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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규제 풍선효과로 강북 아파트 '폭등' ... 아파트 중위값 8억원 돌파
전세난·규제 풍선효과로 강북 아파트 '폭등' ... 아파트 중위값 8억원 돌파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12.29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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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 아파트의 중간값인 중위가격이 처음으로 8억원을 넘어섰다. 정부의 규제 풍선효과에 이어 전세난에 지친 무주택 세입자들이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전환에 나서면서 강북 집값이 크게 올랐다는 분석이다.

29일 KB국민은행의 '12월 월간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서울 강북 14개 구 지역의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전월(7억9732만원)보다 2338만원(2.93%) 올라 8억2070만원을 기록하며 8억원을 넘어섰다. 강북 아파트 중위가격이 8억원을 넘은 것은 KB가 해당 조사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래 처음이다.

중위가격은 아파트값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정중앙에 있는 가격을 말한다. 평균 가격은 저가 아파트와 고가 아파트의 변동 폭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시세 흐름을 판단하는 데 중위가격이 쓰인다.

강북 아파트 중위가격은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만 해도 4억3552만원으로 현재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후 상승세를 거듭해 2018년 4월 5억원대에 처음 진입했고, 2019년 1월 6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최근 들어 강북 아파트값 상승 폭은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강북 아파트 중위가격은 1월 6억316만원에서 12월 6억3493만원으로 3000여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그러나 올 1월 6억4274만원으로 오른 뒤 8개월 만에 1억원 이상 급등해 9월 7억5667만원으로 단숨에 7억원을 넘어섰고,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6000여만원이 더 올라 이달 8억원대마저 돌파했다.
 

반면 강남 아파트 중위가격은 올해 등락을 거듭해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강남 11개 구 지역 아파트 중위가격은 올 1월 11억4967만원이었으나, 이달엔 연초보다 3000여만원 낮은 11억1849만원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1월 9억1216만원에서 12월 9억4741만원으로 3500여만원 올랐다.

연초 정부의 고가 주택을 타깃으로 한 고강도 세금·대출 규제인 12·16 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강남 집값은 일부 하락했으나, 규제를 피해 중저가 아파트가 포진한 강북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하면서 강북 집값은 계속 올랐다.

이어 임대차보호법(7월31일)이 시행에 따른 전세난이 강북 집값 상승세에 또다시 기름을 부었다. 전셋값이 2~3개월 만에 수억원씩 오르자 결국 참다못한 무주택자들은 강북 중저가 주택 위주로 집을 사기 시작했고, 매도우위에 선 집주인들이 호가를 계속 올리면서 집값이 오르는 악순환이 지속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올해 서울 아파트 누적 가격 상승률 조사에서도 강북구(1.94%), 노원구(1.86%), 도봉구(1.63%), 동대문구(1.56%) 중랑구(1.44%) 등 강북 지역이 상승률 상위권 대부분을 차지했다.

개별 단지로 보면 체감이 더 크다. 은행권 대출 기준이 되는 KB 부동산시세 기준으로 마포구 인기 단지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89㎡는 현 정부 출범 당시 8억7000만원이던 것이 올 초 15억8000만원으로 올랐고, 지금은 17억1500만원이 됐다. 서대문구 'DMC래미안이편한세상' 전용 84㎡도 6억8500만원에서 10억3000만원, 11억9500만원으로 단기 급상승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거듭된 규제 일변도 정책에 따른 풍선효과와 시장 공급 상황을 간과한 임대차법 부작용으로 규제 이후에도 집값은 더 오르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특히 서민들의 선호가 높은 강북 지역 집값마저 단기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주거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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