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13:40 (월)
 실시간뉴스
하지정맥류, 겉으로 보이지 않아도 안심 못하는 이유
하지정맥류, 겉으로 보이지 않아도 안심 못하는 이유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9.08.28 17: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정옥(52세·가명)씨는 꽤 오랜 기간 다리가 아파서 고생을 해 왔다. 낮에는 괜찮다가 저녁이 되면 다리가 붓고 쑤시는 증상이 나타났다. 심하면 편하게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 관절염이나 디스크가 의심되어 검사를 했더니 디스크가 확인돼 수술까지 받았다. 하지만 다리 통증은 없어지지 않았다.

그 후 의사의 권유에 따라 혈관 검사를 받은 결과는 ‘정맥부전’. 다행히 하지정맥류에 대한 시술 치료를 받은 뒤 다리 통증이 완화됐다. 김씨는 “하지정맥류 치료를 받은 뒤 처음으로 편하게 잠을 잤다”며 만족했다.

일반적으로 ‘하지정맥류’라고 하면 다리(하지)에 굵고 구불구불한 정맥류가 튀어나오거나 푸른 핏줄 같은 것이 도드라지는 것을 떠올린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정맥류가 없더라도 하지정맥류가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다리 피부에 정맥류 안보여도 ‘정맥부전’ 의심해야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김건우 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은 “다리가 아플 때 일반적으로 관절염, 디스크, 근육통 등을 떠올려 정형외과나 외과를 찾는 경우가 있는데, 혈관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있다”며 “겉으로 튀어 나와 있는 혈관이 없더라도 다리가 무겁거나 당기는 증상, 부종, 통증이 있다면 ‘정맥부전’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맥류, 정맥혈전, 정맥염을 통해 나타나는 정맥부전의 주요 증상은 종아리 통증, 다리의 묵직함, 특히 저녁이 되면 많이 붓고 쥐가 나며 심해질 경우 색소침착, 습진, 궤양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다리 가려움증, 불그스름한 색소침착, 피부가 벗겨지는 궤양, 종아리가 터질 듯이 부어오르면서 통증이 동반되는 증상이 있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정맥부전이 생기는 이유는 정맥의 피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서다. 정맥은 심장에서 나온 피가 다시 심장으로 돌아가는 혈관으로, 심장에서 펌프 역할을 해 혈액을 밀어내는 동맥과 달리 근육의 힘을 빌려 혈액을 밀어내야 한다.

그런데 오래 서있거나 다리를 오랜 시간 사용하지 않는 경우 중력 때문에 피가 심장으로 올라가기 어려워진다. 그리고 다리가 붓고 쥐가 나는 등의 정맥부전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다리를 움직여주면 풀리는 느낌이 드는데, 이는 근육이 움직이면서 정맥 내 혈액이 순환되기 때문이다. 또 혈액을 끌어올려주는 판막이 기능을 상실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정맥부전이 생길 수 있다.

김건우 원장은 “정맥부전을 예방하는 방법은 자주 걸어 다니고, 혹은 서 있더라도 발뒤꿈치를 들어 올리는 ‘까치발’을 하면서 다리 근육을 자극하는 방법, 잘 때 다리를 심장보다 높이 올리는 방법 등이 있다”며 “하지만 이것만으로 완전한 처치는 불가능하므로 증상이 나타나는 초기에 전문의 상담 및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하지정맥류, 혈관 막는 비수술적 방법이 대세

하지정맥류 치료는 혈액이 역류하는 정맥을 막거나 제거하는 것으로, 혈액은 다른 정상 정맥을 통해 흐르게 된다.

과거에는 문제 혈관을 뽑아내 제거하는 수술이 가장 흔했으나 최근에는 비수술적 방법이 활발하고, 환자들의 선호도도 높다. 흉터나 멍이 적고 시술 시간이 짧으며,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기 때문이다.

비수술 방법 중 레이저나 고주파는 고온의 열을 가해 혈관을 폐쇄하는 방법이다. 수술보다 간편하지만 국소마취가 필요하고 시술 뒤 장기간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신어야 한다. 경화제로 혈관을 굳히는 클라리베인의 경우 경화제의 사용량 제한이 있어 대부분 한 번에 한쪽 다리만 시술이 가능하고, 짧은 기간 동안 압박스타킹을 신어야 한다.

베나실은 생체접착제를 사용해 혈관을 붙이는 방법으로 마취가 필요 없고 압박스타킹을 신지 않아도 되며, 한 번에 양쪽 다리 시술이 모두 가능해 환자 입장에서 가장 편안한 방법으로 꼽힌다. 다만 일부 환자에서 생체접착제에 대한 알러지 반응이 나타나기도 해 치료 후 이상 반응이 있는지 확인하고 잘 대처해야 한다.

김건우 원장은 “겉보기에 멀쩡하더라도 평소 다리가 잘 붓고 통증이 있으며 쥐가 자주 나는 등의 증상이 동시에 나타난다면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며 “정맥부전은 진행성이므로 조기에 발견해 압박스타킹이나 약물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