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3:35 (금)
 실시간뉴스
드라마 ‘시크릿 가든’ VVIP 파티가 궁금하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 VVIP 파티가 궁금하다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1.02.14 13: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드라마에서처럼  불평등과 차별은 실제 그들이 원하는 것, 상위 0.1%
 사람들의 울타리 안을 들여다보니…”

“댁은 자기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 알지만 우리 백화점 VVIP들은 자기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 몰라. 매일 매분 매초마다 국내외 통장잔고가 불어나니까. 여기까지는 쉬워. 자 그럼 사회 경제체제에서 노동조직 부의 분배방식과 수량의 다름에 따라 생기는 인간집단이 뭔 줄 알아? 바로 계급이야. 그들이 1년에 1억원씩 쓰면서 원하는 건 딱 두 가지야. 불평등과 차별. 군림하고 지배할 수 없다면 차라리 철저히 차별 받길 원한다고. 그게 그들의 순리고 상식이야.”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김주원이 길라임에게 했던 말이다. VVIP들의 세계를 가장 짧고 강렬하게 설명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이로 인해 ‘시크릿 가든’에 등장한 백화점 VVIP 초청 연말파티와 상위 0.1%의 삶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주요 백화점은 VVIP들을 위해 폐점 뒤 문을 여는 ‘오프타임 마케팅’을 운영하기도 한다. 구매력이 높은 고객들을 초대해 그들만을 위한 매장 개방으로 쾌적한 쇼핑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VVIP 초청 파티에 참가한 고객들은 이 같은 특별한 대우에 대부분 흡족해한다는 전언이다.
롯데백화점은 매년 5월, 11월, 연 2회 서울 명동에 위치한 명품관 에비뉴엘에서 VVIP 고객 400∼500명을 초청해 파티를 연다. VVIP 선정기준은 주로 명품 브랜드 구매 금액이며 그중에서도 등급이 나뉘어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전국 지점 중에서도 부자 고객들이 많은 강남점과 본점, 부산센텀시티점 VVIP 고객을 대상으로 ‘나이트 파티’를 비정기적으로 연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개점 80주년을 맞아 전 점포에서 우수 고객을 초청해 나이트 파티를 열었다. 신세계 본점 명품관에서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열린 VVIP 행사에서 고객들은 백화점이 준비한 요리와 이벤트를 즐기며 여유롭게 쇼핑을 했다.
‘명품 백화점’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던 갤러리아도 이 같은 나이트 파티를 연다. 파티는 백화점 영업시간이 끝난 뒤 저녁 8∼10시경에 열리며 뷔페음식과 최고급 샴페인인 돔 페리뇽이 제공된다고 알려졌다.

돈과 명예는 기본, 비밀 유지는 필수
평소 패리스 힐튼처럼 파티를 좋아하고 고급스럽고 화려한 패션감각으로 시선을 끌어 ‘패리스 문슈’라고도 불리는 파티플래너 문숙영 씨. 연예인 쇼케이스 및 대기업 론칭 파티, 상위 0.1%의 프라이빗 시크릿 파티를 기획하는 유능한 파티플래너다. 강남의 한 클럽에서 만난 그녀는 몸매가 잘 드러나는 블랙 원피스에 화려한 목걸이, 호피무늬 스틸레토 힐(아찔한 높이의 하이힐)로 고급스러운 파티 복장을 완성했다. 평소에 입는 파티 의상이라는 그녀의 말에 럭셔리 파티의 분위기를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는 “VVIP 시크릿 파티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이뤄진다”고 말했다. 시크릿 파티라는 말은 패밀리 파티라는 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상위 몇 프로의 사람들은 사생활을 보호 받길 원해요. 자신의 회사 혹은 아버지의 회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드라마에서 주원이가 VVIP 파티장에서 라임이와 키스한 후 다음날 아침 비서에게 ‘주식 떨어졌어?’라고 묻는 건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이야기예요. 대개 재벌가 사람들은 집안끼리 알고 지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 보면 재벌 2∼3세들끼리 친구가 되죠. 이들은 자신에게 영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말과 행동이 극히 제한되어 있어요. 그들도 사람인데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그래서 자신의 말과 행동이 새어나가지 않는, 믿을 만한 사람들로 구성된 시크릿 파티가 생기게 된 거죠.”
파티 초대는 파티플래너가 담당한다. 그 파티의 특성에 걸맞는 사람들의 리스트를 뽑고 파티에 초대하는 형식이다. 그녀가 알고 있는 VVIP 리스트만 해도 2천∼3천여 명. 각 파티별 인물들의 성향에 맞춰 섭외하는 것이 성공적인 파티의 필수조건이다.
“시크릿 파티 포스터에는 약도나 전화번호도 없어요. 파티 주최자의 이름과 드레스 코드만 적혀 있죠.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라도 초대 받지 못하면 입장할 수 없어요.”
파티 의뢰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의뢰자가 속해 있는 모임의 성향을 파악한다. 그 모임의 분위기가 사업이 지배적이라면 비즈니스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사람을 초대하는 방식이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서로의 비밀을 지켜줄 수 있을 만한 성품과 지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물론 상위 0.1% 세계에도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파티 초대를 고려해야 한다.
“제가 볼 때는 돈만 많다고 해서 VVIP로 불리는 것 같진 않아요. 명예만 있어서도 안 되고요. 부와 명예를 함께 갖추고 있어야 진정한 VVIP죠. 어떠한 분야에서 최고일 때도 VVIP 대접을 받을 수 있고요. 그러나 아무리 돈이 많고 명예가 있어도 매너나 성격이 좋지 않으면 모임에서 두 번 초대 받지 못하는 인물이 돼요.”

재벌 2∼3세, 의외로 외롭고 상처가 많은 사람들
문숙영 씨 역시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즐겨 봤다. VVIP들과 가까이 지내는 그녀이기에 드라마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도, 현실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녀가 가장 공감하지 못한 부분은 극중 재벌들이 지나치게 우아하다는 점과 로엘백화점 VVIP 파티에 길라임이 온 것을 보고 수군수군하는 장면이었다.
“백화점 파티에 가도 보통은 한 번쯤 얼굴은 본 사이거나 아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뉴 페이스의 등장은 조금 당황할 수도 있고 호기심이 생길 수도 있죠. 하지만 드라마처럼 수치를 안겨주거나 수군대지는 않아요.”
가장 공감했던 것은 ‘VVIP들이 1년에 1억원씩 백화점에서 돈을 쓰면서 원하는 것은 불평등과 차별’이라는 대사였다. 이 말을 뒷받침해주듯 재미있는 사실은 같은 VVIP라도 그 안에서 또다시 등급이 나뉜다는 것. 그러나 설사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싫어해도 절대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게 이 세계의 룰과도 같다.
“일반 파티를 기획하고 진행할 때보다 VVIP 시크릿 파티를 진행할 때가 더 힘들어요. 누구에게 먼저 인사를 했느냐에 대해서도 컨플레인을 걸기 때문에 사소하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요.”
대개 평범한 여성들이나 남성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대부분의 이야기 주제가 이성 이야기나 재테크, 육아에 관한 것들이다. 그렇다면 상위 0.1%들이 나누는 대화 주제는 무엇일까.
“통성명과 함께 직업 등을 간단하게 나눠요. 그런 다음 호감 가는 사람들끼리 대화를 주고받죠. 사업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여행이나 스포츠와 같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기도 해요. 하지만 처음 만난 자리에서 서로의 집안 이야기는 하지 않아요. 주식에 타격이 있을 수 있고, 소문이 날 수도 있으니까요.”
파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술과 음식이다. 파티의 콘셉트에 따라 가격대는 천차만별이지만 주로 치즈, 과일, 카나페, 스시 롤, 칵테일 새우, 파스타 따위다. 일반 파티에서 맥주나 칵테일을 자주 마시는 것과는 달리 VVIP 파티에서는 보드카나 데킬라를 즐겨 마시며 최고급 샴페인 돔 페리뇽으로 잔을 기울이기도 한다.
드라마를 보면 VVIP들의 삶이 무척 화려하고 멋져 보인다. 실제로 문씨에게 들은 VVIP들의 삶 역시 그러했다. 그러나 그들의 숨은 이면에는 외로움과 공허함이 공존하고 있는 듯 보였다. VVIP 시크릿 파티는 자신들의 위치와 상황을 잘 이해해주는 사람들과 사교하기 위함이 아닐까. 그녀 역시 이 말에 공감하며 VVIP와 VVIP 파티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상위 0.1% 파티라고 말하면 색안경부터 끼고 보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