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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근종’ 암 걱정된다고 자궁 적출? “지나치다”
‘자궁근종’ 암 걱정된다고 자궁 적출? “지나치다”
  • 이지은 기자
  • 승인 2020.08.2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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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근종이 암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요?”

산부인과에서 의외로 많이 나오는 질문이다. 이 때문에 자궁근종 치료로 암의 예방을 위해 자궁적출 수술을 권유받는 경우도 간혹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자궁근종이 암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민트병원 김재욱 자궁근종통합센터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은 자궁에 생기는 암을 크게 3가지로 설명한다. 우선 자궁암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자궁경부암’. 이 암은 자궁경부 편평상피세포(판상 또는 비늘 모양을 가지며 상피를 구성하는 세포)에 생기는 암이므로 자궁근종과는 발생 위치가 다르다. 참고로 이 암은 암종 중 유일하게 백신이 개발돼 있는 암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자궁내막암(자궁체부암)’이 있다. 이 암은 자궁의 가장 안쪽인 자궁내막에 생기는 암이다. 자궁내막은 한 달에 한 번 두꺼워지는데, 두꺼워진 부분인 자궁내막층이 떨어져 나가는 것이 여성들이 매달 하는 월경(생리)이다. 역시 자궁근종과는 발생 부위가 다르다.

마지막으로 ‘자궁육종(자궁근육암)’이 있다. 이 암은 자궁의 근육 또는 결합 조직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자궁근종과 발생 부위가 같다. 정확히는 자궁은 평활근육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근육층에 생기는 암이다. 

자궁육종암은 매우 드문 암으로, 미국 학회 자료에 따르면 1년에 100만 명 당 6명에서 발견된다. 상당히 적은 수다. 자궁육종은 엄밀히 말하면 자궁근종과는 별개의 질환이며, 다만 자궁근종이 아주 작은 확률이라도 암으로 발전하는지 여부는 명확히 확인된 바는 없다.

김재욱 센터장은 “검사 과정에서 자궁육종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거나, 영상검사상 근종과 육종 구별이 어려운 경우가 있기는 하다”며, “하지만 근종이 확실하다면 암으로 발전할 것을 우려해 선제적 자궁적출수술을 하는 것은 과잉 치료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의 60%가 갖고 있을 만큼 흔한 자궁 질환이기 때문이다.

자궁근종은 초음파 및 MRI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육종 또한 조직검사 전 초음파와 MRI로 확인할 수 있지만 둘의 차이를 100% 구별하기는 힘들다.

다만 자궁육종을 유력히 의심해 볼 수 있는 경우는 있다. 평균적으로 육종이 발병하는 나이는 51세 이후이며 이때는 대개 폐경기다. 여성은 폐경 뒤 자궁근종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시기에 자궁근종이 거꾸로 커지거나 출혈(하혈)을 보인다면 자궁육종을 의심하고 정기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MRI검사를 통해 관찰하거나 하고 LDH(락트산 수소 이탈 효소, Lactate dehydrogenase)검사를 통해 육종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으나,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재욱 센터장은 “결론적으로 자궁근종이 자궁육종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지만, 자궁육종이 의심되는 ‘징후’가 있으므로 이에 관심을 가지고 정기적인 자궁 검사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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