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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의 풍경 '희망은 살아있다'
김도형의 풍경 '희망은 살아있다'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9.08.19 0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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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경주, 2017'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경주, 2017' (인스타그램: photoly7)

 

위 사진은 경주 삼릉에서 찍은 소나무 인데 이 사진을 찍게 된 계기가 있었다.

재작년 내가 인스타그램을 시작할 무렵에는 그리 완성도가 높은 풍경사진을 올리지 않았고 길가다가 좋은 풍경이 있으면 핸드폰으로 스케치 하듯 찍어 올리는 식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떤 여자분이 오픈을 앞두고 있는 서울의 한 비즈니스 호텔 인테리어 담당자 라고 본인을 소개하며 내 인스타그램의 사진 중 강화도 광성보에서 찍은 소나무 사진이 좋은데 얼마 크기 까지 인화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로비에 큰 사진을 하나 걸고 객실마다 한 개 씩 사진을 비치하는 예산 규모가 큰 프로젝트 라고 했는데 나는 좋은 제안 주셔서 감사합니다만 그 사진은 핸드폰으로 찍어서 그렇게 크게 인화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얼마간 시간을 드릴테니 큰 용량의 소나무 사진을 찍어줄 수 있냐고 물어왔다.

"why not?", 왜 안되겠나.

얼른 그렇게 하겠다고 하고 주말에 경주 삼릉으로 달려가 아침의 삼릉숲을 거의 뛰어 다니다 시피 하며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찍고 돌아와 정성껏 작업하여 사진을 보냈는데 얼마 뒤 돌아온 대답은 사실 김도형씨 외에 다른 작가 한 사람에게도 소나무 사진 의뢰를 했는데 결국 그 사람 사진을 쓰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작가 둘이서 참여하는 프로젝트면 애초에 뛰어들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왜 처음부터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냐고, 사람을 놀리는 거냐고 조용히 한마디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로 부터 일년 후 사진 시작한지 사십 년 만에 처음으로 서울 인사동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사진을 전공하고 그 동안 신문과 잡지에서 요구하는 사진을 찍어 오면서 틈틈이 찍은 풍경사진 20여 점을 선보였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위 소나무 사진이 유독 인기가 많은 것이었다.

경험삼아 치뤘던 전시라 사진값을 싸게 책정하기도 했지만 이 사진이 무려 일곱 점이나 팔렸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워낙 소나무를 좋아하고, 그동안 발표되었던 어두운 로키(Low key) 분위기의 사진이 아닌 밝은 하이키(High key) 톤의 색다른 소나무 사진이라 그랬던 것 같았다.

호텔사건? 으로 닭쫓던 개 지붕쳐다 보는 것 같은 심정으로 씁쓸했는데 전시회를 통해 이 사진의 가치를 인정받은 듯 하여 그나마 기분이 좀 풀렸다.

그래도 그렇게 큰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사람이 내 사진을 보고 연락해 온 사실 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다.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는 또 올것이다.

희망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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