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30 00:25 (화)
 실시간뉴스
다리가 아픈데 척추 이상? ‘척추관협착증·추간공협착증’ 의심해야
다리가 아픈데 척추 이상? ‘척추관협착증·추간공협착증’ 의심해야
  • 이지은 기자
  • 승인 2020.08.26 1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향자(78세·가명) 할머니는 최근 허리는 괜찮은데, 양쪽 다리가 저리고 무거워서 장기간 주사 치료를 받다가 치료 효과가 점점 없어져 결국 다른 병원을 찾았다. MRI촬영을 통한 진료 결과 요추 4번과 5번 사이의 말기 척추관 협착증이 확인됐다. 다리가 아파서 병원을 찾았던 터라 놀란 이 할머니였지만, 그래도 다행히 원인을 찾아 치료가 가능했다. 양방향 내시경을 통한 치료 뒤 신경이 다른 정상 마디처럼 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수술 직후 다리 통증이 없어졌다.

척추질환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척추 부위, 즉 허리나 엉치가 아플 것으로 여겨지지만 증상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것이 척추 신경이 압박되면서 나타나는 하지방사통이다.

연세본사랑병원 척추클리닉 강정우 원장은 “척추에 협착증이 생겨서 방사통이 생길 경우 환자들은 다리가 한쪽이든, 양쪽이든 ‘저리다’, ‘당긴다’, ‘쥐가 난다’, ‘걸을 때 무겁다’는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병원에 와서도 ‘허리는 괜찮다’며 고개를 갸우뚱 하는 경우도 많다”며 “물론 말초혈관이나 말초 신경의 문제일수도 있지만 척추질환도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길목이 좁아져서 신경이 압박돼 나타나는 질환이다. 큰 충격이나 반복적인 자세, 혹은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면서 나타난다. 이 중 가장 큰 원인은 퇴행성 변화다. 많이 사용하거나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가 약해지고 그 마디가 불안정해지면 우리 몸은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뼈나 인대가 두꺼워지는데, 이렇게 두꺼워지고 자라나는 구조물들이 가운데 지나가는 척추신경을 누르게 된다.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가운데 넓은 통로에서 눌리는 것을 ‘척추관 협착증’이라 하고, 신경가지가 양옆으로 빠져나가는 골목에서 눌리는 것을 ‘추간공협착증’이라고 구분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심한 경우 평지를 걷는 것조차 힘들어져서 일생생활이 굉장히 불편하지만, 적절히 치료하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신경이 눌린 단계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지만 초기에는 약물,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으로 대개 호전될 수 있다. 중기에는 신경이 눌리면서 붓거나 염증이 생기기 때문에 이를 가라앉히는 '신경차단술'이라는 주사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말기까지 진행되어서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이 힘든 경우에는 신경을 누르는 조직을 일부 절제해 원인을 근복적으로 제거하는 감압술이 필요하다.

협착증 초기나 중기에는 신경차단술 2-3회만으로도 많이 호전될 수 있는데, 너무 자주 맞거나 혹은 가끔씩 맞더라도 여러 번 맞게 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최근 척추질환 치료에 내시경이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추세다. 기존에는 나사 고정술을 포함해 피부절개가 필요한 수술을 주로 했지만, 허리 자체에 주는 손상과 회복 기간이 오래 걸리는 불편을 피할 수 없었다. 이러한 단점들을 극복함과 동시에 신경을 압박하는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양방향 내시경 치료'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고 있다.

특히 과거 한 개의 구멍을 사용했던 단방향 내시경 치료는 시야 확보나 기구 사용에 한계가 많아 적응증이 제한적이었으나, 최근 개발된 '양방향 내시경 치료'는 피부에 2개의 작은 구멍만 뚫고 내시경을 통해 병변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동시에 기구의 사용도 자유로워 신경을 누르는 조직들을 훨씬 정확하고 순조롭게 절제해낼 수 있다.

강 원장은 “양방향 내시경 치료는 미세 절개로 빠른 일상의 복귀가 가능할 뿐 아니라, 피부의 작은 구멍을 통해 병변까지 직접 접근하기 때문에 중간의 근육이나 인대 손상이 적고, 병변 마디 외에 인접한 마디에 부담을 주지 않으며, 치료시간이 짧고, 출혈이 매우 적어 노인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도 부담이 적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세본사랑병원 척추클리닉 강정우 원장은 오는 29일 12시 ‘한국경제TV 건강매거진’에 출연, 허리나 엉덩이의 통증 및 다리 저림을 일으키는 '척추 질환'을 주제로 한 방송에서 척추 협착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사례와 곁들여 소개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