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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하우스(Eco House)
에코하우스(Eco House)
  • 관리자
  • 승인 2011.04.12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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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로 지은 50년지기 한옥
The Scent of Spring

한옥에 산다는 것은 단순히 주거 공간의 변화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옷차림도 달라지고 먹을거리도 달라지는 것은 기본, 자연의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고 자연의 소리에도 예민해지는 곳이 바로 한옥이라는 것. 4월임에도 아직은 쌀쌀한 바람이 남아 있는 이 계절, 그 어느 곳보다 먼저 봄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경기도 하남의 김경희 씨의 집을 찾았다.


01 툇마루를 지나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한옥 복도. 따사로운 햇살이 복도 한가득 쏟아져 아름다운 장관을 이룬다. 자연에서 느껴지는 파릇파릇한 봄기운을 집으로 끌어들이는 공간이다.
02 툇마루에 앉아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며 바라보는 봄 하늘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김경희 주부. 그 어떤 고급 레스토랑이나 스카이 라운지의 전경보다 멋스럽다.
03 봄을 느낄 수 있는 김경희 씨의 한옥 전경과 마당. 주부의 정성과 손길이 느껴지는 정갈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모두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면서도 주부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싱그럽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경기도 하남, 빼곡이 들어선 아파트촌. 그곳에서 더 들어가면 곧 개발이 시작될 공터들이 널찍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한 골목을 굽이굽이 돌아 들어가다 보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 동네와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고즈넉한 한옥을 만날 수 있는데, 이곳이 바로 김경희 씨의 집이다. 1964년에 지어진 한옥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견고하고 정갈한 모습을 가지고 있어 요즘 한옥과는 또 다른 정취를 자아내는 것. 무엇보다 널따란 마당과 푸르게 깔린 잔디밭, 아름드리 소나무와 옹기종기 모여 있는 들꽃들은 이 집의 자랑거리다. 물론 오랫동안 정성으로 가꿔온 주부의 손길이 있기에 가능한 풍경일 듯. 이곳의 안방마님인 김경희 씨는 그렇게 이 집을 제 몸처럼, 가족처럼 가꾸며 15년을 살아왔단다. 아이들이 한창 자랄 나이에, 한창 살림살이에 정신 없을 때 오게 된 집이라 더더욱 애착이 간다는 것.
처음에는 막연하게 전원 주택을 원했고, 그중에서도 한옥에 살고 싶다는 마음에 이곳으로 이사를 왔지만 약간의 구조 변경이 불가피했단다. 그래서 안방이 있던 부분에 현대식 주방을 만들고 뒤뜰로 나가는 문을 없앤 후 아이들 방에 공간을 더 만들어주는 등 리모델링 공사를 했다고. “젊을 때는 편리하고 실용적인 걸 중요하게 생각하잖아요. 리모델링한 덕분에 전보다 살기는 조금 편해졌을지 모르겠지만 나이 들어 생각하면 이 집 고유의 멋스러움을 조금은 놓치고 산 것 같아 아쉬울 때도 있답니다.” 그러나 한옥의 여러 가지 장점들을 제법 잘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진짜 소나무로 지어져 튼튼하고 견고한 천장의 서까래는 그 위엄을 드러내고 있고, 반질반질 윤기 나는 쪽마루와 곳곳의 창호지창, 찬장의 틀 등을 그대로 살린 것. 특히 그녀와 남편이 쓰고 있는 안방은 특별한 개보수 없이 처음 집을 지었을 때의 황토 흙마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가장 아끼는 공간이란다.
김경희 씨는 이 집에 이사온 후로 라이프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었다. 일본어 교사였던 그녀는 늘 바쁘고 정신없이 사는 맞벌이 부부였다고. 그러나 이곳 한옥에 이사온 후로는 평생 살림만 해온 전업주부 못지않은 살림 솜씨를 가지게 된 것. 집을 가꾸고 정리하는 재미를 느끼며 인테리어와 도자기, 조각보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집을 찾아오는 많은 손님들을 대접하며 음식 공부도 많이 하게 되어 지금은 수준급의 요리 솜씨를 자랑한다. 특히 일본인들과 많은 교류를 하며 우리나라의 문화를 알리는 데 한식만큼 좋은 것이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약용식물과 효소에 관련된 공부를 하며 새로운 메뉴 개발까지 나서고 있는 것. 그녀는 안채 옆 사랑채에 작은 공간을 마련하여 가까운 지인들을 초대하고 음식을 대접하는 한정식집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곳의 이름은 가회.
경기도 하남의 대대적인 개발과 함께 이사를 갈 수밖에 없다는 그녀. 보금자리주택으로 수용되어 내 가족의 추억이 담긴 집을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에 큰 슬픔에 잠겼었다고 한다. 그러나 더 좋은 곳에 가서 터를 잡기로 마음 먹은 그녀는 이 집의 골조를 그대로 옮겨 집을 보존하면서 다시 한번 예쁜 집을 짓겠다는 희망에 가득 차 있다. 기존의 양옥이라면 상상도 못할 이러한 방법은 실제로 오래된 진짜 한옥에서는 가능한 일이라고. 어느 곳으로 자리를 옮기든 이 집은 그녀의 손길과 정성을 거쳐 늘 그 모습 그대로를 간직할 예정이라는 것. “한옥에 산다는 것은 단순한 ‘공간’의 개념을 넘어서는 것 같아요. 옷차림도 달라지고 먹을거리도 달라지죠. 자연의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고 자연의 소리에 예민해지는 곳. 그런 곳이 바로 한옥입니다. 평생 한옥에 살면서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01 한옥의 구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정취가 느껴지게 하는 거실의 전경. 좌탁과 방석이 놓인 공간은 차 한잔 마시며 가족이 담소를 나누기에 충분하고 그 옆에 아늑한 벽난로는 따뜻함과 운치를 더한다. 요즘 한옥에선 볼 수 없는 진짜 소나무로 만든 서까래와 모든 구조물은 50년이 지난 지금도 윤기를 낸다.
02 한옥에 살면서 많은 취미가 생겼다는 김경희 씨. 차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차에 대해 공부하게 되고 도자기까지 구워 집 안의 모든 식기와 찻잔은 그녀가 직접 만든 것으로 사용한다. 주방 한쪽에 마련된 갤러리 같은 공간.
03 그녀의 또 하나의 취미는 자수와 조각보. 성북동 길상사의 정위 스님에게 매주 강의를 받는 등 배움에 있어 누구보다 열성적이다.
04 남편 사업의 특성 상 손님접대가 잦은 그녀는 이런 예쁜 다과 상차림 전문이다. 손수 만든 유과와 약과, 무공해 과일과 향기 좋은 연꽃차까지. 살림하는 주부라면 누구나 닮고 싶은 정갈한 솜씨를 가지고 있다.
05 그녀가 취재진에게 내온 보이차. 곳곳에 그녀가 만든 도자기들이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그릇을 직접 디자인해 유니크한 느낌을 낸다.

06 낡은 옹기와 오래된 양은그릇을 사용하여 앙증맞은 꽃화분을 그럴 듯하게 장식해 보았다. 작은 꽃모종 화분만으로도 충분히 봄기운을 느낄 수 있다.
07 그녀의 한옥에서 유일하게 입식 구조를 가진 곳이 바로 주방. 주방만큼은 일하기 편리하게 실용적인 공간으로 리모델링하였다. 주방 한쪽 훤히 트인 통창의 화사한 햇살이 차갑게 보이는 이곳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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