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배우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 그려내는 노장의 아름다운 투혼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한 사람에게 우리는 ‘장인’의 숨결이 느껴진다고 비유한다. 나무를 자르고 다듬어 멋지게 조각하는 어느 목공처럼 40년이라는 세월 동안 자신의 연기를 치열하게 다듬어온 배우가 있다. 그가 바로 최불암이다. 시대 속 국민의 희로애락과 언제나 함께했던 그에게서 ‘장인’의 혼을 담은 연기 열정이 엿보인다. 최불암은 요즘 사회 인사로 통한다. 서울특별시 홍보대사에서부터 시작해 웰컴투코리아시민협의회 회장은 물론, 다문화가족사랑 걷기 모금 축제 대회장 등 배우이지만 사회 인사로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다. 이는 그가 오랜 인생에서 얻은 깨달음을 세상 속에 실천하려는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어떤 사람들은 지금과 같은 이미지가 최근의 활동에서 나왔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현재 그의 이미지는 드라마 속 이미지와 많이 닮아 있다. 70년 넘게 살아오면서 그 절반 이상을 배우로 보낸 탓에 그의 인생은 TV 속 무대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수사반장’의 냉철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박 반장’, ‘전원일기’의 포근하고 가슴 따뜻했던 ‘김 회장’의 모습은 실제 그의 인생과도 꼭 닮아 있는 듯했다. 연기 인생 40년을 맞아 배우 최불암이 반추하는 드라마 같은 인생, 인생 같은 드라마 이야기. 연기 철학을 바꿔 평생의 배필을 만나다 |
자식을 향한 아버지의 욕심 그리고 부성애 그는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여느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직업을 자식 중 누군가 대물림해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사실 둘 중 하나라도 저와 같은 길을 가주길 바랐는데 제가 일방적으로 강요를 했던 것 같아요. 동녘(37)이가 안 좋아하더라고요. 동비(31)는 오빠가 근처도 안 가니까 덩달아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연기자로서 그에 대한 아쉬움은 남아 있죠.” 현재 맏아들은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며 막내딸은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자녀 이야기가 나오자 여느 아버지처럼 걱정을 늘어놓는다. “아들이 하는 일이 활발하지 못한 것 같아요. 힘들어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첫째는 결혼을 했지만 우리 딸내미가 아직 결혼을 못해서…. 빨리 시집을 가야 할 텐데, 걱정이죠(웃음).” 최근 그는 아들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다. 지난해 7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예쁜 손녀딸을 안겨준 것. 손녀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살고 있는지 손녀 이야기가 나오자 환한 웃음부터 짓는다. “친구들이 손자손녀를 보면 그렇게 사랑이 간다고 그랬는데 정말 그렇더군요. 하루만 안 봐도 괜히 섭섭하고 그래요. 아마 이 세상의 질서가 그렇게 만들어진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 그런 기쁨을 또 하나 주는 것 같아 감사함마저 느낀답니다.” 손녀딸을 보니 욕심이 또 생긴다고 했다. 한 대는 거르지만 그다음 세대가 그의 꿈을 이뤄주기를 바라는 듯했다. “그 녀석 외할머니도 음악을 했고 외할아버지도 연출을 한 사람이고, 엄마는 미술에 아빠도 나름 문화계 쪽에서 일하고 있으니 유전적인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봐요. 3대쯤에서 좋은 물건이 하나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기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수사반장’과 ‘전원일기’ 저작권자 © Queen 이코노미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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