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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대한민국 성(性) 불평등 보고서
2010년 대한민국 성(性) 불평등 보고서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12.1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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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에서 동성애 코드는 이미 오랜전부터 등장했다. 장국영과 양조위가 주연을 맡았던 ‘해피투게더’나 히스레저와 제이크 질렌홀이 카우보이로 등장해 사랑을 나눴던 ‘브로크백 마운틴’ 등과 같은 영화는 동성의 사랑을 다루며 등장할 때마다 많은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이외 일부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비친 동성애는 대부분 여성성이 강한 남자의 모습으로 표현되면서 비하되거나 희화화된 면도 없지 않았다.
지난 11월 종영한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속 동성애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동성애를 전면에 내세운 여타 영상과는 달리 김수현 작가는 동성애를 가족 이야기 속에 녹여내 보다 현실적인 문제와 고민을 끄집어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의사, 사진작가인 두 동성애자는 자신의 성 정체성과 가족과의 대립문제를 두고 여러 모양으로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동성애에 거부감이 있던 시청자들도 아들이 어머니에게 커밍아웃을 하며 오열하는 장면을 보고 눈물 흘리기도 했다. “자신이 남들과 다르게 태어났다는 것보다 세상을 속이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고통”이라고 말하는 극중 태섭의 말처럼 드라마는 동성애자의 진솔한 이야기와 고민을 잔잔하게 그려내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선사했다. 하지만 드라마와는 달리 이를 넘어선 동성애 공방은 쉽게 잦아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동성애 반대
소수 인권 주장하며 다수 인권 위협해서는 안 된다
지난 10월 군대 내 동성애를 형사처벌토록 한 군형법 92조 조항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에 대해 기독교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이하 바성연), 참교육어머니전국연합 등에서는 성명을 통해 “인권위 의견대로 군형법 92조가 위헌으로 심판될 경우 군 기강 해이는 불가피하고 에이즈를 급속히 확산시킨다”며 “이 때문에 실제 대다수는 군대 내 동성애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인권위는 동성애 관련 단체에 지난 5년 동안 1억1천230만원을 지원했다. 또 인권위가 만든 영화 ‘별별이야기2’ 중 동성애를 다룬 여섯 편은 청소년들에게 동성애에 대한 환상을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바성연은 동성애를 저지하는 이유 중 하나로 에이즈 감염을 들었다. 바성연에 따르면 동성애자의 에이즈 감염 확률은 일반인보다 730배에 달하며 현재 에이즈 환자 중 동성애자가50%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동성애자가 유전적이고 선천적이라는 근거는 희박하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문화적,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학습되어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다른 나라 선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단체는 이와 함께 일간지에 “인생은 아름다워 보고 게이 된 내 아들, 에이즈 걸리면 책임져라”라는 문구의 광고를 내놓기도 했다. 동성애 혐오가 은연중 존재하는 우리 사회에서 신문광고와 같이 공개적이고 적극적인 형태의 동성애 비난은 새로운 논란을 확산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바성연을 비롯한 동성애 저지 단체의 주축을 이루는 일부 보수 기독교계의 움직임을 두고 일각에서는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차별금지법’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 더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법무부는 올해 4월부터 ‘차별금지법 특별분과위원회’를 설치해 ‘성적 지향을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차별금지를 중심으로 한 차별금지법 발의를 준비 중에 있다. 차별금지 영역에 ‘성적 지향’을 포함할 것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포함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보수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 단체들이 이를 저지하기 위한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종교계 일부에서는 이 법의 제정을 막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어느 대형 교회 목사는 한 인터뷰에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교회에서 동성애가 죄악이라고 설교하지 못하게 된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 입법을 준비하고 있는 인권정책과 관계자는 한 인터뷰에서 “차별금지법이 당장이라도 입법 될 것처럼 광고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며 현재 여러 자문을 얻고 있는 단계일 뿐”이라고 전했다. 현재 바성연은 차별금지법뿐만 아니라 계류 중인 군대 안에서 발생하는 동성애 처벌 조항을 위헌 판결하라는 육군 제22사단 보통군사법원의 위헌 청구 소송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탄원 중인 상태다.

동성애 찬성
아무도 차별받지 않는 차별금지법 제정해야 한다
이번 바성연의 신문광고에 대해 동성애자인권연대를 비롯한 여러 동성애옹호단체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동성애 혐오를 조장하는 광고로 사회적 다양성을 말살할 뿐 아니라 동성애자와 에이즈 감염자에 대한 폭력수준의 모욕이라는 주장이다.
동성애자인권연대는 바성연이 주장하는 ‘에이즈 환자 160만 명 중 50%가 동성간 성접촉에 의한 것’, ‘에이즈 환자 중 절반이 동성애자’,       ‘동성애자 에이즈 감염 확률 730배’라는 의견은 모두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에이즈는 동성애자만 걸리는 병이 아니며 에이즈 환자 역시 여타 질병을 앓는 환자와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UN에이즈계획의 2008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HIV감염인과 환자의 약 70%가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륙인 아프리카에 에이즈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문제의 본질이 동성애가 아닌 빈곤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청소년 보호를 내세워 동성애 혐오를 조장하는 이 순간에도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거나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혐오와 폭력에 노출된 청소년들이 삶의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음도 언급했다. 동성애자인권연대가 밝힌 한 연구에 따르면 70% 이상의 청소년 동성애자가 자살을 생각해본 적 있고 실제 자살을 시도해본 경우가 45.7%로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 청소년 동성애자 커뮤니티 상담게시판에는 자살에 대한 고민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그럼에도 무조건적인 동성애 반대를 외치며 동성애 혐오를 조장하는 행위는 처벌받아야 한다는  것이 동성애옹호단체들의 입장이다.
동성애자인권연대는 차별금지법안과 관련해 동성애를 부추기는 법안이자 동성애를 보편적인 성윤리에 반한, 가정, 사회, 국가를 붕괴하는 행태로 매도하는 바성연의 태도 역시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동성애자인권연대는 성명서에서 “이미 많은 국가에서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왔으며 어떤 법적 보호장치 없이 차별과 혐오에 노출된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을 완화하기 위해 ‘성적 지향’을 차별금지 사유로 두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동성애자인권연대를 비롯해 이번 동성애옹호시민단체들은 지난 10월 29일 올바른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차별금지법은 포괄적 인권기본법으로서 한국 사회에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다양한 차별 현실을 알려내고 차별을 실질적으로 구제함으로써 평등과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이라고 주장했다. 동성애에 대한 차별뿐 아니라, 병력, 학력, 범죄전력, 나이, 출신국가, 가족상황 등으로 발생하는 차별까지를 모두 규제해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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