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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 주변지역 투기 조짐 ... 조치원읍, 3달 새 2배 폭등
행정수도 주변지역 투기 조짐 ... 조치원읍, 3달 새 2배 폭등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11.11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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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공인중개사가 지도를 보며 부동산 시장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세종시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공인중개사가 지도를 보며 부동산 시장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정치권의 '행정수도 이전' 언급에 지역 부동산이 투기 조짐을 보이고 있어 관계기관이 주시하고 있다.

중심이 된 세종특별자치시 행복도시는 물론이고 주변 지역까지 집값 이 오르면서, 수도권 일부에서 보였던 '풍선효과'가 지방에서도 나타나는 모습이다.

11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행정수도 이전' 이슈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을 경우 상승한 지역 집값이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시장이 붕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세종 집값은 지난 7월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천도'를 주장한 이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가격지수에서 세종 집값은 지난 2일을 기준으로 올해 들어 평균 39.57%, 전셋값은 평균 43.24% 각각 상승했다.

문제는 이러한 상승세가 규제를 피한 조치원읍 등 주변 읍면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세종 조정대상지역이 '행복도시 예정지'만으로 한정되면서 조치원읍, 연서·장군·연동면 등 행복도시로 20분 내 차량 출퇴근이 가능한 비규제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조치원 A공인 대표는 "지난 여름 여당 대표의 국회 연설 이후로 이 지역 부동산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뛰었다"면서 "대부분이 외지인이고, 실거주보다는 투자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지인들이 쇼핑하듯 아파트 위주로 사 간다"고 했다. 전세 낀 매물을 1억원 안쪽으로 구할 수 있는 데다, 비규제지역인 탓에 여유자금을 가진 외지인이 '갭투자'로 물건을 늘리고 있다.

실제 조치원읍 1200가구 규모 전용면적 81㎡ 아파트는 지난 6월 1억1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천도론 이후 지난달 1억9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전세 보증금은 1억6000만원 내외다. 3500만원만 있으면 매입이 가능한 갭투자였다. 

근처 1000가구 규모 다른 아파트 단지도 지난 6월 115㎡의 실거래가가 1억9000만원이었지만 현재는 3억3000만원을 호가한다. 전세는 2억2000만원 수준이다.

지역 B공인 대표는 "최근 3달간 '자고 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며 "조치원읍뿐만 아니라 연서면 등 전답 위주인 인접지에도 땅을 보러 오는 외지인들이 늘었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세종 부동산이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세종은 단기간 누적 상승 폭이 20~30% 가까이 되면서 소화 기간이 필요하다"면서 "내년까지 천도론 관련 구체화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이 지역의 위험도가 굉장히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도 이러한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치원 C공인 관계자는 "최근 들어 국토부 부동산감시반이 단속을 자주 나온다"라며 "거래 가격이 높아서 허수 거래가 있지는 않은지 묻는다"라고 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이날 오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투기 자본들이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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