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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 소송 원고 김중곤씨, 日 사죄 못 받고 부인 곁으로
미쓰비시 소송 원고 김중곤씨, 日 사죄 못 받고 부인 곁으로
  • 김준성 기자
  • 승인 2019.01.25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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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정신대 피해 유족인 김중곤 할아버지  모습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근로정신대 피해 유족인 김중곤 할아버지 모습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1차 손해배상 소송의 원고인 김중곤 할아버지(94)가  미쓰비시 측의 사죄를 받지 못하고 역시 같은 회사에 동원됐다 사망한 부인 곁으로 떠났다.

25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그동안 지병을 앓아온 김 할아버지가 이날 새벽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1924년에 태어난 김 할아버지는 지난 1944년 미쓰비시중공업에 동원된 고 김순례씨의 오빠이자 고 김복례씨의 남편이다. 김 할아버지의 동생인 김순례씨는 강제동원된 지 7개월여 만에 발생한 도난카이 대지진으로 인해 숨졌다. 해방 후 김순례씨와 같이 동원된 김복례씨가 김 할아버지를 찾아와 '자기만 살아돌아와 면목이 없다'며 하염없이 울었고, 그 인연으로 김 할아버지와 결혼을 하게 됐다.

도난카이 대지진으로 죽은 이들의 추모비를 세우겠다며 일본 나고야 사람들이 김 할아버지를 찾았고, 이를 계기로 김 할아버지는 여동생의 한을 풀고자 1999년 일본에서 진행된 소송에 참여했다. 일본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아내인 김복례씨도 세상을 떠났다. 김 할아버지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소송을 이어갔지만 결국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패소했다.

이후 김 할아버지는 2012년 양금덕 할머니 등 근로정신대 피해자 4명과 함께 여동생 고 김순례씨와 부인 고 김복례씨가 미쓰비시중공업에 동원된 것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에서 승소한 뒤 지난해 11월29일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 판결을 받았다.

김 할아버지는 2주 전 인터뷰를 통해 미쓰비시중공업의 사죄와 배상을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관계자는 "김 할아버지가 '미쓰비시의 사죄와 배상을 받기까지는 절대로 죽지 않겠다'고 2주 전에도 큰 목소리로 인터뷰 하셨는데, 결국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나고 말았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김 할아버지의 빈소는 울산굿모닝병원 장례식장이다. 빈소에는 일본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의 다카하시 마코토 대표 등이 조문할 예정이다.

 

[Queen 김원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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