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3 08:55 (금)
 실시간뉴스
‘인간극장’ 군산 실향민 오영두·공원자 노부부, 격동의 세월 80년 “당신이 나의 고향”
‘인간극장’ 군산 실향민 오영두·공원자 노부부, 격동의 세월 80년 “당신이 나의 고향”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0.07.13 0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S 인간극장 ‘당신이 나의 고향’
KBS 인간극장 ‘당신이 나의 고향’

이번주(7월13일~17일)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당신이 나의 고향’ 5부작이 방송된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전쟁으로 불리는 민족 상잔의 비극 6.25 전쟁이 일어난 지 70년. 수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잃고, 고향을 떠나야 했다. 그리고 그들의 아픔과 상처는 70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군산에 자리 잡은 실향민인 오영두(85) 할아버지와 공원자(82) 할머니 부부도 우리 비극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으며 살아온 주인공들 중 한명이다. 어떻게든 이 땅에 뿌리내리기 위해 악착같이 달려온 시간. 

하지만 고향에 두고 온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은 무뎌지질 않고. 이제 그런 서로를 위로하고 다독이며 서로의 변치 않는 ‘고향’이 된 부부. 오영두, 공원자 부부의 삶을 인간극장 ‘당신이 나의 고향’ 편에서 함께 한다. 

KBS 인간극장 ‘당신이 나의 고향’
KBS 인간극장 ‘당신이 나의 고향’
KBS 인간극장 ‘당신이 나의 고향’
KBS 인간극장 ‘당신이 나의 고향’

 

◆ 격동의 세월을 지나다

돌아가질 못할 고향과 만나지 못하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평생 가슴에 품고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전라북도 군산시. 한국전쟁 때 피난을 와 이곳에 둥지를 틀고 평생을 치열하게 살아온 오영두(85) 할아버지와 공원자(85) 할머니 부부의 삶을 보면 그 의미를 조금은 알 수 있는데.

1.4후퇴 때 아버지 손에 이끌려 월남한 오영두 할아버지. 고향인 황해도에 어머니와 동생들을 남겨둔 채 남한으로 온 실향민이다. 잠시면 될 줄 알았던 이별은 70년이 되도록 끝나질 않았고. 할아버지는 평생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가슴에 품고 살아왔다. 그런 영두 할아버지 마음속 빈자릴 채워준 사람이 원자 할머니였다. 

원자 할머니 또한 전쟁 당시 남한으로 피난을 온 실향민. 피란민 촌에서 만난 아버지들 주선으로 백년가약을 맺었고 8남매를 낳으며 다복한 가정을 꾸렸다. 그러나 농사지을 땅도, 연고도 전혀 없던 이곳에서 실향민이었던 부부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은 맨손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조개잡이뿐이었다.  8남매를 위해 독하단 소리 들을 만큼 억척같이 살아온 부부. 살기 위해... 손이 곱고, 허리가 굽는지도 모르고 일만 하며 보낸 세월이었다.

KBS 인간극장 ‘당신이 나의 고향’
KBS 인간극장 ‘당신이 나의 고향’
KBS 인간극장 ‘당신이 나의 고향’
KBS 인간극장 ‘당신이 나의 고향’

◆ 우리는 여전히 현역입니다.

평생을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삶. 밤낮도, 계절도 없이 갯벌을 누비느라 허리는 굽고 손가락 마디마디 성한 곳이 없지만. 이젠 그만 쉬며 여생을 즐기시란 자식들의 만류에도 부부는 여전히 일 욕심을 버릴 수가 없다.

바닷물이 더 많이, 더 빠르게 빠지는 ‘사리’ 기간에만 할 수 있는 조개잡이다 보니. 물 때맞춰 일하느라 밤낮이 바뀌기 일쑤. 제발 낮에만 일하란 원자 할머니의 만류에도 영두 할아버지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는데. 부창부수라고 하지 않던가. 원자 할머니 역시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매일 새벽, 시장으로 향한다.

‘놀면 뭐 하냐’, ‘쉬면 더 아프다’며 부부가 일 욕심을 꺾지 않는 건 자식들 때문이다. 자식들에게 하나라도 더 물려주고 싶은 것이 부부의 바람. 가진 것 없이 살며 겪어야 했던 삶의 숱한 고비와 시련을 자식들만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부부를 여전히 현역으로 살게 한다.

KBS 인간극장 ‘당신이 나의 고향’
KBS 인간극장 ‘당신이 나의 고향’
KBS 인간극장 ‘당신이 나의 고향’
KBS 인간극장 ‘당신이 나의 고향’

◆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당신이 나의 고향'

운이 좋게 온 식구가 함께 피난선에 올랐던 원자 할머니완 달리 가족들을 북에 남겨두고 와야 했던 영두 할아버지. 명절이나 생일 등 특별한 날만 되면 할아버진 말이 없어지곤 했다.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흘러도 할아버진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오지 못한 미안함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영두 할아버지가 가슴앓이를 할 때마다 묵묵히 옆자리를 지키며 힘이 되어 줬던 원자 할머니. 영두 할아버지에겐 어느새 원자 할머니가 가장 든든하고 따뜻한 존재, ‘고향’이 됐다. 젊은 날은 사느라 바빠 살가운 말 한마디 나눌 여유도, 살림살이 거들어 줄 시간도 없었다는 영두 할아버지가 요즘 달라졌다.
 
외출할 때면 늘 원자 할머니의 손을 꼭 잡아주고 서 있는 것도 힘든 원자 할머니를 위해 밥이며 빨래 같은 살림도 척척 대신해준다. 남편의 배려와 마음이 좋으면서도 원자 할머닌 미안함을 감추지 못하는데. 어느새 서로가 서로의 ‘고향’이 되어버린 영두 할아버지와 원자 할머니. 격동의 시대를 함께 지나고 이제야 인생의 봄날을 맞은 것 같다고 말하는 부부. 두 사람의 오늘은 그래서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

KBS 인간극장 ‘당신이 나의 고향’
KBS 인간극장 ‘당신이 나의 고향’
KBS 인간극장 ‘당신이 나의 고향’
KBS 인간극장 ‘당신이 나의 고향’

오늘(13일) 인간극장 ‘당신이 나의 고향’ 1부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전라북도 군산시.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영두(85) 할아버지는 오늘도 바다로 향한다. 그런 남편을 배웅하는 공원자(82) 할머니. 고령의 나이에도 쉬지 않고 일하는 남편이 걱정스러운데….

어디가 어딘지  구분조차 힘든 칠흑의 갯벌. 영두 할아버지는 조개를 하나라도 더 잡기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남편이 힘들게  잡아온 조개를 파는 건 원자 할머니의 몫. 다리와 허리가 아픈 아내가 힘들지 않도록 새벽마다 짐을 내다주며 배웅하고, 돌아올 시간에 맞춰 마중을 나가는 영두 할아버지다.

허리와 다리가 아파 운동은 커녕, 시장 갈 때 빼곤 잘 움직이지 않는 원자 할머니. 그런 아내를 위해 영두 할아버지 오늘은 운동을 시키리라 마음먹었는데!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 ‘당신이 나의 고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