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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민정 의원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세상 만들어야죠”
[인터뷰] 고민정 의원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세상 만들어야죠”
  • 송혜란 기자
  • 승인 2020.09.21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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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민정 의원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세상 만들어야죠”
[인터뷰] 고민정 의원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세상 만들어야죠”

 

방송국 아나운서에서 청와대 대변인 그리고 국회의원으로…. 불과 3~4년 사이 인간 고민정에게 꽤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럼에도 아나운서 고민정의 대변인, 의원의 모습이 낯설지 않은 것은 그녀가 하는 일의 속성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세 가지 다 혼자가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며 미래를 열어간다는 점이 그렇다. 이제는 정치인으로서 자신이 꿈꾸는 세상에 대한 열정이 뜨거운 고 의원. 그녀가 다다르고 싶은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3년여 전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돕겠다고 KBS 아나운서를 그만뒀을 때 그녀에겐 언론의 자유를 실현해야겠다는 다짐과 자신의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있었다.

이후 그녀는 청와대 대변인으로 문 대통령과 일하면서 앞으로는 꿈만 꾸거나 대통령의 말을 대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치로 실현해 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키웠다.

“지금 그런 역할이 제게 주어졌다고 생각해요.”

그녀가 이룩하고 싶은 세상이 거창한 것은 아니다. 어느 날 엄마, 아빠가 없어도 아이들이 걱정 없이 교육을 받고, 일자리를 구하며, 결혼 혹은 자신만의 삶을 살 수 있는 세상. 그래서 세상이 참 살만하다고 느끼고, 재미있어하며, 늘 다양한 일에 도전할 수 있는 대한민국.

“제게는 아이들에게 많은 재산보다 그들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물려주는 게 더 중요해요.”
 

아동학대와 아동복지에 큰 관심
 

고 의원은 지금 이 순간에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국회의원으로서 제일 먼저 재난안전 기본법을 발의했고, 동시에 산자부, 중기부 위원으로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외에도 복지부 소관의 아동학대, 아동복지 문제에도 손을 뻗고 있는 고 의원. 엄마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녀가 대변인 시절 외교, 국방, 산업, 교육, 문화, 체육 등 매일같이 전 분야를 들여다보느라 오지랖이 넓어진 탓도 있다.

“대변인이라는 사람은 모든 정책에 다 관여해야 하니까요. 모든 사안에 대해 명확히 모르면 국민들의 질문에 답을 못하거든요. 신문도 제 관심사보다는 청와대 시선으로 보게 됐는데, 그 습성이 아직 남아있어요. 그러다 보니 아동학대, 아동복지를 챙기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녀는 아동학대 문제 해결 시스템 통합의 필요성에 대해 열띠게 호소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을 방지할 방안이 뭘까 고민하던 그녀는 아동학대 발견, 분리, 해결, 관리, 예방 등 조치가 한꺼번에 이뤄져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금은 그러한 시스템이 각각 분리돼 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의 학대 사실을 실질적으로 분석하는 아동보호 전문기관과 경찰이 보는 입장이 사뭇 달라요. 학대당한 아이는 한 명인데, 이 아이를 들여다보는 곳은 두 곳인 셈이지요. 그만큼 일도 두 배입니다. 통합된 시스템 안에서 한 아이에 대한 문제점을 발굴하고 그에 대한 대책도 진행하며 사후관리까지 가능하게 원스톱이 되려면 시스템이 통합돼야 해요.”

이어 그녀는 근래 장기간 이어진 장마로 인해 침해받고 있을 아이들의 주거 복지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아이들은 복지라는 개념이 없어요. 아주 지저분해도 오랫동안 그곳에 살다 보면 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못하는 건데요. 어른들은 잘 알잖아요. 비 때문에 곰팡이가 심해진 좁은 공간에서는 병균에 더 노출되기 쉬운데, 아이들이 그곳에 방치되는 것은 범국가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주거복지를 실현할 방안으로는 또 무엇이 있을까, 이를 고민하는 게 그녀의 일상 업무 중 하나다.

 

고민정 의원, 아동학대와 아동복지에 큰 관심
고민정 의원, 아동학대와 아동복지에 큰 관심

 

국회의원의 일·가정 양립은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국회의원들은 일·가정 양립 문제에 고민이 많다. 정작 자신의 아이들을 손수 돌볼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고 의원 역시 슬하에 각각 열 살, 일곱 살인 두 아이를 두고 있다.

“저는 많은 아이들의 엄마를 찾아줘야 하고, 제 아이들은 엄마를 뺏겨야 하는 상황이지요. 그렇지만 제가 제 아이들의 엄마로만 존재하지 않고, 세상 모든 아이들의 엄마로 존재한다면 그게 아이들에게도 큰 자부심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들이 많이 양해를 해줘야겠지요.”

두 자녀는 늘 엄마를 그리워하지만, 아이들이 엇나가지 않는 것은 그녀의 남편 덕분이다. 항상 참아주고 기다려준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을 잘 돌봐준 남편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녀도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아이들에게 물어봤어요. 당연히 엄마가 보고 싶긴 한데, 아빠가 워낙 잘 놀아줘서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물리적으로 많지는 않지만, 단 3분이라도 시간이 되면 열심히 놀아주려고 합니다. 그 마음을 아이들도 알아주는 것 같아 정말 고마워요.”

남편인 시인 조기영 씨는 육아뿐 아니라 그녀가 정책을 고민할 때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조 씨는 그녀와 11살 차이로, 같은 대학 운동권 동아리 출신인 데다 평소 뉴스를 많이 보기로 유명하다. 고 의원은 자신이 만들고 싶은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미래 발전적인지 남편에게 의견과 조언을 구한다.

“아무튼 남편은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없어서는 안 될 반려자입니다.”
 

여성 정책? 제 삶으로 보여줄 것
 

여성 정치인인 그녀에겐 의외로 고안 중인 여성 정책이 별로 없다. 궁극적으로 여성 정책이 따로 없는 세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가 크기도 할 터.

“나중에 제가 할머니가 됐을 땐 ‘여성 정치인’, ‘여성 정책’이 촌스러운 말이 돼야 하지 않을까요.”

이를 위해 여성보다는 남성이 여성의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정 의원. 하물며 성폭력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강하게 분개해야 하는 건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라고 그녀는 소신 있게 말했다. 그런데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여성들이 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데 아쉬움이 많다.

“남성들 중에도 분노하면서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좀 더 용기를 냈으면 합니다. 여성이 여성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남성이 여성 이야기를 했을 때 훨씬 확장력이 있다고 보거든요.”

그 롤 모델로 그녀의 남편이 있다. 조기영 씨는 스스로 가정주부임을 무척 자랑스러워하는 남자다. 이런 정치인의 가족 모습 자체가 그 어떤 법, 제도보다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그녀는 내다보고 있다. 법이 사람들의 생활을 규정할 수 있으나 결국 사람들의 인식 전환도 같이 이뤄져야 하지 않은가.

“집에서 살림하고 육아하는 게 말로는 대단한 일이라고들 하지만, 여전히 솥뚜껑 운전이라고 보는 시선이 깊어요. 육아와 가정일 혹은 사회에서 일하고 돈을 버는 것은 선택의 영역이지 당연히 정해진 역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지요.”

꽤 오랫동안 관습화된 것이라 전환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확언컨대 고 의원, 조 시인 부부의 아이들만큼은 다르다. 이 부부의 아이들은 목욕 후 머리를 드라이로 말려야 할 때 엄마가 아니라 아빠를 부른다. 여느 가정과는 아주 다른 풍경이다. 아들, 딸 장래 희망도 남녀 구분이 없는 편이다.

“아, 남녀 역할이 천부적으로 정해져 있는 건 아니구나라는 걸 제 가족들을 통해 느꼈어요. 우리 아이들은 적어도 커서 다른 누군가와 결혼할 때 상대를 이해하는 마음이 훨씬 넓어질 거예요.”
 

高캠프, 정치의 문턱을 낮추다
 

인터뷰 내내 포근한 눈빛과 차분한 말투로 일관한 고 의원. 그녀는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매력이 있었다. 그녀가 청와대 대변인을 넘어 고민정 정치를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치의 문턱을 낮추는 것. 사실 정치는 누구나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게 그녀의 철학이다. 고 의원 지역구인 광진구 시장 내에서 그녀가 종종 포착되는 것도 여기서 설명이 가능하다.

특히 요즘은 단독주택을 개조한 그녀의 지역구 사무실인 ‘高캠프’가 주목받고 있다. 대로변이나 큰 빌딩에 차려진 기존 국회의원 지역 사무실과 달리 주택가의 오래된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해 문화복합 공간으로 꾸렸는데….

대문이 없는 입구부터 시선을 압도했다. 사무실 곳곳에는 고 의원이 직접 배치한 책들로 가득한 카페, 인문학 강연장을 비롯해 마당에는 아이들이 흙 위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도 자리해 있었다.

“주민들과 소통하는 정치인이 되는 게 저의 가장 큰 모토라서요. 주민들이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느니 제가 먼저 가야겠다 싶어서 高캠프를 만들었어요. 여기가 문화예술 활동뿐 아니라 공동육아도 하고, 음식도 함께 만들어 먹는 마을 공동체 허브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로 향후 임기 내 우리가 가진 데이터를 자산으로 한 미래 먹거리 찾기라는 미션을 꼭 완수하고 싶다는 고민정 의원. 여성으로서 굉장히 멋진 삶을 살고 있는 그녀는 마지막으로 퀸 독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보다 많은 여성이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가 아닌 그냥 인간 000으로 살았으면 합니다. 어떤 영역이든 구분하지 않고 도전적으로 마구마구 실험도 해보면서요. 혹시 전업주부라면 자기만의 명함을 만드는 것도 좋을 듯해요. 엄마끼리도 전화번호 공유할 일이 상당하잖아요.(웃음)”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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