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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40주년 기념앨범 낸 우리 시대 영원한 디바 정훈희
데뷔 40주년 기념앨범 낸 우리 시대 영원한 디바 정훈희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8.08.1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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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40주년 기념앨범 낸
우리 시대 영원한 디바 정훈희

꽃밭에 앉아서 노래를 부르던 그녀는 이제 거울 앞에 섰다. 세월이 조금은 비껴갔는지 아직도 고운 자태가 남아 있는 정훈희의 깊은 눈매에는 오랜 세월을 노래로만 지켜온 견결함이 서려 있다. 40년 노래와 함께 살아온 그녀의 사랑과 인생에 관한 에스프리.

취재_ 최병일 기자 사진_ 양우영 기자

 
“저에게 노래가 있어 지난 세월이 너무나 달콤했습니다”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났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꽃이여 이렇게 좋은 날엔 이렇게 좋은 날엔 그 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 꽃밭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기름기가 없다. 기교를 섞어서 억지로 비틀지 않아도 그 자체로 울림을 만들어낸다. 듣는 순간 사르르 싱그러운 바람이 불어와 청량감을 주다 마지막 한 자락에서 묵직한 여운으로 남게 만드는 그 사람 정훈희. 노래의 이력을 따진다면 그녀는 벌써 원로급 가수가 되어버렸다. 하늘거리는 원피스에 흰 바지를 입고 운동화까지 신은 그녀의 모습은 아직도 고운 태가 그대로 묻어 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목소리가 늙는다고 하는데 카랑카랑한 목소리마저도 시간의 시침을 넘어서버렸다.

후배들을 위해 용기 내어 만든 새 앨범
그녀는 1978년 ‘꽃밭에서’ 이후 30년 만에 새로운 앨범을 들고 나타났다. ‘40th 애니버서리 셀러브레이션스(Anniversary celebrations) 정훈희’라는 긴 이름의 앨범은 수채화의 대가인 류은자 화백이 그린 꽃밭에서 꽃처럼 웃고 있는 정훈희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 용감하게(?) 앨범을 내게 된 것은 지난 2월 세상을 떠난 작곡가 이영훈을 만나면서다. 이영훈의 히트곡 리메이크 앨범인 ‘옛사랑’에서 이문세가 불렀던 ‘사랑이 지나가면’을 다시 불렀다. 그때 이영훈과 약속을 했다. 신곡으로 가득 채운 새 앨범을 만들자고. 하지만 그 약속은 끝내 이룰 수가 없었다. 힘겨운 투병생활을 이어나가던 이영훈은 끝내 육신의 너울을 벗고 하늘나라로 날아간 것이다.
단지 그 때문만은 아니었다. 트로트 분야를 제외하고는 아무리 좋은 가수라 하더라도 유행이 지나면 금세 잊히는 풍토에서 앨범을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노래 잘하는 양수경이나 민해경을 보세요. 새 노래를 내놓지 못하잖아요. 트로트 가수들은 오래가지만 우리처럼 팝을 하는 여자가수들은 그게 쉽지 않아요. 그래도 후배들이 ‘언니가 음반을 내야 우리도 힘을 내죠’ 해서 나서게 됐어요. 내가 패티김, 현미 언니 바라보고 가듯이 후배들 생각해서라도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어렵게 나온 앨범에는 정훈희의 살아온 이력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윤명선이 작곡한 타이틀곡 ‘삐삐코로랄라’, 정훈희의 장남이 피처링한 ‘러브 이즈(Love is)’, 인순이와 듀엣한 ‘노 러브(No love)’ 등의 신곡 8곡과 ‘안개’, ‘꽃밭에서’ 등의 히트곡, 오리지널 버전의 ‘무인도’ 등 모두 13곡을 담았다. 그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곡이 바로 ‘노 러브’.
“인순이한테 그렇게 말했어요. ‘너나 나나 그래도 나름 디바로 인정받는데, 우리가 뭘 좀 해야 되지 않겠냐고’. 처음엔 발라드 곡이 나왔는데, 너무 싱거웠어요. ‘어디 가서 뒤집어놓는 곡을 하자’고 해서 펑키 곡을 받아서 불렀죠. 노래의 상황도 재미있어요. 한 남자가 두 사람 사이를 오락가락해요. 그런 사랑은 필요 없다고 선언합니다. 노래도 재미있고 좋아하는 후배랑 불러서 더 좋았어요.”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음악으로 세례 받다
앨범을 들으면 오래된 가수의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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