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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2월호 -PEOPLE/이선숙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2월호 -PEOPLE/이선숙
  • 양우영 기자
  • 승인 2019.08.03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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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2월호

국내에선 처음 여자 검도 사범된 이선숙

"죽도(竹刀)를 들면 스트레스가 말끔히"

국내 처음으로 여자검도사범이 등장했다. 여자로서는 처음으로 검도 3단에 오른 이선숙씨(31세)가 바로 주인공. 이씨는 대한검도회 공인 진무관의 여자 사범으로 발탁돼 본격적인 지도자 생활에 들어갔다. 비록 인기 대중 스포츠는 아니지만 '검도는 내 인생 최고의 기쁨'이라고 그녀는 자랑한다.

1990년 12월호 -PEOPLE/이선숙
1990년 12월호 -PEOPLE/이선숙

 

죽도(竹刀)를 단하루라도 쥐지 않으면 견딜 수 없다고 말하는 이선숙씨(진무관 사범). 미혼인 그녀에게 검도는 당면한 결혼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처럼 보인다. 

"제게 검도를 하게 한 사람은 형부였어요. 수련장에서 죽도를 쥔 형부의 모습이 그렇게 늠름해 보일 수가 없더군요. 오히려 아름답게 느껴지기까지 하더라구요.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것인데, 그때에는 검도의 겉모습만 보고 반했던 거죠"

그러나 도복을 입고 실제 검도를 해보니 여자가 하기에는 무리한 스포츠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하지만 국내 최초의 여성 검도 사범이 될 줄은 자신도 전혀 에상치 못했다고 한다. 86년 입문, 1년여 만에 초단을 따고 매년 승단을 거듭한 끝에 현재는 공인 3단.

"제가 검도를 한다니까 주변에서 모두들 이상하게 생각하더군요. 특히 부모님들의 반대가 심했어요. 망측하게 여자가 무슨 검도냐는 거였어요. 또 주위에선 검도를 하면 팔, 다리가 굵어진다고 겁을 주기도 하고···"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부모의 반대도 점차 수그러 들었다. 남자들도 힘들다는 운동을 여자의 몸으로 3단씩이나 따내는 그녀의 집요한 의지를 인정했기 때문.

이씨가 검도를 시작한 초기에는 어려운 점도 많았다. 특히 여자수련생이 없었던 탓에 남자들과 대련을 해야 하는데, 초보자들끼리의 대련은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는 것. 사범이나 고단자들과 대련하면 그들은 타격 부위를 정확히 골라 아프지 않게 끊어 치는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괜찮지만, 초보자와의 경기는 그녀를 상처 투성이로 만들곤 했다. 

타격부위는 머리 정면, 손목, 허리 등 8군데. 그러나 서로 움직이는 상태에서 정확한 위치에 가격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이 미흡하면 엉뚱한 곳을 때리기도 한다. 수련 과정에서는 그래서 그녀도 많이 맞았다. 이마에 혹이 나기도 하고 옆구리에 멍이 들기도 하면서.

초급단계에서는 몸을 보호하는 호구(護具)를 착용하는데, 부겁고 답답해서 필요한 동작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5년 경력의 이씨는 이제 무거운 장비를 착용하고도 민첩하게 검을 휘두른다. 

"검도란 맞으면서 배워야 하기 때문에 배우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렇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검도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게 되지요. 그 단계에만 도달하면 하루라도 죽도를 잡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게 돼요"

상대와 마주 서서 검을 세우고 탐색할 때의 긴장감. 그것을 이씨는 '기(氣)와 기(氣)의 싸움'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서로 노려보며 탐색하다가 허점이 발견되면 번개처럼 타격 부위를 향해 파고든다. 탐색전에서는 지루할 만큼 정적(靜的)이다가도 일단 공격이 시작되면 전광석화처럼 일순간에 모든 것을 끝내버리는 것이다. 

이씨는 공격동작 가운데 기본이 되는 몇가지를 직접 보여 주었다. 재빠르게 치고 빠지는 동작이 여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민첩했다. 옆에 서 있는 사람의 귓전에 바람소리를 일으킬 정도로. 그녀와 대련해 본 남자들은 그래서 모두들 혀를 내두른다고 한다. 느껴지는 힘도 대단하지만 남자에게 지지 않으려는 집념이 무섭기 대문이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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