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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기 거짓말, 대처법은?
영유아기 거짓말, 대처법은?
  • 박소이 기자
  • 승인 2019.01.29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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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뺨치는 아이가 걱정돼요”

아이가 막 거짓말을 한다. 아이들이 하는 사실이 아닌 말을 모두 거짓말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거짓말을 자주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의 거짓말이 부모와 자식 간의 신뢰로 연결될 수 있을까? 답은 부모의 역할에 달려 있다. 부모와 자녀의 친밀한 관계를 위한 진정한 거짓말 탐지기를 소개한다.

간혹 아이들은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할 때가 있다. ‘거짓말은 도둑놈 될 장본’이라는 옛 속담처럼, 대부분의 부모는 “아직 어린애가 벌써 거짓말을 하면 커서는 어쩌려고 이러지. 초장에 뿌리를 뽑아야지, 안 그럼 큰일 나겠어!”라는 생각이 먼저 들 것이다.

그렇지만 거짓말한 아이를 몹쓸 짓 저지른 나쁜 아이로 몰아세워서는 안 된다. 우선 아이를 지켜보면서 거짓말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 시기 아이는 꿈을 꾼 일이나 상상을 종종 사실인 것처럼 믿는 것이다. 실제 발생한 사실과 상상 속의 사건이 아이의 머릿속에서 얽히다 보면 진실이 아닌 것을 실제 일어난 사실인 양 말할 수 있다. 또한 아직 언어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충분히 전달하는 것에 미숙하기 때문에 상황을 다소 과장되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각색되는 경우가 있다.

혼동의 거짓말
동물원을 가지 않았는데 동물원에 다녀왔다고 하는 등의 거짓말


영유아는 놀이 과정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공상을 즐긴다. 특히 만 5세 이하의 아이들은 꿈과 현실을 구별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꿈을 꾼 일이나 상상을 종종 사실인 것처럼 믿는 것이다.

실제 발생한 사실과 상상 속의 사건이 아이의 머릿속에서 얽히다 보면 진실이 아닌 것을 실제 일어난 사실인 양 말할 수 있다. 또한 아직 언어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충분히 전달하는 것에 미숙하기 때문에 상황을 다소 과장되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각색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대부분의 아이는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자각하지 못한다. 거짓말쟁이여서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다. 영유아기에는 그런 사리 분별이 어려운 것이다.

아이가 이런 유형의 거짓말을 할 때는 사실과 다르게 말하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아이를 대신해서 진실을 말해 준다. 예를 들어 동물원에 갔다 왔다고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거짓말을 해 이를 전해 들은 부모가 당황한 경우, 거짓말을 하면 다른 사람이 난처해질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며 아이 스스로 깨닫게 해야 한다.

거짓말을 주제로 다룬 동화책을 읽어 주고 거짓말을 객관적으로 접하게 함으로써 참과 거짓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하고, 거짓말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스스로 깨치는 공감 학습도 효과적이다.

반사적 거짓말
과자를 먹었는데 아니라고 하거나 그릇을 깨뜨렸으면서 이를 부인하는 등의 거짓말


사실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거짓말을 한 것에 부모는 심각성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 나이 때의 거짓말은 부모를 악의적으로 속이기 위함이 아니라, 혼이 나거나 벌 받을 것을 모면하기 위해 나오는 자동 반사적인 반응일 때가 많다.

그러므로 5세 이하의 아이들이 거짓말을 할 때는 거짓말 자체에 무게를 실어 크게 야단치기보다 아이가 벗어나고 싶은 상황이나 솔직하게 말하기 어려웠던 아이의 심정에 초점을 두고 대화를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거짓말을 크게 나무라면 오히려 아이는 정직함을 기를 수 없게 되고, 부모를 더 완벽하게 속이기 위해 머리를 굴리는 진짜 거짓말쟁이가 될 수 있다. 우선 “솔직하고 진실한 것은 아주 중요해”라는 말로 가치를 전하며 시작하자.

아이가 진솔하게 털어놓았다면, “솔직하게 말해 줘서 고마워. 털어놓고 나니까 홀가분하지”라며 아이의 정직함을 칭찬해 주고 진실함에 긍정적인 효과를 느낄 수 있도록 적극 표현하는 것이 좋다.

그 후에는 “처음부터 사실대로 말할 수 있었는데, 왜 숨겼어?”라며 처음에 왜 거짓말을 하게 되었는지 짚어 보아야 한다.

일반적인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의 욕구를 들어 주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진솔하게 말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의 심정을 정직하게 얘기할 경우 부모에게 오히려 면박을 당하거나 벌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게 된다.

즉 부모가 나의 욕구를 훼방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의 욕구를 좋은 방식으로 충족해 주는 조력자이자 지지자라는 인식과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물을 엎지르는 등과 같이 위험한 상황에 대한 거짓말이 아니라면 “여기 와서 엄마랑 같이 정리하자”라고 함께할 수 있는 문제 해결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무슨 일을 저질렀을 때 해결법을 알면, 다음에는 놀라지 않고 자신이 했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 문제를 처리하겠다고 당당히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거짓말이 신뢰를 낳을 수도

유·아동기를 지나 청소년이 되면 거짓말에 훨씬 능숙해진다. 청소년들의 가장 흔한 거짓말은 학교 숙제를 하지 않고서 했다고 하는 것. 대개 무엇인가 귀찮아서 하는 거짓말이다. 이때 도덕적인 엄마들은 아이의 거짓말에 실망해 “너 이것밖에 안 돼?”, “앞으로 내가 널 어떻게 믿겠니?” 등 관계를 망치는 말을 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와 대화하기 전에 한 번만 더 생각해 보자. 어릴 때를 되돌아보면, 부모님에게 이런 유형의 거짓말을 많이 하지 않았나.

가장 좋은 것은 거짓말 자체를 언급하지 않는 것이다. 웬만하면 아이들의 거짓말에 모른 척 눈감아 준다. 영유아기와 아동기는 물론 사춘기와 청소년기에 아이가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하거나 수치심을 주는 말은 절대 삼가야 한다.

아이가 더 이상 부모와 말하지 않겠다고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순간 부모, 자식 간의 관계는 돌이키기 어려워진다. 아이의 상황과 심정을 헤아리며 사소한 거짓말은 그냥 넘어가야 크고 중요한 문제가 생겼을 때 부모에게 속 시원히 털어놓을 수 있다.

역설적으로 아이의 거짓말에 어떤 대처를 보이느냐에 따라 부모와 자녀 간의 신뢰가 돈독해질 수 있는 것이다. 부모와 자식은 믿음을 바탕으로 더욱 끈끈하게 이어질 수 있는 사이라는 걸 명심하도록.


사진 서울신문 픽사베이 참고도서 <가정훈육 백과사전>(다카하시 야요이 외 110여 명 저, 황소연 역, 길벗), <엄마의 야무진 첫마디>(정윤경·신주혜·이유진·배민정·조영미 저, 북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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