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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이의 레벨 브레이크를 만든다? 영어학습의 덫에 걸린 아이들, 올바른 탈출기
엄마가 아이의 레벨 브레이크를 만든다? 영어학습의 덫에 걸린 아이들, 올바른 탈출기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08.1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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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TV 채널 스토리온에서 방영 중인 ‘엄마, 영어에 미치다(이하 ‘엄영미’)’는 매회마다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문제의 주인공 엄마와 아이가 출연해, 1백 명의 전문가들이 제시한 맞춤별 해결책을 실천해나간다. 영어교육에 1억원에 이르는 교육비를 썼지만, 영어만 들리면 입과 귀를 막아버리는 아이, 영어유치원 교사 출신이지만 정작 자신의 자녀는 영어를 못해 속을 썩는 엄마들의 이야기는 우리 집 혹은 이웃집에서도 접할 수 있는 사연들이다.


CASE 1 아이 영어교육에 1억원 쓴 엄마
“딸 은성(6)이가 14개월이 되면서부터 영어유치원, 원어민 수업, 교환학생 수업 등 안 해본 것이 없어요. 그래서인지 영어단어는 또래 아이들보다 많이 아는 편이죠. 그런데 저랑 있으면 말을 잘하는 아이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영어를 해보라고 하면 꿀 먹은 벙어리가 돼요. 아이 영어교육을 위해 외국인이 많은 경기도 동두천까지 이사를 왔고, 영어교육에만 1억원 이상을 썼는데 아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은성이의 엄마 박현희 씨는 고민이 많다. 영어만 나오면 귀를 틀어막는 은성이 때문이다. 영어교재, 원어민 과외, 영어캠프 등 아이에게 들어가는 영어 교육비는 한 달에 2백만원 정도지만, 투자한(?) 보람 없이 아이의 영어실력은 좀처럼 늘지 않는다.
은성이의 하루는 영어로 시작해 영어로 끝이 난다. 엄마의 영어로 시작되는 아침 8시. 엄마는 “wake up”이라는 말로 아이를 깨우고 식탁에 앉힌다.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에게 영어로 말하기를 권하고, 영어 테이프를 틀어준다. 9시가 넘으면 유치원으로 향한다. 유치원 역시 외국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다. 교실에서는 그룹으로 모인 아이들이 한참 영어를 배우지만, 은성이는 관심이 없다.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바지에 소변까지 지리고 만다. 유치원이 끝나면 외국인 아이들이 많은 키즈카페로 향한다. 은성이 역시 또래 아이들과 신나게 어울려 놀지만, 그곳에서도 영어교육은 이어진다. 원어민에게 영어를 배우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는 짜증이 섞인 표정으로 귀를 틀어막는다.
은성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벨리댄스 학원을 갈 때다. 하루 중 유일하게 영어가 없는 시간, 아이의 가장 행복한 웃음을 볼 수 있을 때다. 벨리댄스 학원이 끝나면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레스토랑에 가서 저녁식사를 한다. 엄마는 외국인에게 가서 영어로 말을 걸어보라며 아이의 등을 떠밀지만 아이는 여전히 영어를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은성이는 9시까지 영어 DVD를 보고, 이후 영어 과외를 한 시간 정도 받는다. 과외가 끝나면 엄마와 함께 영어공부를 한 후, 밤 11시가 되어서야 잠자리에 든다.
눈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기 직전까지 영어를 강요받는 은성이를 본
‘엄영미’의 전문가들은 “아이의 발달단계를 충분히 알고, 아이의 기질에 맞추어 교육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그리고 단어는 많이 알지만 영어로 말하지 못하는 은성이를 위해 ‘동사카드 놀이’를 권했다.
“동사카드 놀이는 명사와 동사 단어카드를 보여줬을 때 명사는 80∼90% 이해하지만 동사 단어카드를 보여주면 10∼20% 정도밖에 모르는 아이들에게 유용합니다.”
이 놀이는 어느 정도 문장 형성이 가능한 5세 이상의 아이들에게 적합하다. Go, Have, Take 등의 단순한 동사를 가지고 다양한 상황에서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하루 7∼8시간씩 공부했던 은성이에게 하루 20분만 공부하도록 권했다. 영어공부는 시간과 실력에 비례하지 않고, 모국어의 체계가 잡혀 있지 않은 시점에서 하는 영어공부 또한 큰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벨리댄스 등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영어 발레교실을 추천하고 싶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통해 흥미를 유발하고 영어의 재미를 심어주는 거죠. 영어를 잘하려면 우선 영어가 재미있어야 해요. 아이의 개성과 취향을 고려한 영어 교육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늘 기억하세요.”

solution 
“그간 들인 돈과 시간만큼 영어실력을 요구하는 ‘본전 생각’은 No!”


CASE 2 엄마는 영어선생님! 아이는 영어 진저리?
호주 유학파이자 영어유치원 교사 출신인 엄마 이아영 씨는 현재 영어 홈스쿨링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하루 방문자 수는 1천 명 정도로 스타 블로거다. 그녀는 영어 가베 자격증까지 갖추고 있어 자녀의 영어교육만큼은 자신 있었다. 그러나 다른 아이에게는 통하던 영어교육 방법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들 찬혁(6)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찬혁이는 또래 아이보다 집중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한자리에 잘 머무르지 못하고 돌아다니기 일쑤죠. 그렇다고 해도 엄마가 영어선생님인데 왜 영어를 못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아요.”
영어교육만큼은 자신 있어하는 엄마 아영 씨와 찬혁이는 어떻게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찬혁이의 하루 역시 엄마의 영어로부터 시작한다. 아이가 이를 닦을 때도 엄마는 단어와 문장을 적절히 섞어 영어로 이야기해준다. 무엇이든 영어로 말해야 칭찬을 하는 엄마. 아침식사를 할 때도 빵이든 우유든 영어로 달라고 말해야 준다. 유치원에 다녀온 후 찬혁이는 엄마와 함께 동네 서점으로 향한다. 아이는 한국말로 된 동화책을 사달라고 조르지만 엄마는 영어동화책만 고집한다. 아이가 울어도 엄마의 생각은 꺾이지 않는다. 결국 엄마의 생각대로 영어동화책을 사와 읽어주지만, 아이는 책에 전혀 관심이 없다.
오후 7시가 되면 동네 친구들과 함께 영어단어 찾기 게임을 한다. 다른 아이들은 영어로 잘 말하는데 찬혁이는 관심이 없다. 엄마도 다른 아이들을 가르치느라 아들에게 크게 신경 써주지 못한다. 찬혁이는 엄마에게 관심을 얻으려 게임에 참여해보지만, 오답만을 말할 뿐이다. 결국 엄마는 아이에게 화를 내며 다른 아이와 비교를 한다. 8시 30분이 되면 찬혁이와 엄마의 홈스쿨링이 시작된다. 하루 종일 영어에 노출되어 있었지만 찬혁이는 엄마의 물음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다. 엄마가 붙여준 영어 이름도 아이에게는 스트레스다.
“내 이름은 찬혁이지 대니(Danny)가 아니에요. 대니라고 부르는 건 전기보다 더 싫어요. 전기에 손대면 아프잖아요. 대니라고 부르면 아파서 속상해요….”
‘엄영미’의 전문가들은 찬혁이의 모습을 보고 “영어실력이 부족하기보다 영어 노이로제가 있는 듯하다”고 결론지었다. 그리고 입을 모아 “눈앞의
1∼2년의 영어실력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평생 영어공부를 한다는 생각으로 단계를 세분화해서 영어교육을 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찬혁이에게 ‘암기 연상법’을 권했다.
암기 연상법이란 모국어를 습득하는 방법과 유사한 방식으로 영어를 습득하는 학습법이다. 모국어를 공부할 때, 단어를 암기하기 위해 종이에 10번, 20번 단어를 쓰지 않듯이, 영어단어에 대한 이미지를 연상해 그 이미지에 자신을 대입해 상상해보고 외우도록 하는 훈련이다. 5∼6세 아이들에게 효과적인 암기 연상법은 아이가 좋아하는 동화나 비디오 주인공에 아이 이름을 대입하거나 좋아하는 상황을 영어로 상상하게 해 흥미와 표현력을 유도한다. 평소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맥퀸’ 주인공에 찬혁이의 이름을 넣어 ‘맥퀸 찬혁’이라고 부름으로써 호기심과 영웅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태어날 때부터 영어를 싫어하는 아이는 없어요. 단지 아이가 싫어하는 건 영어가 아닌 엄마의 지나친 기대와 강요죠. 아이에게 자유롭고 즐겁게 영어를 가르쳤을 때 영어와 친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solution 
“제2외국어인 영어는 평생 공부하는 것…
여유 있는 마음으로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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