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05:05 (일)
 실시간뉴스
40년 음악 인생 담은 앨범 가지고 돌아온 중절모 신사 가수 김정수
40년 음악 인생 담은 앨범 가지고 돌아온 중절모 신사 가수 김정수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8.09.16 14: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제 문서

40년 음악 인생 담은 앨범 가지고 돌아온
중절모 신사 가수 김정수
 
여전했다. 6년 만에 낸 앨범 속 목소리도, 중절모를 쓴 친근한 얼굴도. 그동안 방송에 얼굴을 보이지 않은 터라 궁금한 이야기가 많았다. 세월이 비켜간 듯한 건강한 얼굴로 그간의 일들을 차곡차곡 꺼내놓은 그. 오랜 준비 끝에 발표한 앨범은 40년 지기인 작곡가 고 김명곤의 작품이라 더욱 애틋하다.

취재_ 엄지혜 기자 사진_ 김도형 기자·제이앤디레져테인먼트 제공
 
“요즘에는 사진 찍을 때, ‘치즈’, ‘김치’ 말고 ‘노래방 가자~’ 하는 거 알아요?” 오랜만에 찍는 사진 촬영에도 연신 푸근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당신’, ‘내 마음 당신 곁으로’ 등으로 1990년대 가요계에 ‘중절모 바람’을 몰고 온 김정수는 아직도 중절모를 쓰고 다닌다. 워낙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혀 중절모를 쓰지 않고 밖을 나가면 사람들이 몰라 볼 정도라고 한다. 어느덧 방 하나를 차지해버린 중절모는 1백 개가 넘는다. 가끔 집에서도 뭔가가 허전하게 느껴지면 중절모를 집어든다고.

야구선수 꿈꾸던 소년, 그룹사운드로 음악 인생 시작
김정수는 1970∼80년대 모던록, 펑키 등의 장르로 사랑받아온 그룹사운드 ‘급행열차’ 출신의 뮤지션이다. 그의 대표 히트곡인 ‘당신’이 트로트 리듬과 비슷해서 그를 트로트 가수라고 생각하지만, 베이스를 잘 쳤던 밴드 출신의 가수다.
“아버님이 기타도 잘 치시고 노래도 잘하셔서 음악을 자연스럽게 접했어요. 우리 시대에는 청바지 차림에 팝송 한두 곡 부르는 게 유행이었거든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야구를 했었는데 어느 날 밴드에서 드럼을 치던 동네 친구가 오디션을 보러 가자고 하는 거예요. 베이스를 치던 친구가 빠졌다고. 그래서 엉겁결에 대신 나갔는데 붙은 거죠. 그때부터 음악을 하기 시작했는데 집에서 반대가 심했어요. 아버지가 군인이셨는데 허락을 안 해주셔서 동두천으로 가출하고 그랬어요(웃음). 그래도 졸업은 했고요.”
당시 인기 있었던 비틀스, 롤링스톤스, 비치보이스 등의 노래로 밴드 활동을 시작했고, 1967년 ‘미키스’의 베이스 연주자로 공식 데뷔, 이후 ‘급행열차’ 멤버로 활동하다가 1985년 솔로로 전향했다.
“솔로로 데뷔했을 때 마음고생 많이 했어요. 음반이 잘되긴 했는데 그룹 활동을 하다가 혼자 노래하니까 너무 허전한 거예요. 하던 가락이 있어서 그런지 그룹에서 음악하던 시절이 그립고 그랬어요.”
하지만 그의 노래 ‘내 마음 당신 곁으로’는 한국을 넘어 일본에서까지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일본 정상급 가수들이 줄지어 그의 노래를 불렀고, 원곡 가수가 부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본은 그를 초청했다. 생각지도 않았던 일본 무대에 데뷔하게 되고, 2년이란 시간 동안 홀로 일본 생활을 했다.
“인기가 있어서 간 거지만 2년 동안 너무 힘들었어요. 그쪽에서는 나름대로 제가 불편하지 않게 좋은 호텔을 준비해주고 스케줄도 관리해주고 그랬지만, 향수병이라는 게 무섭더라고요. 집 생각도 나고 서울에 있는 집사람도 보고 싶고, 아이 생각도 매일 나고 그랬어요. ‘내가 왜 여기까지 와서 굳이 활동을 해야 하나’ 매일같이 고민했어요. 저 스스로가 행복하지 않은데 무대에서 인기 좋은 게 뭔 상관이겠어요? 도저히 못 견디겠더라고요. 이럴 바에는 한국에 가서 더 열심히 하는 게 낫겠다 싶어 편지 하나 달랑 써놓고 와버렸어요.”
무거운 마음으로 한국에 도착하자, 많은 음반 제작자들이 그를 따라다녔다. 쉴 틈도 없이 새 음반을 준비하던 중, 그는 일본에 있으면서 보고 싶었던 아내를 떠올리며 ‘당신’이라는 노래를 만들었다.
“제 이야기고 제 곡이니까 그냥 기념으로 음반 제일 마지막에 넣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하다가 타이틀곡이 되고, 사람들이 너무 좋아해줘서 제 대표곡이 되었죠. 노래도 노래지만 ‘중절모’를 써서 더 히트를 친 것 같아요(웃음). 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