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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향합니다’ 이재만 변호사가 꿈꾸는 평등한 세상
‘사람을 향합니다’ 이재만 변호사가 꿈꾸는 평등한 세상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1.01.1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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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법을 몰라 어려움 당하는 일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

지금껏 많은 유명인들이 치러낸 화제의 소송 뒤에는 늘 그가 있었다. 법적인 조언을 비롯해 의뢰인의 리스크까지도 배려하는 모습은 한번 인연 맺은 이들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과거 1심에서 유죄판결이 난 사건을 2심에서 뒤집고 승소하며 ‘무죄 제조기’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그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이사 겸 법정위원장, 대한변호사협회 이사, 대한체육회 법률고문, 경찰청 법률자문위원,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의원을 비롯해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냉철한 판단력과 따뜻한 감성이 느껴진다.

법을 쉽게 전달하기 위한 끝없는 노력
TV 프로그램 ‘드라마 법정’과 ‘여성공감’에 출연해 많은 이들에게 편안한 법 해설가로 이름을 알린 이재만 변호사. 그저 어렵고 따분한 법이 아닌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법, 알면 알수록 더 궁금해지는 법을 쉬운 이야기로 풀어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에게 특별한 소명의식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법치주의 사회에서 법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해서 법조인이 됐어요. 그런데 변호사로 일하다 보니 조금만 법 지식이 있었어도 해결할 수 있는데 그것을 몰라 피해보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법 지식을 사전에 알고 있다면 법적 분쟁에서도 이길 수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법을 좀 더 쉽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법을 전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2007년 어린이를 위한 법률지식서인 ‘리틀 로스쿨’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던 아들이 자신도 볼 수 있는 법서를 알려달라는 말에 도전을 받아 고민하던 중 어린이 신문에서 연재글 요청이 들어왔다. 아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법 이야기를 써달라는 것.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날 법한 상황과 그에 따른 법률지식을 쉽고 친절하게 적어나간 그 연재글을 모아 책으로 출간한 것이 ‘리틀 로스쿨’이다. 어린이를 위한 책이지만 어른들도 평소 잘 모르거나 궁금해할 만한 내용이 가득하다.
“아이들이 책을 보면서 법적 사고력을 키웠으면 하는 바람이 컸어요. 법적 사고력을 가지면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법적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감흥을 갖게 되거든요. 범죄에 대한 자제력도 가질 수 있고요. 무엇보다 논리력을 키우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되죠.”
법률상식을 대중에게 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한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TV 드라마 속 한 장면에서도 그는 법의 눈으로 바라보며 쉬운 법률상식으로 풀어 대중에게 전달한다. 대중들의 법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하게 활동하는 그지만 직접 소송을 맡아 문제를 해결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법률 상식을 알리는 활동은 사실 ‘고맙다’는 인사를 듣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예방주사를 맞고 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해서 의사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럼에도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쉽게 놓을 수 없는 부분이에요.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법적으로 어려움이 생긴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주었을 때는 의뢰인도 기뻐하고 저도 보람을 많이 느끼죠.”

여성과 청소년, 유명인사까지 사로잡은 비결
대중과 소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는 여성, 청소년과 관련된 정책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의원을 맡으면서 여성의 권익 향상을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제안하고 실현 가능한 경우를 알려주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요즘 많은 여성들이 아이 한 명 낳기도 힘들어해요. 옛날에는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고 했지만 이제는 인구가 줄어들어 국력에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 되었죠. 그래서 여성가족부에 여성들이 육아와 교육문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을 제안했어요. 육아와 출산 장려를 위해 여성들에게 평생직장을 제공하고 직장 내 탁아시설을 확충하는 등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한 제안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는 여성뿐 아니라 청소년에도 관심이 많다. 자신 역시 아이 아버지이기도 하거니와 아이들이야말로 우리나라의 미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성적 경쟁 속에 아이들을 밀어넣기보다는 아이들의 잠재력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와 함께 재미있고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서 키워주는 사회 분위기를 어른들이 만들어야겠죠. 그래야 모두가 잘살고 협력하는 나라가 되어 청년들의 미래도 보장할 수 있습니다.”
그는 특히 유명인사들에게 많은 신뢰를 받는 변호사이기도 하다. 그 배경을 묻는 질문에 그는 “일반인이나 유명인사 모두 법 앞에서 평등할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라며 겸손한 대답을 내놓았다.
“법의 여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칼과 천칭인데 그중에서도 천칭은 죄의 무게와 벌의 무게를 같게 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경우에는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탓에 같은 잘못을 하더라도 수사기관이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즉 본보기로 삼는 것이죠. 지명도가 있는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지만 일반인보다 무겁게 처벌받는다는 논리는 결코 옳다고 볼 수 없어요. 연예인이든 일반인이든 잘못을 했으면 똑같이 처벌받아아죠.”
평등하게 처벌받는다 하더라도 유명인들은 명예훼손 문제를 겪곤 한다. 사회적 지탄, 인격적 모독은 자기가 지은 죄에 덤으로 오는 벌이 된다. 누명을 쓰더라도 언론을 통해 바로 죄인이 되어버리는 위태로운 상황은 곧 그들에게 리스크로 작용한다. 이런 일들이 잦아지면서 요즘 상당수의 유명인사들은 자신의 리스크 관리까지 해줄 수 있는 변호사를 찾는다. 하지만 국내에는 혐의 상태에서도 언론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는 변호사가 많지 않다. 때문에 주병진, 권영찬, 편승엽, 구창모 등을 비롯해 최근 송일국, 주지훈, 장은영까지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들이 그를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람 마음을 헤아리는 자상한 변호사
그는 “열 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마라”는 법언을 철학으로 삼고 있다. 아무리 억울하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도 변론할 때는 증거를 중심으로 판단하되 본능적인 확신을 더한다. 대개 사건에 관련된 자세한 설명을 듣지만 설명 대신 울음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무죄를 확신한 적도 있다. 강도 상해로 누명을 뒤집어쓴 한 청년을 무죄 변론해 승소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첫 만남에서 너무나 억울한 나머지 말조차 하지 못하고 울음만 터뜨렸던 청년에게서 마음의 소리를 들은 이재만 변호사는 무죄 변론을 맡았고 결국 승소를 이끌어냈다. 다른 직종보다 억울한 사람들을 계속 만날 수밖에 없는 자리이기에 그는 의뢰인의 마음까지 만지는 역할도 담당한다.
“변호사가 하는 일 중 하나가 당사자의 불안한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거예요. 특히 화이트컬러는 수사 도중 결론에 관계없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여럿 있습니다. 그만큼 심적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죠. 죄가 없으면 끝까지 싸워야 하는데 죄가 없어도 그러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는 불안하고 힘들어하는 의뢰인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을 건넨다. 경우에 따라 누명을 쓰거나 패소하더라도 법원의 판단은 결국 인간이 내린 결정이라는 생각에서다.
“사람은 누구나 죄를 지을 수 있기 때문에 대가를 치르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해요. 넘어졌더라도 다시 툴툴 털고 일어날 수 있게 돕고 있습니다.”
학창시절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겨라”는 성구에 감동을 받은 그는 지금껏 손해를 보면서 살려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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