘을 줄 경우 이 점막하 근육이 압박, 울혈을 일으키면서 조금씩 쿠션의 탄력도가 떨어져 치질이 생긴다. 더 나아가 항문관 주변에 생긴 덩어리가 변을 볼 때마다 상처를 입어 출혈을 유발, 점차 밑으로 내려오면서 커져 항문이 빠지는 증세까지 보이는 것이다.

이외 딱딱한 대변과 임신이나 복강 내 다른 질병으로 복압이 증가됐을 때, 골반 바닥이 약해진 것도 치질의 원인으로 손꼽힌다.

“핵심은 항문에 힘을 주기 때문에 치질이 생긴다는 거예요. 여성은 임신, 출산 후 치질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역시 출산 시 항문에 힘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변비가 있다고 해서 꼭 발병하는 것도 아니고, 유전적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식생활, 배변 습관과 더 관련이 깊습니다.”
 

항문 불편감 느껴진다면 하루빨리 병원 찾을 것

이에 탈홍이나 항문 출혈, 통증, 불편감, 간지러움 등의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에 들러 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김 교수.

“요즘은 암이 무섭잖아요. 만약 항문에서 출혈이 발생했다면 이게 과연 항문에서 나온 것인지, 위나 장 등 다른 장기에서 발현된 것인지 꼭 검사가 필요합니다. 빨간 피라면 모를까 죽은피, 흑변은 변과 섞이면 육안으로 구분조차 안 되니까요. 이후 해당 질환이 양성인지 악성인지도 꼭 확인해야 하고요.”

물론 치질 자체로 무시무시한 합병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치질이라는 병이 부끄러워 병원 찾는 일을 등한시했다간 다른 큰 병을 놓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하다고 그는 조언했다.

“의사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바로 그거예요. 별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질적으로 검사해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간혹 있거든요. 항문에 작은 불편감이라도 느껴진다면 하루빨리 병원을 찾아 간단한 검사라도 해 보는 게 좋아요.”
 

 

올바른 온수 좌욕법

이러한 크고 작은 증상으로 병원에 들르면 의사들은 환자의 병력을 제일 우선으로 점검한다. 외과 교수가 직접 항문을 검사하기도 하며, 외래에서 간단히 볼 수 있는 직장경 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치질 증상이 단순히 항문 병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판단이 내려지면 내시경이나 조직 검사도 진행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렇듯 단계별 검사를 통해 치질이 확실하다는 진단을 받으면 치료법은 치질 종류별로 달라진다. 만일 치핵이라면 온수 좌욕 등의 물리치료나 수술을 고려한다. 수술 방법으로는 냉동 수술을 비롯해 고무로 항문 조직을 묶는 결찰술, 전기로 탈홍을 제거하는 전기치료, 초음파를 이용하는 하모니 스카펠 등 다양하다. 가장 기본적인 수술법은 항문 주변을 마취하고 칼로 자르는 것이다.

그러나 수술은 출혈이 심한 경우만 아니면 환자 스스로 불편해할 때 이뤄진다고 그는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의사가 볼 때 심각한데도 환자가 괜찮다면 수술을 하지 않고, 의사가 괜찮다고 판단했는데도 환자가 힘들어하면 수술이 이뤄진다.

“제가 환자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에요. 치질은 악성질환과 상관이 없어서 반드시 수술해야 하는 경우는 드물거든요. 항문 출혈이 잦아서 빈혈이 생겼을 때를 제외하면요. 대부분은 수술이 아닌 온수 좌욕을 처방하곤 합니다.”

김 교수 역시 치열을 앓고 있는 치질 환자다. 실제 치질 환자로서 그가 느낀 점은 온수 좌욕이 증상 완화에 꽤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좌욕 방법이 매우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좌욕은 하루에 두 번 이상 해 주는 게 좋아요. 한번 할 때 시간은 5분에서 10분 정도로 잘 지키고요. 온도는 40~42도가 적당합니다. 간단히 샤워기를 활용해도 되지만 가장 좋은 것은 반신욕이에요.”

다만 하루에 두세 번이나 반신욕을 하기 어려울 때 양변기에 물을 받아 놓고 앉아만 있어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그는 권유했다. 치질은 온수 좌욕 등 물리치료나 수술 한 번만으로 대부분 완치돼 예후는 썩 좋은 편이다.
 

쪼그려 앉아 대변보는 자세가
치질을 부른다

아무리 치료법이 잘 발달돼 있다 할지라도 평소 이를 예방하는 게 더 중요한 법. 더욱이 치질은 생활 습관병이다. 좋은 습관을 가지면 충분히 치질을 예방할 수 있다. 먼저 육류보다 식이섬유가 많이 함유된 채식과 유산균 위주로 웰빙 음식을 섭취하고, 물을 자주 마시는 등 식습관을 형성하는 것은 기본이다. 딱딱한 대변과 변비를 막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배변 습관! 평소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 참지 말고 빨리 가는 게 좋으며, 한번 가면 오래 앉아 있지 말라고 그는 이야기했다. 사실 쪼그려 앉는 자세도 매우 나쁜 배변 습관이라고 그는 꼬집었다.

“얼마 전에 TV 방송을 보니까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고 있더군요. 치질에는 항문에 힘을 주는 게 최악인데요. 쪼그려 앉아서 대변을 보는 자세가 복압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항문에도 힘을 주게 해 무척 안 좋아요. 오히려 피해야 할 자세입니다.”

이는 바쁜 대학병원 외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그가 최소한으로 지키고 있는 건강관리법이기도 하다.
“평소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며 미리 만병을 물리쳐 봅시다.”


김재준 교수는...
김재준 교수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 순천향대병원에서 수련의 및 전공의를 수료했다. 지금은 순천향대 의대 외과 교수이자 순천향대 CEO건강과학대학원, CEO주치의로 활약하고 있다. 주로 대장과 직장, 항문, 복강경 수술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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