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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낳은 스타 셰프’ 에드워드 권 인터뷰 “강남 레스토랑 오픈, 한식 세계화에 앞장서다”
‘한국이 낳은 스타 셰프’ 에드워드 권 인터뷰 “강남 레스토랑 오픈, 한식 세계화에 앞장서다”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9.11.2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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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 셰프’ 에드워드 권. 한국의 리츠칼튼호텔 조리과장을 거쳐 2001년 미국으로 떠났던 그는 탁월한 실력과 지독한 노력으로 빠르게 명성을 얻었다. 타이거 우즈, 샤라포바,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피어스 브로스넌, 아놀드 슈워제네거 등이 그의 요리를 찾던 열성적인 고객이었고,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그에게 개인요리사를 제의하기도 했다. 그의 음식을 맛본 마돈나는 “당신 음식이 섹스보다 낫다”는 말을 남겼을 정도다.

최고의 요리사들만 모여 있다는 꿈의 호텔인 ‘버즈 알 아랍’을 이끄는 수석총괄조리장으로 성공가도를 달리던 그가 올해 5월 한국으로 돌아왔다. 오랜 시간 동안 구상해왔던 꿈을 하나씩 현실화하기 위해서다.

 

강원도 감자 바우, 최고의 셰프가 되다

에드워드 권은 어린 시절부터 신학도의 꿈을 키웠다. 신부가 되기를 열망하던 그의 인생의 행로가 바뀐 것은 대입 재수 시절이었다. 신학대학교 입학을 반대하는 가족과의 갈등으로 방황하던 그는 1990년 대입 재수를 준비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 그리고 지금의 그를 있게 한 ‘요리’와 우연히 조우했다. 학원비를 벌기 위해 어느 작은 경양식집에서 주방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것이다.

요리에 점차 재미를 붙이면서 그는 어느덧 학원보다는 식당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자연스럽게 대학 진학을 준비해야 할 시점에서 조리학과를 지망하게 됐다. 영동전문대학 호텔조리학과에 진학한 그는 당시 신생 호텔인 리츠칼튼서울에 여러 명의 실습생 중 한 명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남들보다 몇 시간 빨리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할 정도로 성실하게 임하는 그의 뜨거운 열정을 눈여겨본 조리과장의 배려로 그는 졸업 후 바로 정사원으로 채용될 수 있었다.

2001년 그는 더욱 큰 세상을 향해 미국으로 떠났다. 그곳에서 미국 리츠칼튼 샌프란시스코 호텔 조리과장으로 화려한 이력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2003년 미국요리사협회 선정 젊은 요리사 톱 10에 오르기도 한 그는 젊은 나이에 서울 W호텔 부총주방장, 중국 텐진 쉐라톤그랜드호텔 총주방장을 거치고 2006년 두바이 페어몬트호텔에서 수석총괄주방장을 지냈으며, 마침내 2007년 셰프로서는 최고의 영예인 버즈 알 아랍 호텔의 수석총괄주방장을 맡게 됐다. 하지만 화려하기만 해 보이는 이력 뒤에는 무수한 땀과 눈물의 날들이 있었다.

“미국에 도착해 출근한 지 사흘 만에 9.11 테러가 발생했어요. 테러 이후 열다섯 명이 일하던 주방에 저를 포함해 네 명의 직원만이 남게 됐죠. 미국이라는 나라는 정말 냉정했어요. 외국에서 온 저로서는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죽기살기로 매달릴 수밖에 없었어요. 하루 여덟 시간의 근무시간과 상관없이 초과근무 수당도 받지 않은 채 하루에 열여섯 시간 넘게 호텔 주방에 머물렀어요. 별을 보면서 출근했다가 다시 별을 보며 퇴근하는 날들이 이어졌죠. 2천 달러의 월급으로 방세를 주고 나면 생활을 유지하기도 힘들었어요. 당시 임신 중이었던 아내는 돈이 없어 병원조차 가지 못할 정도였죠.”

서양 요리가 생활 자체인 미국 사람들과 달리, 그에게는 한국에서 ‘학습’을 해온 것이다 보니 미국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는 틈이 날 때마다 대형 슈퍼마켓에 들러 수많은 사과의 품종, 수없이 많은 치즈의 종류를 하나하나 익혀나가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요리를 하고 돌아온 후에도 끊임없이 공부에 매달리는 버릇이 생긴 그는 성공한 셰프로 인정받는 지금도 하루에 다섯 시간 이상 자지 않고 스스로를 끝없이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음식문화를 이끌어가는 것은 바로 대중이다

그렇게 갖은 고생 끝에 이룬 성공을 모두 내려놓고 그는 한국으로 돌아올 결심을 했다. 그동안 품어온 프로젝트를 하나씩 시작할 시점이 되었다는 생각에서다. 그 첫 번째 작업이 대중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식당을 만드는 일이다.

“예전에 청담동의 한 식당에 갔다가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국내 요리시장에 거품이 너무나 심하다는 생각을 했고요. 일부 부유층만이 음식문화를 이끌어가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세계 어느 나라를 가봐도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음식에 까다롭고, 음식을 사랑하는 민족도 없더군요. 저는 대중이 음식문화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난 9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오픈한 ‘에디스 카페(Eddy’s Cafe)’는 이러한 그의 철학을 고스란히 반영한 곳이다. 그는 청담동에 화려한 가게를 오픈하는 대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찾도록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 가게를 열었다. 그의 애칭인 Eddy를 따서 지은 ‘에디스 카페’는 각종 샐러드와 돼지고기, 닭고기, 해산물 등의 메인요리와 샌드위치 종류를 판매하는 유러피안 카페다. 사전 예약제도도 운영하지 않아, 해당 백화점 오너를 비롯한 어떤 고객이든 똑같이 순서를 기다렸다가 입장한다. 샐러드는 8천원, 가장 비싼 메인요리의 가격도 1만4천원으로 저렴하게 책정했다. 가게 인근에 있는 백화점 푸드코트의 음식이 더 비싼 경우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음식의 맛만큼은 최고를 지향한다. 모든 메뉴를 그가 직접 만들고 감수했으며, 버즈 알 아랍에서 함께 일했던 실력파 셰프들이 음식을 만들고 있다.

“‘값비싼 고급 레스토랑을 차리지 않아서 실망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꼭 값비싼 식당에서 파는 요리만이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가격이 저렴하다고 퀄리티를 떨어지게 할 생각도 없고요. 사실 얼마 전에 저희와 거래하던 야채상이 ‘같이 일 안 하겠다’고 통보해왔어요. 저희가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세 번을 돌려보냈거든요(웃음).”

에드워드 권은 자신의 이름을 딴 또 다른 콘셉트의 레스토랑을 오픈할 계획도 갖고 있다.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서 한국뿐 아니라 미국, 영국까지 매장을 열 생각이다.

 

셰프가 날카로울수록 음식은 깔끔해진다

에드워드 권이 한국에 돌아오면서 세웠던 계획 중 하나는 요리를 대중에게 더욱 친근하게 전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외국의 경우 고든 램지, 제이미 올리버 등 숱한 스타 셰프가 요리에 대한 관심을 크게 끌어올렸지만, 한국에서는 그를 제외하면 탁월한 실력에 대중의 인기까지 겸비한 스타 셰프가 전무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제2의 에드워드 권’을 찾는 일이었다. 지난 9월 25일부터 케이블방송 QTV에서 선보인 서바이벌 리얼리티 ‘Yes, chef’는 바로 이런 취지로 시작된 프로젝트다. 두바이 7성급 호텔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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