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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10년의 노하우를 풀어내다 ‘완소 품절남’ 한준호 아나운서의 자녀 교육법
육아 10년의 노하우를 풀어내다 ‘완소 품절남’ 한준호 아나운서의 자녀 교육법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08.1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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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임신했다… 그 순간부터 남자는 아빠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아내에게서 “임신했다”는 말을 처음 들으면 남편들은 무척 기쁘면서도 당혹스럽다. 아빠가 된다는 막연한 책임감과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10개월 동안 지극 정성으로 아내를 보필(?)하다 보면 어느새 두려움이 사라지는 듯하지만, 출산 후에는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아이를 키우는 데 들어가는 비용에 대한 압박과 더불어 신혼의 꿈은 없어진 것만 같아 이내 스트레스가 되고 만다.
이런 풍경은 아내의 첫 임신 때 초보아빠가 겪는 흔한 모습일 터다. MBC 한준호 아나운서 역시 그러했다. 그러나 세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은 임신에서부터 출산, 육아, 자녀 교육까지 능수능란하다. 그 노하우를 모아  ‘아빠가 읽는 임신출산책’(웅진리빙하우스)을 펴냈다. 책은 딸 다혜(9)와 두 아들, 서윤(6)·지성(1)을 키우며 지내온 지난 시간과 한 여자의 남자에서 남편이자 아빠로 변화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현재 한국외대 국제대학원에 재학 중인 그는 졸업 논문을 마무리하기 위해 휴직을 신청하고, 7월 말 싱가포르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대학원 졸업 논문을 쓰기 위해 잠시 휴직을 했어요. 평소 싱가포르의 정책에 관심이 많아 논문 주제를 싱가포르의 주택정책으로 잡았죠. 13년 전에 여행사에서 TC(Tour Conductor)를 했거든요. 그때 처음 간 나라가 싱가포르였어요. 후에 증권거래소에서 일을 하면서 동남아시아 시장을 담당했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싱가포르에 관심이 갔어요.”
그는 싱가포르 여행에 관한 책도 기획 중이다. 이번 싱가포르행은 졸업 논문 준비와 더불어 책을 쓰기 위함이다. 공부와 책을 쓰기 위한 휴식이라… 왠지 여유로워 보였다. 하지만 그는 의외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생각보다 여유가 없어요. 아침에는 고등학교 수학선생님인 아내 학교 보내고, 첫째 학교 보내고, 둘째 유치원 보내고, 셋째 영아원을 보내요. 그런 후 집안 청소를 간단하게 하고 자전거를 타고 호수공원을 달려 일산 MBC에 도착하죠. 그리고 근처 헬스장에서 한 시간 정도 운동을 해요. 그런 다음 셋째를 영아원에서 데려와 집에 도착하면 11시 30분쯤 되죠. 책을 좀 보고 있으면 첫째, 둘째가 들어오고, 아이들 학원에 보내고 들어올 때쯤 되면 아내가 퇴근해서 와요. 그 사이에 저녁식사 준비를 하고, 다 같이 저녁을 먹은 후 이것저것 하면 9시쯤 되죠. 아이들 재우고 전 새벽 한두 시까지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해요. 중간에 스피치 강의 같은 게 잡히기도 하고, 이런저런 약속 다니고…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어요(웃음).”
결혼 11년 차, 세 아이의 아빠가 되다
스물일곱 젊은 나이에 한 살 연하의 아내 문진옥 씨와 결혼을 한 그. 연애한 지 3개월 만에 결혼식을 올린 터라 신혼을 즐기면서 열심히 돈을 모아 집을 장만한 뒤 아이를 가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내가 임신을 하게 된 것. 예정에 없었기에 처음에는 낳지 않으려는 생각도 했다.
“허름한 다세대 주택에서 힘겹게 결혼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당시에는 부담이 되었어요. 아내가 먼저 ‘병원에 가서 수술하는 게 좋겠죠?’라며 말을 꺼내더군요. 함께 병원을 찾았는데 아내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아이의 심장박동 소리를 듣고는 차마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다혜가 태어났어요.”
다혜가 태어났을 때, 그는 일반 직장을 다니고 있었다. 맞벌이 부부였기에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했고,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다혜를 장모가 있는 제주도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형편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퇴근 후 잠긴 욕실문 밖으로 아내의 울음소리가 새어나오는 날이 많았다. 다혜가 세 살이 되어서야 세 식구가 함께 살 수 있게 되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자 아내는 둘째를 갖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아이에게 좀 더 멋진 아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혜가 조금씩 크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아나운서 시험 준비를 시작했죠. 그런데 아내가 둘째를 갖고 싶다고 하니… 처음에는 반대했어요. 이제 겨우 마음의 여유가 생겨 시험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는데, 둘째를 낳으면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았거든요. 결국 공부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에 둘째를 낳기로 결정했죠. 계획대로 시험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임신을 했는데, 희한하게도 둘째 출산을 앞두고 MBC 아나운서 시험에 합격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아이들은 제게 가야 할 길을 열어주는 파랑새 같은 존재인 것 같아요(웃음).”
사실 이들 부부의 자녀 계획은 둘째까지였다. 셋째 지성이는 첫째 아이를 가질 때와 마찬가지로 예상치 못한 임신이었다.
“지난해 7월에 이 책을 쓰기로 하고, 8월에 가족 여행을 떠났어요. 평소 체력이 좋던 아내가 웬일인지 컨디션이 좋지 않더군요. 집에 돌아온 아내가 ‘월경이 없다’고 했어요. 전 ‘셋째가 생겼나 봐요’라고 말했죠. 검사해보니 진짜 임신이더군요. 어떻게 해요, 낳아야죠(웃음). 그렇게 지난 3월 30일 지성이가 태어났어요.”
결혼생활 11년, 육아경력 10년 차인 그는 이제 아이에 관한 웬만한 일에는 긴장하지 않는다. 오랜 기간 의학 다큐멘터리 ‘닥터스’를 진행해온 만큼 아이 건강의 이상징후도 금세 알아챈다.
“스킬이 느는 것 같아요. 웬만한 일에는 이제 긴장하지 않죠. 한날은 다혜 몸에 반점이 나는 거예요. 농이 조금 차 있는 것으로 보아 수두인 것 같더군요. 아내에게 일단 격리시킨 뒤 병원에 데려가라고 했죠. 정말로 수두였어요. 얼마 전에는 지성이 몸에 발진이 났는데, 농은 없고 모양새로 보아 단순한 알레르기 같았어요.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것 같으니 분유를 바꿔보자고 권했죠. 병원에서도 같은 판단을 내렸고요. 신기하게도 분유를 바꾸니 알레르기가 사라지더라고요(웃음).”
자기 일은 스스로 하게 하는 ‘책임감 교육’
“제가 수학과 출신이고, 아내가 수학선생님이라서 그런지 자녀 교육에 관해 주변에서 많이 물어봐요. 제 욕심에는 아이가 공부도 많이 잘하고 천재였으면 좋겠는데(웃음), 아내는 생각이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자녀 교육은 전적으로 아내에게 맡겼어요. 우리 아이들은 학원도 많이 안 보내요. 다혜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면 아내는 A4용지를 사서 아이 옆에 쌓아두는 식이죠. 그러면 일어서지도 않고 두 시간 동안 그림을 그려요. 아이들은 관심이 있고 하고 싶어하는 것을 해야 잘하는 것 같아요. 억지로 시키지 않는 것, 그게 저희 집 교육관이에요.”
그는 자연스럽게 올바른 생활습관이 아이들 몸에 배도록 저녁 9시가 되면 잠자리에 들게 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한다. 10년 동안 해오다 보니 아이들은 아침 6시 30분에서 7시만 되면 누가 깨우지 않아도 잘 일어난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8시 정도면 취침 준비를 해요. 9시쯤에 아이들을 재우기 위해 저희 부부는 8시부터 10시까지는 아이들 곁에 있죠. 사회생활을 하면서 꼬박꼬박 지키기가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요. 덕분에 늦잠 자는 아이를 깨우는 소리도, 회사에 늦을까 봐 아침식사를 거르고 뛰쳐나가는 일도 없이 조용하고 여유롭게 아침을 시작할 수 있어요. 저희 집 아이들은 취침·기상 시간이 엄한 대신 놀고 싶으면 놀게 하고, 뛰고 싶다면 뛰게 해줘요. 단 학교를 다니고 있으니까 할 건 하고 남는 시간을 활용하도록 하죠. 저희 부부는 아이들의 공부나 숙제를 체크하지 않아요. 대개 숙제를 안 해가면 엄마가 마음이 급해서 어떻게든 시키잖아요. 저희는 숙제를 안 해간 것에 대한 책임을 학교에서 느끼도록 해요. 그렇게 습관이 잘 배면 스스로 할 수 있어요. 그런 모습을 보며 동생들도 따라하게 되고요.”
아나운서 집에 TV가 없는 이유
“우리 집 애들은 책을 좋아해요. 서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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