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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간암 권위자’ 국립암센터 박중원 박사 - 우리 몸의 해독기관, 간을 말하다
Part 1 ‘간암 권위자’ 국립암센터 박중원 박사 - 우리 몸의 해독기관, 간을 말하다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1.05.1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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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 CF에서 관심을 끄는 것 중 하나는 축구선수 차두리의 모 간장약 광고다. “피곤은 피로한 간 때문이다”라고 노래하는 차두리와 흥겨운 리듬과 가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한 번쯤 내 간은 안녕한지, 의문을 갖게 된다.
40~50대 남성 암 중에서 사망률 1위인 간암. 발병률이 높은 만큼 간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정작 간이 어떤 기능을 하고 어떻게 해야 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가 부족하다. 적을 알아야 백전백승. 간이 우리 몸에서 어떠한 기능을 하는지부터 알면 간을 건강하게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 복부 오른쪽 윗부분 횡격막 바로 아래에 있다. 간은 우엽과 좌엽으로 나뉘고 우엽이 2/3가량의 용적을 차지한다. 간은 주요 혈관인 간 동맥과 간 문맥에서 혈액을 공급 받는다.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심장에서 간으로 전달해주는 간 동맥을 통해 약 1/4의 혈액을 공급 받고, 영양분과 대사물질 및 해독이 필요한 독소를 운반하는 간 문맥을 통해 나머지 혈액을 공급 받는다. 정상적인 간은 육안으로 보았을 때 매끈하며 붉은 색조를 띠는데, 질병이 있는 경우에는 간의 색과 크기, 표면에 변화가 나타난다. 
간은 체내 대사과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을 통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대사와 소화작용을 돕는가 하면 체내로 흡수된 화학물질의 해독, 혈액 속에 침입한 세균 파괴, 혈액량 조절 등 다양한 기능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인체를 외부의 해로운 물질로부터 보호해 생명을 유지시킨다. 또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간이 손상 받거나 수술로 일부를 떼어내도 다른 장기와 달리 간세포는 다시 재생 및 분화되어 거의 정상에 가깝게 회복될 수 있다.

독특한 음주습관이 간을 망친다
지난 2003년 국내 최초로 간암 진료 가이드라인을 세운 국립암센터 간암센터 박중원 박사. 이후 B형 간염 치료 가이드라인, C형 간염 치료 가이드라인의 제정 책임을 수행하면서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간암 권위자가 되었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간 건강을 해치는 이유 중 하나로 독특한 음주습관을 꼽았다. 현재 우리나라 간암 발생률은 남자 인구 10만 명당 47.6명, 여자 인구 10만 명당 15.8명이다.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암 발생은 B형 간염 백신 덕에 점차 줄고 있으나, 알코올성 간염이나 지방간염에 의한 간염은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동질감을 높이기 위해서인지 혹은 평등을 유난히 강조해서인지 우리나라의 술 문화는 술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술을 마셔야 합니다. 술 소비량도 상당히 많아서 지난해에는 통계적으로 성인 1인당
1년에 소주 70병을 마셨다고 해요. 이런 음주문화로 인해 점차 알코올성 간질환, 알코올성 지방간 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술을 잘 마시고 많이 마시는 사람한테 생기는 것이지, 술을 못 마시고 적게 마시는 사람들에게는 잘 안 생깁니다.”
우리나라는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가 전체 인구의 5%로 높은 감염률을 보인다. 1980년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면서 현재 20대 이하 연령은 보유율이 1~2% 이하로 낮아졌지만 아직도 30대 이후 연령에서는 높은 보유율과 만성 B형 간염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보약이나 건강식을 너무 열심히 찾아 먹는 것도 간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박 박사는 “몸에 좋다고 해서 먹는 건강보조식품이나 보약 중에는 독성 간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인자들이 너무도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지금도 방송이나 신문에서 간에 좋다고 선전하는 건강식품들이 대개는 반대로 간을 해치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간암을 일으키는 간염 바이러스와 지방간
우리나라 성인 남녀가 조심해야 하는 간질환은 A·B·C형 바이러스와 지방간 등이다.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할 때 사실 더 치명적으로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했던 것은 A형 간염이다. A형 간염은 30대 이하라면 무조건 백신을 맞아두는 것이 안전하고 두 번을 맞으면 A형 바이러스에 평생 면역이 된다.
“B형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B형 간염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오기 전에 백신을 3회 접종해서 면역력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릴 때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된 보유자들의 경우는 백신이 전혀 도움이 안 되죠.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이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인 엄마한테서 태어날 때 감염됩니다. 그러나 성인의 경우 B형 간염에 감염됐다 해도 5~10%에서만 만성 간염으로 진행하고 상당수는 심한 감기몸살처럼 앓고 저절로 지나갑니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아직까지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B형 간염처럼 소독이 제대로 안 된 침술이나 피어싱, 공용 면도기, 마약 주사, 성관계 등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 C형 간염은 감염되면 80~90%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된다.
B·C형 간염 바이러스 간염을 방치해두면 간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간암은 세포 종류에 따라 크게 간세포암종, 담관세포암종으로 구분하는데 대부분이 간세포암종으로, 흔히 이것을 간암이라고 부른다. 간암은 우리나라 10대 암 중 췌장암, 폐암에 이어 세 번째로 생존율이 낮은 암이다.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중 절반은 만성 간염 혹은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며 간경변증 환자의 경우 한 해에 약 1~7%에서 간암이 발생한다. 간암은 간경변증이 심할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또 남자에게 더 잘 생긴다.
현대인은 지방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방간이란 간에 지방이 5% 이상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최근 영양상태가 좋아지고 성인병이 늘어감에 따라 지방간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방간은 크게 과음으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약물 등으로 인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눌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간에서 지방 합성이 촉진되고 정상적인 에너지 대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한다. 지방간을 방치하면 간경화 또는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A·B형 간염 예방백신으로 간암 걱정 줄인다
간을 건강하게 유지함과 동시에 간암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간을 해롭게 하는 원인을 피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간암의 대부분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므로 일찌감치 B형 간염 예방백신을 맞아 방어항체를 만들어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단 방어항체가 만들어지면 B형 간염에는 걸리지 않으며 이에 따라 간암 걱정도 덜게 된다.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 산모에게서 태어나는 아기는 출생 즉시 면역글로블린과 백신을 모두 맞으면 80~90%는 전염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미리 면역을 얻을 수 없다. 이미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보유자는 백신을 맞는 것이 아무 효과가 없다.
B형이나 C형 간염 바이러스는 보유자의 혈액이나 체액이 상처 난 피부나 구강 점막, 성기 점막 등을 통해 전염될 수 있으므로 면도기나 칫솔을 나누어 쓰는 일은 피해야 한다. 또한 제대로 소독하지 않은 침술이나 뜸, 문신, 피어싱 등도 전염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음식이나 물, 포옹이나 피부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으므로 공동생활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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