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1:15 (금)
 실시간뉴스
경찰,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쌍둥이 기소의견 검찰 송치 [일문일답]
경찰,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쌍둥이 기소의견 검찰 송치 [일문일답]
  • 김준성 기자
  • 승인 2018.11.12 1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점옥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숙명여고 시험문제지 유출 사건 수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진점옥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숙명여고 시험문제지 유출 사건 수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찰은 숙명여자고등학교 시험문제 유출 의혹에 대한 수사를 12일 최종 마무리하며, 구속된 전 교무부장 A씨(53)와 그의 쌍둥이 딸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날 업무방해 혐의로 A씨와 쌍둥이 자매 2명을 포함한 3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총 5번에 이르는 학교 정기고사 시험지와 정답을 사전에 쌍둥이 딸에게 알려주고 실제 학업능력보다 높은 성적을 올리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쌍둥이 자매는 사전에 유출받은 시험 정답표를 암기장에 적고, 이를 암기한 후 시험지를 받자마자 외운 정답표를 시험지에 깨알같이 적어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고교 2년생인 쌍둥이 자매의 성적은 1학년 1학기에 각각 문·이과 121등·59등에서 1학년 2학기 5등·2등을 거쳐 이듬해인 2학년 1학기에는 나란히 1등으로 수직상승했다. 성적 급상승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서울시교육청은 특별감사를 거쳐 지난 8월3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다음은 이번 사건을 수사해온 진점옥 수서경찰서 수사과장과의 일문일답.

-유출 의혹에서 가장 결정적 증거는?
▶정답표가 기재된 암기장이 발견됐다. 또 휴대폰에 영어시험 정답이 저장돼 있었고, A씨가 금고 비밀번호를 알고 있던 점이 결정적 증거가 됐다.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의 경우에는 암기장에 전 과목 정답이 기재돼 있었다.

-암기장에 적은 것이 시험 전에 적은 것이라고 볼 정황은?
▶암기장에 특징점들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미리 정답 알고 적었다고 볼 수 있는 특징들이 있었다.

-증거물 중 시험답안을 깨알같이 적은 포스트잇이 있었다. 
▶피의자는 포스트잇도 채점을 위해 적은 거라고 진술했는데, 미리 정답을 알고 커닝페이퍼 식으로 작성한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손바닥 안에 들어갈 정도의 크기에 조그맣게 썼다. 암기장에 정답표가 적히지 않은 두 과목 정답이 포스트잇에 기재돼 있었다.

-문제유출이 1학년 1학기부터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는데 어떤 정황이 있었나?
▶1학년 1학기 기말고사 시험지에 정답표가 기재돼 있었다. 

-정답을 외우고 있다가 시험지 받고 나서 바로 적었다고 본 것인가?
▶그렇다. 정답을 암기장에 적어놓고 외우다가 시험지 받자마자 시험지에 옮겨적고 광학 마크 판독기(OMR)에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피의자들은 시험지에 정답 적힌 데 대해 뭐라고 하던가?
▶채점을 위해서 적어둔 거라고 하거나 일부는 시간이 남아서 답의 경향성 파악하기 위해 적었다고 했다.

-그 진술이 사실 아니라고 판단한 근거는? 
▶시험지에 정답표가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적혀있었다. 채점 위한 거라면 그렇게 작은 글씨로 적을 필요가 없는데, 감독관 눈 피하기 위해 작은 글씨로 적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런 수법을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5번 모두 쓴 건가?
▶1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한 과목, 1학년 2학기 중간고사에서 한 과목,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두 과목 확인했다. 

-유출을 의심하는 고사와 과목들을 정리하면.
▶1학년 1학기 기말고사 한 과목, 1학년 2학기 기말고사 한 과목, 2학년 1학기 중간고사 세 과목,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전 과목으로 총 16과목이다. 

-시험지 유출 경로나 방법은 어떤 것으로 의심하고 있나? 금고에서 가지고 나온 건지 적어서 유출한 건지?
▶유출경로는 특정하지 못했다. 다만 수사한 여러 자료들을 봤을 때 교무부장이 유출한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복사기를 사용하지 않았을까 의심하고 있다. 참고인 진술상으로는 사진을 찍었을 수도 있다. 야근했을 때 유출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수학시험지가 빈 상태로 발견된 건 어떤 의미가 있나?
▶집을 압수수색할 때 백지 시험지 발견했다. 그런데 딸은 처음에는 모른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여분의 시험지를 가져온 거라고 진술했다.

-물리과목 시험문제는 계산이 필요한 문제인데, 답안 목록만 적혀 있고 풀이과정이 없는 거에 대해서 쌍둥이는 뭐라고 하던가?
▶암산해서 했다고 진술했다. 

-정정되기 전의 답을 기재한 것에 대해서는 뭐라고 하던가? 전교생 중 한 학생만 오답을 썼는데.
▶실수로 했다고 했다. 출제교사는 앞의 풀이과정은 정확하게 작성돼 있는데 답만 틀렸으므로 유출이 맞다고 했다. 출제자도 유출을 의심한 상황이다. 다른 학교의 교과담당 진술도 풀이과정을 보면 유출이 맞다고 했다. 

-모의고사 성적과 학교 시험을 비교했을 때 성적 차이라든가, 성적 추이 등으로 봤을 때 특이점이 있었는지?
▶피의자는 모의고사는 준비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기고사만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성적이 올랐다고 말했다. 이 역시 의심 정황에 포함된다.

-학원성적은 어땠나?
▶학원성적 관련 자료를 보니 5레벨 중 3레벨에 속해 있었다. 2학년 1학기 시점이었다. 학교 정기고사는 범위를 알려주니까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을 올린 것이라고 (피의자는) 했다.

-유출의혹 이후 이번에 중간고사 성적은 어느 정도 차이 있었나. 차이가 있었다면 그걸 결정적 증거로 볼 수 있는지?
▶이번 중간고사는 1학기보다 성적이 좀 많이 떨어졌다. 피의자들은 이 사건 때문에 공부를 하지 못해서 점수가 안 나왔다고 진술했다. 그 진술에 신빙성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시험지를 시험 끝나고 걷어가지 않고 쌍둥이가 가져갔나?
▶시험 끝나면 본인들이 가져갔다. 그중 일부를 압수수색 통해서 확보를 했다. 

-A씨는 구속된 이후에 진술이나 태도를 바꾸지는 않았는지
▶일관되게 계속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피의자들이 진술 말 맞춘 정황은 없었나?
▶휴대폰에 영어 정답이 저장된 부분을 수사했는데, 그 문제는 자기들이 공부하면서 저장을 한 거라고 했다. 둘다 특정 문제집에서 나온 문제를 적은 거라고 했는데 사실은 그 문제집이 아니라 다른 참고서에 있던 문제였다. 

-숙명여고 내부에 금고 있는 곳은 폐쇄회로(CC)TV가 없고, 누가 언제 열었는지 모르는 구조인가?
▶그렇다. 원래 고사총괄교사만 비밀번호를 알고 있어야 하는데 교무부장 A씨도 알고 있었다. 총 2명이 알고 있었다. 

-시험 닷새 전에 A씨가 초과근무한 것을 근무대장에 기재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고 하던가?
▶평소 초과근무할 때보다 일찍 퇴근해서 기재 않았다고 진술했다. 지난 4월25일 중간고사를 앞두고 4월20에 다른 교사와 둘이 근무했지만 그 교사가 휴게실에 있었던 시간이 있어 적어도 1시간 이상 (A씨가)혼자 있었다. 지난 6월28일 기말고사를 앞두고서는 6월22일에 근무를 했는데 그때는 계속 혼자 근무를 했다. (근무 요일이) 둘다 공교롭게 금요일이었는데 다른 교사들이 빨리 퇴근을 하고 혼자 남아서 (유출)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시험문제 외 다른 교과목 수상 내역도 있었다. 미술대회 수상 등. 이것도 수사에 포함했나?
▶이번에는 유출행위에 대해서만 수사하고 비교과 내역은 수사하지 않았다.

-교장과 교감 및 고사총괄교사는 불기소했는데.
▶업무방해 방조 혐의를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었다. 법리와 판례를 검토했는데 교무부장 직위에서 (A씨를) 배제하지 않으면 자녀에게 유출할 것이라는 인식이 미필적으로도 없었기 때문에 방조의 고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학교 시험지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제도 개선을 요청할 거라고 했는데.
▶문제 출제부터 보관, 결재, 채점 전 과정을 관리하고 시험지 보관 장소에 CCTV 설치하는 등 시설 보안과 관련된 사항을 교육청에 통보했다.


[Queen 김준성기자] 사진 뉴스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