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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감각과 발상으로 그룹의 10년 후를 내다보다 대명家 2세 경영인 서준혁 사장 my dream is…
젊은 감각과 발상으로 그룹의 10년 후를 내다보다 대명家 2세 경영인 서준혁 사장 my dream is…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1.05.1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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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그룹이 미래를 위한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미래의 대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이는 다름 아닌 고 서홍송 회장의 1남 2녀 중 둘째인 서준혁 대명코퍼레이션 사장이다. 그룹의 후광을 등에 업고 나서기보다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해나가는 것은 여느 대기업 2세들과는 다른 행보다. 그가 오랜 고심 끝에 내놓은 신사업은 글로벌 외식 프랜차이즈와 토털 상조 서비스. 언뜻 대명그룹의 초석이자 주력 사업인 리조트ㆍ레저 사업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인다. 또 한편으로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 탓에 재벌 2세의 치기 어린 무모함으로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 그러나 서 사장이 그리는 밑그림은 그러한 고정관념과 우려를 불식시킬 정도로 치밀하고 그 규모가 남달랐다.

독특한 발상으로 던진 도전장
문을 들어서며 악수를 건네는 서준혁 사장은 큰 키에 부드러운 인상의 소유자였다. 사실 여부를 떠나 TV나 영화에서 만들어내는, 재벌 2세라고 하면 쉽게(?) 연상되는 모습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었다. 말과 행동에서는 습관처럼 몸에 밴 친절과 겸손이 느껴지는 데다 언뜻 소탈한 면모까지 엿보인다. 올해로 서른두 살. 세상의 일반적인 관점에서 한 기업을 이끌기에는 조금 이른 나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가 털어놓는 이야기와 생각의 진중함은 그런 우려까지도 무색하게 한다. 일단 글로벌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이 유난히 관심을 끈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의 이름을 내걸고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만한 외식 아이템을 구상해온 그의 선택은 의외로 떡볶이와 치킨이다. 듣자마자 ‘왜?’라는 의문부호가 먼저 떠오르는 이 두 아이템을 채택한 이유는 뭘까.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그의 표정에서 자신감이 느껴진다.
“외식 분야는 제가 미국에서 공부할 당시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일본이나 중국 등 이웃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들의 다양한 음식이 세계화되는 추세에서 우리나라는 좀 뒤처지는 듯 보이더군요. 그나마 외국에서 한식당을 가봐도 글로벌 트렌드와는 동떨어진 상황이었고요. 우리나라 음식 중 괜찮은 브랜드가 될 만한 아이템을 찾다가 떡볶이와 치킨을 떠올렸어요. 남녀노소가 쉽게 접할 수 있고 저 역시 좋아하기도 하고요(웃음). 그러나 남들과 같은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단순히 눈앞의 돈을 목적으로 이제까지와 별다를 것 없는 브랜드를 내놓기보다는 남이 하지 않은 시도와 전략을 구사해 장기적인 성공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브랜드 네이밍부터 인테리어, 메뉴는 물론 먹는 방식까지 다른 브랜드에서 볼 수 없던 스타일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떡볶이는 ‘베거백’, 치킨은 ‘스토리런즈’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외식 브랜드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베거백이란 뜻을 풀이해보자면 말 그대로 ‘거지, 돌아오다’가 된다. 브랜드명에, 그것도 떡볶이를 아이템으로 한 외식 사업에서 거지라니…. 더구나 모든 브랜드 네이밍에는 서 사장이 직접 관여했다고 한다. 새로운 시도를 넘어 파격으로 다가오는 브랜드 이름을 지은 이유가 또 궁금해진다.
“처음 브랜드 이름을 정할 때 반발이 많았습니다. 다양한 후보명 중에는 유치한 것도 많았죠. 끼니를 거르면서까지 고민을 하다가 문득 저 자신이 너무 초췌해 보이더군요. 그 순간 제 몰골이 거지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웃음). 그러면서 문득 브랜드명을 ‘거지’로 풀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직원들에게 이야기하니 으레 농담으로 받아들이더군요. 저는 베거(Beggar)의 사전적 의미 대신 다른 식으로 해석해봤어요. 거지는 굶주리고 부족하고 결핍이 있는 사람이고, 굶주린다는 것은 단순히 돈이나 음식뿐만이 아니라 사랑이나 추억, 행복, 우정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죠.”
치킨 브랜드인 스토리런즈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만나고 이야기를 나눌 때 가장 즐겨 찾는 것이 맥주와 치킨이라는 데서 착안한 브랜드명은 말 그대로 과거와 현재, 미래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공간을 의미한다. 차별화도 염두에 두었지만 특별히 이러한 함의를 포함한 브랜드명을 론칭한 것은 처음부터 계획된 해외 진출의 포석이기도 하다. 
한편 대명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외식사업 외에 요즘 그가 올인하는 또 하나는 상조사업이다. 이 역시 ‘라이프웨이’라는 독특한 브랜드명을 채택했다.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지만 문제가 많고 규모도 제각각으로 난립한 상황에서 상조뿐만 아니라 장묘와 장례식장 등 실버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토털 브랜드를 론칭한 것. 그 포부 역시 자못 남다르다.
“많은 상조회사들이 상조라는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는데 전 상조라는 단어에 이미 많은 부정적인 고정관념이 담겨 있다고 봤습니다. 대명라이프웨이는 인생의 마지막 동반자와 같은 의미예요. 기존의 어두운 비즈니스로 비쳤던 것을 따뜻한 비즈니스로 이뤄내고 싶어요. 그외에도 오는 2020년까지 대명그룹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본래 가진 역량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들로 마스터플랜을 수립해놓았습니다.”
대명의 미래를 고민하다
“올해는 대명그룹 창립 32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2008년에 처음으로 신사업본부가 만들어졌어요. 레저와 리조트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업계 1위로 자리를 굳혔고 누구와 경쟁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적어도 향후 5년간은 문제가 없죠. 그러나 10년 후를 내다봤을 때는 과연 지금과 같은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신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제가 신사업본부의 본부장을 맡았습니다. 아무래도 신사업이라는 것이 리스크가 존재하고 아무리 열심히 한다 해도 즉각적인 성과가 잘 안 나는 것이어서 오너가 아니고서는 장기적인 그림을 그리기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였죠. 본의 아니게 본부장을 맡아 여러 가지 사업을 검토했고 그 결과 지금의 사업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그런 그의 행보에 그룹 내부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했다. 의욕을 가지고 일을 추진했지만 이제까지와 다른 사업 분야의 진출은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사업성에 대한 확신은 대체로 공감한다 해도 굳이 리스크를 감수하며 시도할 필요가 있냐는 여론으로 쏠리는 분위기였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자력으로 사업성을 증명하는 방법을 택했다.
“어머니인 회장님께서도 사업성은 있다고 판단하셨지만, 사장단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해서는 안 되는 사업이라고 하시더군요. 오히려 감사했어요. 돌이켜보면 제가 아들이라는 이유로 수락하셨다면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이 안 됐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보통 2세들은 회사 자금으로 신사업을 진행하잖아요. 전 그게 너무 싫어서 제 개인 자금과 어머니께서 제 이름으로 들어놓았던 적금을 합해 법인을 설립하고 지금의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베거백이 만들어지고 걱정 어린 시선도 사라졌죠. 이후 대명그룹 전체의 MRO(통합구매)도 담당하게 되고 기존 유통사업 또한 확장하며 신사업들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는 큰 폭의 변화와 도전을 추구하는 자신에게 쏠리는 우려 섞인 시선을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크게 개의치는 않는 듯 “당연한 시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세운 원칙을 힘주어 말했다.
“대명코퍼레이션을 만들었던 그때부터 절대 문어발식 확장은 안 하겠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지금도 전 자신 있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명이 추진해온 레저와 건설분야 등에 반드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영역 안에서 찾겠다는 거죠.”

첫눈에 반한 아내, 우여곡절 러브스토리
그는 지난해 2월 결혼한 새신랑이기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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