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6 02:40 (월)
 실시간뉴스
[EBS 다큐 잇it] 여성 홈리스…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비닐봉지 속처럼 가려진 삶
[EBS 다큐 잇it] 여성 홈리스…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비닐봉지 속처럼 가려진 삶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0.04.23 2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BS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 - 비닐봉지
EBS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 - 비닐봉지

오늘(23일) EBS1TV 다큐멘터리 <다큐 잇it> 4회 ‘비닐봉지’ 편이 방송된다.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은 하나의 사물(it)을 오브제로 정해 세상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잇(it)는 다큐멘터리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배우 김규리가 프레젠터로 진행한다. 

세상을 잇는 오늘의 it은, 보이지 않는 it. 보이지 않는 비닐봉지.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여성 홈리스.

EBS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 - 비닐봉지
EBS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 - 비닐봉지

◆ 비닐봉지 속처럼 가려진 그녀들의 삶.

“제가 머리를 왜 깎았겠어요? 남자처럼 보이기 위해서죠” - 별이(가명) / 여성 홈리스

지난 2017년, 대전의 한 공터에서 여성 홈리스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범인은 거리의 그녀를 끌고 가 성폭행한 뒤 살인을 저질렀다. 그러나 그녀의 죽음에 슬퍼하거나 궁금해 하는 이는 없었다.

그녀는 어디에서 무엇을 했으며 왜 거리로 나섰던 것일까?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그녀들이 있다. 전국 홈리스 11,340명 중 2,929명에 속하는 여성들, 이마저도 과소 추정된 숫자이다.

여성 홈리스들은 폭행을 피해 거리보다는 공중화장실 등에 숨어 지내기 때문이다. 서울역에서 만난 별이(가명) 씨는 “여자인 걸 알면 자꾸 몸 이곳저곳을 건드린다”며 머리를 짧게 잘랐다고 말했다.

두꺼운 점퍼에 몸을 숨기고 다니는 그녀는 남편의 심각한 폭행으로 집을 나오게 됐다.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아들의 코뼈까지 부러뜨린 남편과 더는 살 수 없었던 것이다.

실직과 사업 실패 등 경제적인 이유로 거리에 나서는 남성들과는 달리 여성들 대부분은 가정 내 문제와 폭력에 시달리다 거리로 나온다. 이번 <다큐 잇it>에서는 오늘의 사물을 ‘비닐봉지’로 삼고, 비닐봉지 속처럼 가려진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EBS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 - 비닐봉지
EBS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 - 비닐봉지

◆ 버려진 비닐봉지처럼 위태로운 그녀들. 

“해만 지면 무서워요. 오늘밤은 어떻게 견뎌야 할지” - 이수정(가명) / 여성 홈리스

전국의 노숙인 시설은 모두 130여 개로 대부분 남성 전용이거나 공용이다. 여성 홈리스만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단 12개, 그마저도 서울에만 9개로 주로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가정폭력은 물론 거리에서의 성폭력에 시달리며 타인에 대한 공포가 극심해진 여성 홈리스들은 시설을 피하게 된다.

또 이용하지 않는 이유를 ‘잘 알지 못해서’라고 답한 이들도 많았다. 큰 비닐봉지를 늘 쥐고 다니는 이수정(가명) 씨는 “박스를 바닥에 깐 뒤 고가도로를 지붕 삼아 누워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추운 날을 여러 해 보내며 무릎 관절 등 온몸이 상했다.

또 잠자리뿐만이 문제가 아니라며 물티슈로 비싼 생리대를 대신했던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녀는 인연을 맺었던 사회복지사의 도움을 받아 임대주택을 알아보기도 했다. 과연 그녀가 의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을까?

프레젠터 김규리 배우의 시선을 시작으로 서울역뿐 아니라 지방에 살고 있는 여성 홈리스들의 삶에 귀기울여본다.

‘때로는 담백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시선 너머의 세상을 통찰하는 EBS1 <세상을 잇는 다큐 it>은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EBS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