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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행복한 서울 만들겠다”오세훈 서울시장 신년 특별 인터뷰
“시민이 행복한 서울 만들겠다”오세훈 서울시장 신년 특별 인터뷰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1.01.1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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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해의 시작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만난 오세훈 서울시장의 표정에는 약간 피로감이 감돌았다. 지난 2010년 6월 서울시 최초 민선 재선시장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선거에서 승리한 후 6개월여. 그러나 오 시장에게 그 시간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비록 시장 선거에서는 승리했지만 서울시 의원 선거에서는 의석의 4분의 3을 야당인 민주당에게 내어주었기 때문이다. 당시 오 시장은 “사실상 선거는 졌다”고 표현했다.
민선 5기, 오 시장은 재선 시장으로서 그간 추진해온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더 큰 비전을 펼쳐나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전면 무상급식’ 문제를 둘러싸고 불거진 시의회와 대립이 심화되면서 암초에 걸린 상황이 돼버렸다. “새해를 맞이하는 희망에 찬 시기여야 하는데 지금 솔직히 그렇지 못하다”고 심경을 드러낸 오 시장은 현 상황을 두고 “일종의 전쟁 중”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그간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원칙을 버릴 수는 없다
“여소야대의 시의회 상황이 갖고 올 수 있는 서울시 행정에 미치는 변화에 대해 아마 보통 시민 여러분은 잘 실감하지 못하실 겁니다. 그저 막연히 견제가 좀 있겠다고 생각하시지만 시의회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서울시정과 같은 생활정치에서 그리 큰 정치논리가 개입할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이미 상당히 오염돼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시의회와 무상급식을 둘러싼 갈등으로 많은 시민들이 불편한 마음을 갖고 계신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하지만 역시 무상급식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재선 취임 이후 크고 작은 부분에서 이견을 보여온 오 시장과 서울시의회의 갈등은 무상급식을 놓고 더욱 심화되고 있다. 급기야 지난 12월 1일 민주당 측 시의원들의 주도로 무상급식 조례안을 통과시키자 오 시장은 시의회 출석 거부와 시정 협의 전면중단 선언으로 맞서는 초강수를 두었다. 더구나 12월 18일 예정됐던 무상급식 관련 TV토론조차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취소된 상황에서 2011년 새해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있어 갈등이 봉합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시의회와 격화된 대립이 향후 시정 운영에 적잖은 차질을 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오 시장이기에 “원칙을 훼손하면서까지 잘못된 정책에 동의할 수는 없다”는 소신을 놓고 그 고민은 깊어지는 듯했다.
“서울시 입장에서는 여윳돈이 그렇게 많은 상황이 아닙니다. 혹시 여유가 있다고 해도 가난한 집 아이들이 자라는 데 먹을 것 외에도 돈을 쓸 일은 정말 많습니다. 요즘 교육잡부금이 좀 많이 들어갑니까. 그걸 순서에 입각해서 점차적으로 도와주자는 것이 서울시 입장입니다. 취임 후 6개월 동안 현장에서 학부모와의 대화만 여섯 번 했습니다. 이구동성으로 말씀하시는 것이 학교 안전문제의 개선이더군요. 두 번째는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강화였습니다. 세 번째가 노후화된 학교 시설 확충으로 교육의 질을 높여달라는 요구였고요. 그 다음이 무상급식도 해주면 좋다는 거였습니다. 아마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모두 공감하실 내용일 겁니다.”
오 시장은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가 있음에도 전면 무상급식 최우선을 고집하는 것을 ‘포퓰리즘 정책’으로 규정하고 있다. 야당 측에서 무상급식을 표를 얻기 위한 공약으로 여기면서 교육에 있어 최우선순위처럼 오도하고 있다는 것. 더구나 서울시 역시 무상급식에 대해 완전히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2011년부터 저소득층을 우선으로 하는 ‘점진적 무상급식’은 찬성하기 때문이다. 전면 무상급식을 하기에는 서울시 모든 학교에 물적·인적 인프라가 충분치 않다는 것이 서울시의 판단이다. 따라서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부터 우선적으로 챙기면서 시범사업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시행착오를 줄여야 시민들의 귀중한 세금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전면 무상급식을 하기에는 우선순위 문제도 있지만 지금도 급식실과 식당이 없어 뿌연 먼지가 있는 교실에서 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도 많습니다. 향후 10년 내 수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무상급식을 실시하면서 단 한 번의 시범사업도 없이 전면 실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오 시장은 재선 시장 취임 후 총 여섯 차례 학부모와 교사, 시민이 참여한 현장대화를 진행해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취합된 의견을 서울시가 추진 중인 교육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3무(無) 학교’로 대변되는 서울시 교육지원정책은 오래전부터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과 사교육비가 없는 학교, 학습 준비물이 없는 학교를 표방한다.
“전면 무상급식안은 이 교육지원정책에 쓰일 예산의 상당부분을 줄어들게 하고 그도 부족해 서울시와 자치구에 예산의 절반과 30%를 지원하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전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런 사정은 시민들이 대부분 모르시는 것이고요. 제 입장에서는 수적 열세의 시의회 환경에서 전면 무상급식을 동의하자니 잘못된 정책에 동의하는 것이고 그렇다고 끝까지 고집하면 서울시가 할 일들의 예산을 다 삭감하겠다고 하는 상황이니 고민이 깊습니다.”  

이유 있는 청렴도 1위 비결
최근 서울시는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지난 2009년 9위에 선정되는 아픔(?)을 회복하고 2008년에 이어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또한 부패방지 시책 평가에서는 3년 연속 최상위 기관으로 선정돼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았다. 오 시장으로서는 어려운 가운데 보람을 느끼게 하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청렴도 평가는 전화설문을 통해 이뤄졌다고 합니다. 서울시가 1위라는 것은 시민 여러분이 서울시를 가장 청렴하다고 인정해주셨다는 것이기 때문에 기쁘고 뿌듯합니다. 그동안 서울시는 복마전(伏魔殿)이라는 그간의 오명을 벗어내고 청렴정신을 공직사회에 정착시키기 위해 내ㆍ외부에 존재했던 청렴사각지대를 제거하고 다각도의 조직 혁신과 강도 높은 비리 근절대책을 실시해왔습니다.”
서울시는 그간 시민대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시민과 학계, 전문가 등 외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를 통해 서울시 청렴도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간부급 공무원부터 솔선수범하는 ‘청탁 근절 캠페인’을 추진했다. 또 한 가지 대표적인 제도가 바로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다. 전국에서 처음 도입한 이 제도는 단 한 번의 비리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실시한 것. 금액에 상관없이 공금 횡령, 금품향응 요구, 정기 상습 수뢰 등 업무처리, 직무와 관련된 100만원 이상 금품향응 수수 시 해임 이상의 징계로 공직에서 완전히 퇴출하겠다는 원칙을 세워두고 있다. 새로운 구상을 현실화하는 원년을 맞이한 오 시장으로서는 앞으로도 더욱 확고한 청렴의지를 가지고 시정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청렴도 1위는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민선 4기 이후 차곡차곡 쌓아올린 노력과 의지의 결실이죠. 지금까지 추진해온 많은 노력 위에 이제 시민 여러분과 공무원의 열정을 더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청렴정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서울의 변화는 보람으로 다가와
그간 서울은 환경적으로나 삶의 질적인 면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이어져왔다. 단순히 대규모의 사업 외에도 오 시장이 추진한 사업 중에는 일상생활에서 시민들의 편의를 고려한 사업이 많았다. 간간이 현장에서 만족스러운 시민들의 반응을 접하는 오 시장으로서는 적잖은 보람을 느끼게 된다.
“120 다산콜센터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꽤 많아졌습니다. 전화해보신 분들은 다들 깜짝 놀랐다고 하시더군요. 친절하고 정확하면서도 빠르게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생겨났다는 것에 만족을 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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