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17:45 (일)
 실시간뉴스
진천·아산 주민들, '우한 교민 수용' 전격 결정…"편히 머물다 가시길"
진천·아산 주민들, '우한 교민 수용' 전격 결정…"편히 머물다 가시길"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0.01.31 11: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1일 오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앞에서 우한 교민 격리 수용을 반대하던 아산 주민들이 농성천막 주변을 철수하며 정리하고 있다.
31일 오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앞에서 우한 교민 격리 수용을 반대하던 아산 주민들이 농성천막 주변을 철수하며 정리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발병한 중국 우한 지역에 머물고 있던 교민들이 격리될 예정인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 주민들이 반대 입장을 철회하고 교민들을 수용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경찰인재개발원과 경계를 맞닿은 충남 아산시 사래마을 주민들은 31일 오전 9시부터 약 2시간여의 주민회의를 마치고 이날 송환된 우한 교민들을 인재개발원에 수용하겠다는 정부의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다만 주민들은 정부와 마을 주민들의 생계 보전, 방역체계 마련 등 후속 조치를 협의하기로 했다. 현재 인재개발원 인근에는 약 60여가구가 살고 있다. 

전날 밤까지 교민들의 수용을 반대하며 농성 시위를 벌이던 현지 주민들은 교민들을 수용한 비행기가 김포공항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농성장 일부를 철거하고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기본적으로 교민들의 수용을 환영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수용이 결정됐고 경찰들이 차량과 인력으로 개발원으로 향하는 교통을 통제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교민들을 받아들이는 것 자체는 반대하지 않았지만 정부가 천안에서 아산으로 수용지역을 급작스럽게 변경한 것에 대해 반감을 드러냈다.

31일 오전 11시10분쯤 충북 진천군 우한 교민 수용 반대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교민 수용 반대를 철회하겠다며 현수막을 제거하고 있다.
31일 오전 11시10분쯤 충북 진천군 우한 교민 수용 반대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교민 수용 반대를 철회하겠다며 현수막을 제거하고 있다.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인근 주민들도 우한 교민 도착을 앞둔 이날 오전 그간의 반대 입장을 철회하고 전격 수용 입장으로 선회했다.  

우한 교민 수용 반대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미 교민들이 국내로 들어왔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교민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14일 동안 안전하고 편안하게 머물다 가시길 바라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교민 수용시설로부터 불과 400~500m 앞에 아파트단지가 있는만큼 철저한 소독대책과 마스크 등 보건·위생용품 지급, 주민 피해 최소화 등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입장을 밝힌 대책위는 곧바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입구에 내걸었던 반대 현수막 등을 자진 철거했다.

이들은 현수막을 철거한 뒤에도 현장을 지킬 예정이지만, 교민 입소 과정에서 반대 시위 등을 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교민 입소를 앞두고 극적으로 진천주민들이 수용 결정을 하면서 지난 29일부터 이어졌던 경찰과의 대치 상황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거주하던 교민·유학생 등이 탑승한 대한항공 KE9884편 보잉747 여객기는 이날 오전 6시3분(현지시간 오전 5시3분)쯤 톈허공항에서 출발해 오전 8시쯤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교민 등 367명은 김포공항에서 신분 확인과 검역절차를 마친 뒤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분산 수용된다.

이들은 해당 시설에서 외부와 차단된 상태로 격리 생활을 하고, 2주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증상이 없으면 퇴소하게 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뉴스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