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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박물관 공적 공간 닫고, 비밀스런 룸살롱은 연다?
미술관·박물관 공적 공간 닫고, 비밀스런 룸살롱은 연다?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06.16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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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클럽에 집합금지명령문이 붙어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클럽에 집합금지명령문이 붙어있다.

 

서울시는 전날(15일) 오후 6시부터 룸살롱 등 일반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명령을 집합제한명령으로 완화한다고 밝히자 안이한 결정이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클럽·콜라텍·감성주점 등과 비교해서 밀접도, 비말 전파 가능성이 일반유흥시설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이번 조치는 생계난에 허덕이는 유흥업소 업주들을 고려했다. 서울시는 용인 66번 확진자가 이태원 클럽 방문하고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달 6일 이후 3일 만인 지난달 9일부터 유흥업소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룸살롱도 클럽만큼이나 밀접접촉이 일어나고 바이러스가 빠르게 전파될 환경이기에 서울시의 이번 조치에 대해서는 의아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여성 접대부가 나오고 폐쇄적인 방에서 유흥을 즐기는 룸살롱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운 공간이기는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미술관, 박물관 같이 주로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적인 공간은 닫아놓고 사람들이 사적으로 이용하는 비밀스러운 공간은 열어둔다는 비판도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2일 수도권 내 미술관, 박물관, 국공립극장 등 공공·다중이용시설 운영을 중단하는 조치를 포함한 강화된 생활 속 거리두기를 무기한 연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자칫 이번 서울시의 결정이 과거 룸살롱에서 확진자가 나와 집합금지명령을 했던 아픈 과거를 반복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 4월8일 강남의 한 유흥업소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유흥업소에 대해 집합금지명령을 발동했다.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부가 설정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인 4월19일까지 시내 유흥업소에 대해 감염법 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다"며 "유흥업소에서는 밀접접촉이 이뤄질 수밖에 없어 7대 방역수칙을 지키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시는 강화된 방역수칙을 통해 일반유흥시설에서의 감염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집합제한 업소는 면적당 이용 인원을 제한하고, 테이블 간 간격을 1m 이상 유지해야 한다. 또한 주말 등 이용객이 몰리는 시간에는 사전예약제로 운영하는 등 밀집도와 활동도를 낮춘다.

하지만 이런 방역수칙이 실제 룸살롱에서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룸살롱은 클럽, 콜라텍, 감성주점 등보다 더 은밀하게 운영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시가 룸살롱 제한을 완화한 이유로 내세운 '춤을 통한 비말 전파의 차이' 역시 클럽, 콜라텍, 감성주점과 큰 차이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서울시의 조치에 대해 "이태원 클럽발 수도권 확산으로 제2의 코로나19 대란도 우려되는 이 시점에 수도권 곳곳에 새로운 도화선을 만드는 격"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전문가 또한 룸살롱 집합금지조치 해제가 서울시의 안이한 현실인식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김우주 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도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도 모자랄 판에 룸살롱에 대한 집합금지명령을 해제한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전파 위험이 높은 건 룸살롱이나 클럽이나 매한가지"라고 지적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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