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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야무진 학습현장 - 우리 동네 어린이도서관 활용하기
아이들의 야무진 학습현장 - 우리 동네 어린이도서관 활용하기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12.13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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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자기 주도성을 만들어갈 배움의 장소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
까? 두세 살 아이를 데리고는 아무 곳도 갈 수 없다며 하소연하는 엄마에
게도, 남들 다 하는 조기교육에 동참해야 할 다섯 살 아이를 둔 엄마에
게도, 일곱 살이 되면 영어유치원을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는
엄마에게도 정답은 어린이도서관이다. 자발적인 배움, 관계의 배움, 그리
고 지속 가능한 배움의 장소로 어린이도서관의 활용법을 찾고, 그 진정
한 가치를 알아보자.

귀로 듣는 말의 체험, 책 읽어주기
일본의 그림책 출판인이자 평론가인 마츠이 다다시 선생은 ‘그림책의 힘’
이라는 책에서 그림책은 아이 혼자 읽는 책이 아니라 누군가 읽어주는
책이라고 말했다. 아이를 무릎에 앉혀놓고 가만가만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이는 귀로는 읽어주는 말을 듣고 눈으로는 그림을 읽는다. 아이의 심
상 속에 ‘귀로 듣는 말의 체험’과 ‘눈으로 보는 그림의 체험’이 하나로 합쳐
지며 완성되는 이미지, 이것이 그림책을 감상하는 최적의 방법이라는 것
이다. 또한 함께 그림책을 볼 때는 자연스러운 신체 접촉이 일어나 아이
들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위안도 함께 얻는다. 이것은 이야기를
전달하고 정보를 주는 차원을 넘어 사랑받고 싶어하고 따뜻한 위로를 원
하는 아이의 본성을 충족해줘 성숙한 마음을 가진 어른으로 자랄 수 있
도록 돕는다.

전남 순천시 장천동 작은 나무 어린이 도서관
엄마 같은 마음으로 날마다 책 읽어주기를 시행하고 있다.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
은 물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아이들이 단체로 방문하면 책을 읽어준다.
문의 061-743-3824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동화기차 어린이 도서관
매주 화요일 오후 3시가 되면 검은 모자를 쓴 마녀가 나타나 아이들에게 재미있
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문의 032-320-6366



묻거나 따지지 않기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주거나 책을 읽는 행위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특별한 목적 없이 그저 즐기는 활동이다. 그야말로 묻지도 따지
지도 않는, 교육이나 성취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 책읽기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아이들이 관계를 통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그런
안정감이 그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그리하여 그들이 관심을
지속하고 그 지속이 알고자 하는 열정, 성취하고자 하는 자발적인 열정
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튼튼한 돌다리가 되어준다.
그런데 책을 읽어주다 보면 몇몇 아이들은 꼭 질문을 한다. “독후활동으
로 뭐해요, 독후감은 몇 장 써요”. 이런 질문은 그동안의 책읽기가 어떤
능력의 성취를 위한 학습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책 읽어주기를 매개로 해 아이들이 다양한 능력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하
는 것은 중요한 교육방법의 하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
들이 온전히 책을 읽거나 듣는 시간 속에서 재미와 신뢰를 무엇보다 먼
저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고 나면 자연히 말이 풍기는 리듬,
리듬이 주는 다양한 감정, 감정을 지속하는 여운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런 경험의 계단은 어른들이 조바심 내지 않아도 너무나도 당연하게 아이
들을 지식의 세계로 데려다줄 것이다.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애기똥풀 어린이 도서관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이 책 속 세상과 책 밖 세상을 만나는 시간. 스스로 추론
하는 습관을 들이며 책 속의 생각들을 만난다.
문의 031-565-3066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동화나라 어린이 도서관
내 마음을 펼쳐 보이는 ‘나만의 책’을 직접 만들면서 꼬마작가가 되어본다.
문의 031-968-7070


어린이 사서가 되다
도서관만의 특별한 프로그램 중 또 다른 하나는 어린이 사서 활동이다.
늘 책과 가까이 있다는 장점 외에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봉사의 기
쁨을 알 수 있게 해줘 더욱 의미가 깊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친구들이
책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내 시간을 내어 책을 정리하고, 책을 잘 찾지
못하는 친구들을 위해 책을 찾을 수 있는 나의 능력을 나누어주기도 하
고, 사람들이 도서관을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효율적
으로 배치하기도 하면서 아이들은 ‘관용’을 교과서의 문장이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배우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이들은 관계 속에서도 도
서관이 얼마나 재미있는 공간인지, 그 안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내가 하는 일들이 도서관에,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기여
를 할 수 있는지 스스로 깨닫게 된다.

전북 익산시 삼성동 어린이도서관
도서관에 관해 자세히 배우고,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 선생님들의 업무를 체
험하며 도서관을 알고 도서관을 위해 활동하는 어린이 체험학습 활동이다.
문의 063-834-3612
전남 순천시 기적의 도서관
4∼5학년 초등학생들이 6개월 동안 어린이 사서가 되어 도서관 봉사를 하며 도
서관에서의 주인의식을 갖게 한다. 이외에도 도서관에서 하룻밤 자기, 다른 지역
도서관 둘러보기 등 월별로 진행되는 다양한 세부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문의 061-748-4071
서울시 마포구 신공덕동 늘푸른 소나무 작은 도서관
실제로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통해 도서관에 애착을 갖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교육 후 어린이 명예사서로 도서관에서 활동한다. 문의 02-718-4785


문화 즐기기
외부 전문가들을 초청한 공연에서부터 늦은 밤 모여 불 꺼놓고 보는 영
화, 아이들이 책을 읽고 쓱쓱 쓰거나 그려놓은 글과 그림까지, 도서관에
서 벌어지는 일들은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다. 엄마, 아빠, 친구들에서부
터 동네 어른들까지 익숙한 사람들과 함께 듣는 음악, 함께 감상하는 그
림, 함께 보는 영화와 같은 경험은 아이들에게 다른 이들의 감성과 지성
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문화 소통의 장이 된다. 또한 어린이도서관에
서는 동화책 작가를 직접 만나볼 기회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책, 친구들
과 재미있게 읽은 책의 작가를 초대해 이야기도 듣고 그림을 전시하기도
한다. 그런 발견은 문화는 누릴 수 있는 소수 사람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일상의 것이
라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서울시 중구 신당동 느티나무 도서관
이웃들이 모여서 차 한잔씩 나누며 영화도 보고 낭독회도 하고 두런두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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