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7일) EBS 1TV 시사교양 프로그램 <한국기행>에서는 ‘어느새 가을’ 2부가 방송된다.
하늘이 이리 높았던가. 바람이 이토록 살랑였던가. 돌아보니 어느새 가을이다. 산은 붉고 노란 계절의 보석을 내어주고 바다는 꽃게 대풍으로 어부의 어깨를 펴게 한다.
어쩌다 재 넘어 살게 된 이들은 이 가을이 가기 전 집을 짓고, 사랑을 외친다. 참 좋은 인연을 다시 만난 기쁨이 이러할까. 어느새 가을이 왔다.
이날 ‘어느새 가을’ 2부에서는 ‘고개 너머 친구가 산다’ 편이 방송된다.
◆ 나의 가장 사랑스러운 적
울뚝불뚝 암봉들이 솟아있어 길이 험하기로 소문난 경남 김해 무척산. 그곳에 가면 짐을 짊어지고 산을 오르는 당나귀 크로스와 이일우 씨를 만날 수 있다. 산꼭대기에 있는 집, 산상기도원에 가는 것이다.
1년 반 전부터 기도원 관리를 맡게 된 일우 씨. 산중의 유일한 가족이자 친구는 의젓한 크로스와 말썽꾸러기 크라운, 두 마리의 당나귀뿐. 고구마, 파프리카, 토마토, 그리고 당근까지 밭농사를 짓고 있는데 그중 6할은 당나귀들의 몫이란다.
넘치는 식탐에 툭하면 말 안 듣는 두 당나귀가 얄미울 때도 있지만 적막한 산중 생활에 위안이 되어주는 존재란다. 일우 씨의 가장 사랑스러운 적, 당나귀들이 있어 이번 가을도 마냥 쓸쓸하진 않을 것같다.
◆ 평창 고갯마루엔 내 친구 400마리가 산다
강원도 평창, 해발 700미터에 자리한 너른 초지를 맘껏 뛰노는 400여 마리의 염소들. 박영식 씨는 목장의 주인이자 유일한 관리인이다. 오늘도 사륜오토바이를 타고 홀로 목장을 순찰하는 영식 씨.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 했던가. 말 안 듣는 녀석들을 위해 뽕나무 가지 특식도 마련하는데. 목장일 20년에 미운 정, 고운 정 고루고루 들어 제아무리 말썽을 피어도 흑염소가 다정한 벗 같단다. 가을 하늘 아래 염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
대한민국의 숨은 비경을 찾아 떠나는 공간 여행이자 역사와 풍습, 건축, 문화의 향기를 느끼고 전달하는 아름다운 시간 여행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EBS ‘한국기행’은 매주 월~금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EBS 한국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