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107개국이 신용등급 하락을 면치 못한 가운데 우리나라는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는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정책대응을 높게 평가하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종전대로 -1.1%를 유지했다. 한국보다 높은 AA 신용등급 국가의 평균 경제성장률 전망치 -7.1%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다만, 대북 리스크는 신용등급 제한요소로 꼽았다.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피치는 이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 신용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우리나라는 2012년 9월 A+ 등급에서 AA-로 신용등급이 상승한 뒤 8년째 같은 등급을 유지 중이다.
AA-는 피치의 국가신용등급 중 4번째로 높은 투자등급이다. 우리나라와 함께 대만·벨기에·카타르·홍콩·영국 등이 AA- 등급을 받았다.
이번 피치의 신용등급평가는 올 9월 실시한 정부와 피치간 컨퍼런스콜 협의 내용이 반영됐다.
피치는 이번 평가에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반영하는 한편,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과 고령화·완만한 성장, 국가부채, 가계부채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피치는 "코로나19 확산이 경제성장과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효과적인 코로나19 정책대응을 통해 주요 선진국과 비슷한 등급(AA)의 국가보다 양호한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앞서 피치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로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보다 높은 AA 신용등급 국가의 평균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7.1%다.
피치는 또 "코로나19 대응으로 우리나라의 재정적자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그동안 건전한 재정관리로 한국은 단기적 재정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피치는 고령화로 인한 지출압력 하에서 높은 부채수준은 재정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가계부채에 대해서도 상환능력과 은행 건전성은 현재 양호하지만 가계부채 규모의 증가로 취약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또 대북 리스크에 대해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제약하고 있다"며 "지난 6개월간 외교적 노력은 답보상태이며 남북관계의 개선에 대한 전망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피치는 이번 국가별 신용등급결과에서 107개국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우리나라와 같은 등급인 영국은 AA에서 AA-로 한 단계 등급이 하락했다. 앞서 미국과 일본도 국가신용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하락한 바 있다.
기재부는 "이번 피치의 국가신용등급 및 전망 유지 결정은 코로나19에 따른 세계경제 침체로 사상 최다 수준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경제에 대한 대외신인도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Queen 김정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