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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웠던 과거 딛고 암투병 아내위해 재기 <나는 가수다> 임재범의 어제와 오늘
어두웠던 과거 딛고 암투병 아내위해 재기 <나는 가수다> 임재범의 어제와 오늘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1.06.17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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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BC <나는 가수다>가 연일 인기를 모으며 출연 중인 가수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탁월하면서도 각기 개성적인 가창력을 가진 7인의 가수가 펼치는 무대는 주말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첫 출연부터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동료 가수들의 탄성을 자아냈던 임재범은 <나는 가수다>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작곡가 겸 프로듀서인 김형석의 평가는 임재범의 존재를 더욱 확실하게 했다.
“녹음할 때 메트로놈에 맞춰 피아노를 치잖아요. 임재범 씨 노래를 따라가다 보면 피아노를 놓쳐요. 그런데 노래를 다시 부르지 않아요. (처음 부른 노래) 그것으로도 완벽해요. 최고예요.”
음악계 종사자들의 평이 아니더라도 아내와 딸에게 힘을 주기 위해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는 그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의 가슴에 잔잔한 감동을 남겼다. 국민 록밴드 ‘YB’의 윤도현뿐 아니라 가수와 작곡가들 사이에 뛰어난 보컬리스트로 알려진 그를 수식하는 단어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하지만 그의 지난 삶을 돌아보면 자유로운 인생을 살았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탁월한 실력을 갖춘 그가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는 음악적인 고집뿐 아니라 방황과 정착 그리고 아내의 변함없는 사랑이 있었다.

멀게만 느껴지던 아버지, 이복형제 손지창과의 가족사
1986년 그룹 시나위의 보컬로 데뷔해 외인부대, 아시아나의 보컬로 활동한 임재범은 당시 주목받는 보컬리스트였다. 이후 <고해>, <사랑보다 깊은 상처>, <너를 위해>, <낙인>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자신만의 고유영역을 만들어왔다. 무엇보다 그의 노래는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에 가슴 아픈 가사와 멜로디, 절절한 감정표현으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받았다. 하지만 방송에서는 얼굴을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임재범. 그나마 2004년 15년 만에 공연을 가졌지만 기획사와의 마찰로 공연 도중 돌연 해외로 출국해 많은 이들에게 실망을 안기기도 했다.
어떤 이들은 그의 행동을 두고 불안했던 성장기를 보낸 어린 시절의 영향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미 오래전 알려졌다시피 그는 임택근 전 아나운서의 아들이자 탤런트 손지창과는 이복형제다. 1960∼70년대 최고의 아나운서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명성을 떨쳤던 임택근은 MBC 전무이사를 거쳐 코스모스 악기 상임고문, 한국복지재단 이사를 역임했다. 하지만 아들 손지창은 아버지가 아닌 이모부 손에 키워져 성이 달랐고 임재범은 외가 쪽 호적에 입적되어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이복형제라는 이야기는 소문으로 떠돌았지만 임재범의 결혼식을 한 달여 앞둔 지난 2001년 설날 30년 만의 부자상봉으로 그간의 소문은 기정사실화됐다. 당시 손지창은 한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찾아뵌 이래 10여 년 만이고, 형과는 대학생 때 몇 번 만난 적이 있다”면서 “삼부자가 한자리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당시 임재범은 예비신부였던 뮤지컬 배우 송남영을, 손지창은 아내 오연수와 아들 성민과 함께 아버지를 만났다. 손지창은 “좋은 형을 갖게 되어 자랑스럽다”며 “형의 방황을 십분 이해할 수 있고 음악적 재능을 떠나서라도 지금까지 내가 만난 그 어떤 사람보다 훌륭한 사람”이라고 해후를 털어놓았다. 이후 그는 한 방송에서 아버지 없이 자란 어린 시절의 아픔을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손지창 못지않게 임재범도 유년시절의 외로움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로커 박영철의 게시글에서 그가 어린 시절 고아원에 맡겨졌고 그뒤 할머니 손에서 자란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금의 그를 있게 해준 가장 큰 힘, 가족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상처로 얼룩진 인생을 살아온 그에게도 행복한 가정과 좋은 아버지로서의 꿈이 있었다. 그리고 그의 바람은 뮤지컬 배우 송남영을 통해 이뤄졌다. 송남영은 서울예술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후 뮤지컬 배우학교를 거쳐 <명성황후>, <페임>, <하드록 카페> 등에 출연한 바 있다. 1999년 임재범이 우연히 보러 갔던 공연에 송남영이 출연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임재범이 송남영을 보고 첫눈에 반했으나 당시에 직접적인 만남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음악으로 가까워졌고 2001년 화촉을 밝혔다.
당시 이들의 결혼식은 철저한 보안 속에 치러졌다. 결혼식 당일 식장이 변경되고 시간마저 예정된 것보다 한 시간 앞당겨졌으며 가족, 친지, 지인들만이 참석했다. 특히 아버지 임택근은 아들의 결혼식에서 가족사진이 언론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임재범은 머리를 삭발하고 예복을 입었다. 인생 2막을 시작하며 가정에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는 결심과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다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후문이다.
결혼 이후 7년여간 그는 딸을 키우며 평범한 삶을 보냈다. 하지만 외부와의 접촉을 단절한 채 살아가던 그는 또 다른 심리적 방황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 남편의 곁에서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온 아내는 한동안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만 했다. 이후 다시 노래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활동을 준비하던 임재범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소식이 들려왔다. 자신을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온 아내가 갑상선암에 걸렸다는 것이다. 지난해 병원을 찾았지만 갑상선암은 이미 간과 위로 전이된 상태. 그는 지난 4월 아내의 투병생활에 대한 심경을 팬카페를 통해 글로 남겼다.
“결혼 10주년 기념일을 즈음하여 고대 안암 병원에서 갑상선암을 진단 받았습니다. 건국대 병원에서 갑상선암 제거를 했고 간암, 위 전이가 되었다는 추가 진단을 받았어요. 육체의 병보다는 지수 엄마가 무척이나 외롭고 힘들어할 때 한 여인의 남자로 남편으로 많이 마음이 아프고 힘이 드는군요. 4월 8일 저의 딸 임지수 열 살 생일. 건강히 잘 자라줘 고맙고 그렇더군요. 제가 <수요예술무대> 때 왜 그리도 몸이 안 좋고 눈물을 보였는지 이제야 제 설명으로 아셨으리라 믿습니다. 많은 기도로 회복의 기적을 지수 엄마가 누릴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기 위해 방송출연을 결심했다고 고백한 그는 <나는 가수다> 첫 무대에서 아내에 대한 마음을 담아 열창한 <너를 위해>로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했다. 이후 방송에서 그는 아내와 나눈 이야기를 눈물 섞인 목소리로 털어놓았다.
“아내가 평소 내가 힘들까 봐 전화를 안 하는데 그날은 전화가 왔어요. 하이톤의 목소리로 ‘기분이 좋아서요’라고 하더라고요. 전 10년 만에 도리를 하는 것뿐인데 말이죠. 그동안 무기력한 남편의 모습으로 6∼7년을 살아왔어요. 어쩌면 내가 그 사람의 병을 키웠을 지도 몰라요.”
그 어느 때보다도 아내에게 남편으로서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싶은 순간이기에 그의 마음은 더 아팠을 터. 그동안 100만∼200만원 정도의 저작권료만 받으면서 살아온 그는 “딸과 어린이대공원을 가도 물건을 많이 사면 버스 타고 가기 힘드니까 딸에게 ‘오늘은 조금만 사자’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가족에게 감사와 미안함을 전했다.
<나는 가수다>에서 남진의 <빈잔>을 재해석하며 새로운 음악스타일을 선보인 그는 지난 5월 16일 급성 맹장염으로 수술 받고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지만 주치의가 4주간의 휴식을 권고해 당분간은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됐다. 때문에 <나는 가수다> 출연 여부도 불투명해진 상태.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그는 6월 중 단독 콘서트를 계획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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