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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아름다운 열정을 노래하다
3년 만에 아름다운 열정을 노래하다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8.11.12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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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또 다른 매력

3년 만에 아름다운 열정을 노래하다
솔직함이 아름다운 여자, 가수 박미경의 리얼 인터뷰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관객을 휘어잡는 가수는 많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가수 박미경만큼은 그런 논란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그렇다고 팬들을 매료시키는 그녀의 매력이 비단 가창력만은 아니다. 유명인이라는 프리미엄을 거부하는 그녀의 또 다른 매력은 솔직 담백함. 데뷔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처음과 똑같은’ 그녀를 만났다.
취재_ 황정호 기자 사진_ 우미진(프리랜서) 장소협찬_ ‘뜨레’(02-543-3005)

“노래는 나의 생활, 내 노래를 따라 부르며
박수 치는 팬들을 볼 때면 오르가슴을 느낀다”

어스름히 땅거미가 지는 늦가을 오후, 약속시간을 조금 넘긴 것이 못내 미안한 듯 서둘러 카페 문을 들어서는 그녀의 모습은 놀라울 정도로 생기에 넘쳐 있었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친근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는 그녀에게서 예전과 다름없는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변함없는 젊음은 데뷔 20여 년이 지났다는 사실을 망각하게 할 정도. 게다가 예나 지금이나 날씬한 몸매를 보니 평소 자기관리가 얼마나 철저했을지 짐작할 만하다. 외국인 남편 트로이와 지난 2002년 결혼한 그녀는 최근 후배 가수 조 PD와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하고 3년 만에 신곡 ‘가질 수 없는 너’를 발표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전까지 대중에게 각인된 댄스가수로서 자신의 이미지에 큰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하는 그녀. 이런저런 계획들로 즐거운 그녀가 솔직 담백하게 밝히는 ‘나의 사랑과 인생’ 이야기.

가수로 살아온 인생의 절반, 음악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쁨
그녀의 앨범은 일곱 장뿐이다. 적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오랜 시간 가수로 활동한 기간에 비해 다소 의외인 것만은 사실이다. 기회는 많았지만 자신의 노래에 대해 그만큼 책임감이 따르는 탓에 신중했다는 그녀. 지금까지도 그녀의 히트곡들은 변함없이 사랑을 받고 있다.
“지금도 즐겨듣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제가 행사에서 노래를 부르면 조그만 어린이들이 ‘이브의 경고’에서 강원래와 췄던 손바닥 춤을 따라하기도 해요. 그걸 보고 깜짝 놀랐죠. 그 노래가 처음 나왔을 때면 그 아이들이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인데… 엄마가 태교 음악으로 들려줬나 봐요(웃음).”
화려한 성공을 거둔, 지금의 그녀가 있기까지 무려 10년이라는 무명의 시간이 존재했다. 어린 시절부터 가수라는 한 가지 목표만을 향해 꿈을 키워온 그녀였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견뎌야 하는 시간은 의외로 길었다.
“그때 정말 어렵고 힘들었어요.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는 않았어요. 가족은 미국으로 이민을 가 있는 상황에서 저 혼자 남았지만, 끝까지 꿈을 이루겠다는 생각을 했죠. 절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데 미국에 가면 뭐하겠어요. 그렇다고 오기로 한 것은 아니었어요. ‘꼭 1등을 할 거야’라기보다 그저 ‘천천히, 이렇게 하다 보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죠. 어떻게 보면 대기만성형인 것 같아요(웃음).”
지금은 그런 시간에 감사한다는 그녀.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어떤 일이 닥쳐와도 의연할 수 있는 힘을 길렀다. 지금도 마찬가지. 전성기 때에 비해 많은 변화가 있는 가요계지만 음악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다.
“대중도 그렇고 가수들도 세대가 많이 바뀐 것이 사실이에요. 그러나 거기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한 우물만 파는 거죠. 마음을 비우고 주위에 신경 쓰기보다는 제 나름의 길을 가면 된다고 봐요. 서두르지 않고 즐기면서 사는 거죠. 제 노래에 맞춰 팬들이 박수 쳐주고 따라 부를 때는 진짜 오르가슴을 느껴요.”
그녀에게 연예인으로서 특별하게 보이길 바라는 모습은 없다. 그러나 다른 것은 몰라도 음악에 관한 한 욕심은 끝이 없다. 한때 자신의 노래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 그녀가 결심한 것은 미국으로 떠나 보이스 트레이닝을 받는 것이었다.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이었지만, 그런 결정을 하는 데 주저함은 없었다. 미국으로 간 그녀는 마이클 잭슨과 스티비 원더, 휘트니 휴스턴, 머라이어 캐리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팝 가수들의 레슨을 맡았던 보이스 트레이너 세트 릭을 만났다. 그리고 1년간 두성을 사용하는 새로운 창법을 레슨 받았다. 그렇게 자신의 옥타브 영역을 넓힌 그녀. 가수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되는 중요한 시기였다.

 
특별한 인연 & 소중한 사람들
가수로서 그녀의 인생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바로 프로듀서 김창환. 발라드풍의 노래를 부르던 그녀에게서 숨겨진 흑인 음악의 감수성을 끄집어낸 김창환은 지금까지도 그녀의 정신적인 지주라고.
“오빠(김창환)는 저를 진정한 프로로 만들어줬어요. 제게 만들어준 작품을 부를 때면 지금도 힘이 나요. 음악적인 것도 그렇지만 오빠의 사고방식은 제게 많은 영향을 줬죠. 절대 안 무너지는 사람이에요. 어쩔 때 보면 사람도 아닌 것 같아요(웃음). 딱 자기 것이 있죠. 자기만의 조용한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이에요.”
김건모나 강원래, 박진영, 신승훈 등도 마찬가지. 모두 무명 시절부터 알아온 소중한 사람들이다. 최근 한 방송에서 김건모는 박미경을 보고 싶어서 서울예대에 진학했다는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강원래나 박진영 등도 그녀와 남다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무명 때부터 저는 (김)건모네 집안 수양딸이었어요. 20년 전부터 건모 어머니는 제 통장 관리 같은 것을 다 해주셨죠. 지금도 제가 얼마가 있고 얼마를 쓴다는 것까지 알고 계세요(웃음). 거의 매주 통화를 하죠. 박진영도 그렇고, 강원래도… 저는 다들 성공할 것을 믿었어요. 결국은 다 스타가 됐죠.”
남자 후배들이 유독 잘 따르는 그녀. 무명 시절 노래를 불러 번 돈으로 그런 후배들에게 술을 사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돌이켜보면 모두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로 모인 인연들이다. 털털한 성격에다 보스 기질까지 있는 그녀의 일화는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3남3녀 중 맏딸이었죠. 초등학교 때부터 기타를 들고 응원 대장을 했어요. 군부대 위문공연을 가서 ‘Yesterday’ 같은 팝송도 불렀죠. 공부는 안 하기도 했고, 못했어요(웃음). 어머니는 그런 저에게 한 가지만 잘하면 된다고 그러셨죠. 고등학교 때도 선생님이 공부 못해도 괜찮으니 노래 부르라고 하시더라고요. 선생님도 제 팬이었던 거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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