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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재단 설립 3주년 진정한 나눔 실천하는 프로골퍼 최경주
복지재단 설립 3주년 진정한 나눔 실천하는 프로골퍼 최경주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10.0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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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사상 처음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든 최초의 아시아 선수. 최경주에게는 많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하지만 그를 빛내는 많은 수식어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기부천사다. 최고의 실력에 겸손함까지 갖춘 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재단을 세우기 전부터 많은 나눔 활동을 해왔다.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어려운 일을 당한 이들에게 아낌없이 자신의 것을 베풀어온 최경주는 국내 골프 꿈나무뿐만 아니라 나라 밖에서 재난과 고통으로 신음하는 이들까지도 돌아보았다.
그런 그의 따뜻한 마음을 담은 최경주재단이 10월 22일 창립 3주년을 맞이한다. 우직함과 강인함으로 한국 골프의 역사를 써온 그가 만드는 나눔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던 터에 그의 소속사와 연락하기를 여러 차례. 지난 9월 13일 미국 PGA 투어 플레이오프 페덱스컵 3차전에 출전 중인 최경주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 2주간 어깨에 담이 걸려 경기 운영이 쉽지 않았다는 그는 마지막에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극적으로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출전권을 따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었다.

탱크라 불리는 사나이
1996년 한국 오픈에서 우승한 뒤 1999년 일본 투어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한 최경주.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1999년에 미국 PGA 투어 자격을 획득해 지금까지 7승을 거두었다. 통산 상금만도 1천9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그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최경주는 어린 시절부터 스포츠에 대한 감각이 뛰어났다. 전남 완도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생 때 축구, 씨름으로 운동을 시작해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역도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고등학생이 된 후 고향에 생긴 골프연습장에서 처음으로 골프채를 잡았던 그는 난생 처음 가본 골프연습장을 대형 꿩 사육장인 줄 알았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강인한 승부욕과 의지를 가졌던 그는 당시 체육교사가 건네준 골프 레슨서를 읽으며 프로골프 선수로서의 기초를 닦아갔다.
1994년 프로에 입문해 무서운 집념과 연습으로 실력을 쌓아온 그는 한국과 일본 필드를 장악한 뒤 세계적인 선수들이 실력을 겨루는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에 미국으로 건너갔다. 1999년 미국 PGA 투어에 출전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던 그는 한 인터뷰에서 당시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토로하기도 했다.
“미국에 간 첫 해는 정말 힘들었어요. 언어와 문화 등 모든 것이 낯설었고 외국 선수와 실력 차이도 컸죠. 그때 나를 지탱해준 건 오로지 ‘나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습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먼저 연습장에 나가서 맨 나중에 돌아오는 생활을 반복했고요.”
결국 2002년 컴팩 클래식에서 처음으로 PGA 투어 챔피언 자리에 오른 그는 결코 자만하지 않았다. 170cm 키의 신체적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스윙을 바꿔가며 실력을 향상시켰다. 새로운 클럽이 나오면 누구보다 먼저 실험해본 그는 2006년 사각형 드라이버에 이어 최근에는 위아래 두 개의 그립이 있는 퍼터를 사용하는 등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하루하루 새로운 도전으로 채워온 그의 노력은 아시아 선수로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 아닌 비결이 되었다.
“이거다 싶으면 항상 남보다 먼저 사용했어요. 주위에서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않았죠. 사각형 드라이버를 사용했을 때도 사람들은 ‘참치캔 따는 소리가 난다’고 놀렸지만 신경 쓰지 않았어요.”
PGA 투어에서 7승을 거둔 이후 재도약을 위해 몸 만들기에 들어간 그는 허리 부근 근육에 문제가 생겨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곧 다시 최적의 몸 상태를 만든 그는 “프로 입문 이후 올해 처음으로 11개 대회 연속 컷 통과를 해 지금까지 중 가장 안정감 있게 잘하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골프를 가장 좋아하는 일이자 운동이라고 소개한 그는 골프를 통해 고난, 인내, 자신과의 약속, 더 나아가 인생을 배우고 있는 듯했다.

‘연습 벌레’의 노력과 신앙의 겸손이 낳은 결실
정신력 싸움으로 불리는 프로골퍼 세계에서 스윙이나 테크닉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다. 배짱뿐 아니라 기다릴 줄 아는 여유, 지혜와 겸손이 모두 필요하다.
“나는 계단의 원리를 좋아한다. 올라갈 때도 한 계단, 내려갈 때도 한 계단이다. 삶도 여러 계단을 한꺼번에 오를 수 없다. 그러면 나중에 열 계단을 한꺼번에 내려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각종 세미나와 최고경영자들 사이에서 즐겨 사용되는 최경주의 명언에는 그의 인생과 가치관이 분명하게 담겨 있다. 미세한 차이가 승부를 결정짓는 골프 세계에서 그는 자만보다는 겸손함으로 자신을 낮추며 걸어왔다. 모두가 떠나고 텅 빈 연습장에 남아 있을 때도, 경기 중 필드를 걸으면서도 마음을 다진 비결은 신앙이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그는 몇 년 전 자신의 실력의 원천이 신앙에 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타이거 우즈는 나보다 키가 크고 스피드도 월등하죠. 어떻게 보면 오르지 못할 거목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나에게는 신앙이라는 무기가 있고 거기서 우러나오는 정신력은 우즈를 능가합니다.”
골프에서 샷을 하기 전 골프채를 한번 들었다 놓거나 연습 스윙을 하거나 목표를 바라보는 동작을 일컫는 루틴(Routine). 그는 경기에 임할 때 리듬과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루틴을 자신의 생활 속 신앙을 빗대어 표현했다.
“말씀을 읽고 찬송하고 기도를 하는 등 루틴을 해야 생활리듬이 유지되고 마음도 편해집니다.”
그는 “골프는 내가 치지만 준비하는 과정은 기도 속에서 만들어진다”고 이야기한다. PGA 투어를 다니는 동안 의논할 상대, 심지어 말할 상대조차 없는 상황에서 그는 “지금 내가 이렇습니다. 이런 고민이 있습니다. 돌아다니는 데 영어가 제대로 안 돼 어려움이 많습니다. 좋은 사람 만나 길을 잘 찾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며 마음을 다스린다. 신 앞에서 스스로 한없이 약한 존재임을 알기에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는 그의 모습에서 세계가 인정하는 프로골퍼의 의지와 자세가 엿보인다.

필드 위에서 키워가는 희망과 나눔
최경주는 PGA 투어에 진출한 이후 꾸준히 기부활동을 해왔다. 경기 우승으로 받은 상금의 상당 부분은 매년 어린이돕기 성금으로 내놓았다. 2007년 PGA 투어 플레이오프 페덱스컵 대회 당시 1천만 달러를 타게 되면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그는 같은 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최경주재단’을 설립했다.
3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최경주재단은 북한에 나무 심기 운동을 비롯해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동과 청소년들을 후원하고 골프 꿈나무 육성을 위한 모금운동과 자선파티를 여는 등 새로운 기부문화를 만들어왔다. 최경주는 재단을 통해 하는 일들이 해가 거듭될수록 많아지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쳐가는 것을 볼 때면 좋은 일을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는 사회 속에서 순환하는 나눔을 꿈꾸고 있는 듯했다.
“이렇게 나눔과 기부를 할 수 있는 것은 제가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관심과 도움을 준 많은 분들이 계셨기 때문이에요. 제가 돕는 아이들이 나중에 자라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이거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고 이러한 순환이 대를 이어 계속된다면 우리 사회가 한층 더 따뜻해질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천하는 나눔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는 최경주는 다른 이에게 도움을 줄수록 더 단단해져가는 자신을 느끼곤 한다. “나눔으로 나 자신이 비워지고 더 낮아지는 것 같다”고 말하는 그는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관심이 많다.
“아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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