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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운동가 백기완 선생, 투병 끝 별세…향년 89세
통일운동가 백기완 선생, 투병 끝 별세…향년 89세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1.02.15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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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백기완 통인문제연구소장. [통일문제연구소 제공]
고 백기완 통인문제연구소장. [통일문제연구소 제공]

통일운동가이자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인 백기완 선생(89)이 15일 투병 끝에 별세했다.

서울대학교병원 등에 따르면 백 소장은 이날 오전 입원 중 유명을 달리했다. 그는 지난해 1월 폐렴 증상으로 입원해 투병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장례식장은 서울대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9일 오전 7시다.

앞서 백 소장은 2018년 4월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같은달 23일 혈관이 불안정해 심장수술을 받은 뒤 퇴원하기도 했다. 

1932년 황해도 은율군 동부리에서 태어난 백 소장은 6.25 종전 직후인 50년대 후반부터 농민과 빈민운동에 투신했다. 1964년 박정희 정권의 한일회담 반대운동에 참여하면서 민주화운동에도 적극 나섰다.

1972년에는 백범사상연구소를 충무로에 개소하고 항일운동 연구에 전념, 신채호, 김구 선생 등의 글을 수집하고 정리했다.

1973년에는 유신헌법 개헌을 촉구하기 위해 재야인사 30명의 일원으로 '개헌청언 100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했고, 이듬해 대통령 긴급조치 제1호 위반으로 장준하 선생과 함께 구속됐다.

1979년 민주청년협의회를 결성한 백 소장은 대통령 직선제 요구 시위인 'YWCA 위장결혼' 사건으로 구속수감됐다. 2019년 11월 백 소장은 이 사건 재심에서 39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1984년 백범사상연구소를 해체하고 통일문제연구소를 설립한 그는 소장직을 맡아 타계하기 전까지 남북통일과 민족화합을 위해 폭넓은 활동을 펼쳐왔다. 

백 소장은 1987년 12월 치러진 13대 대통령 선거에 민중후보로 출마했지만 김영삼·김대중 후보의 야권후보 단일화를 호소하며 사퇴했다. 고인은 당시 집권 여당 정의당의 노태우 후보에 맞서 군정을 종식시키려면 김영삼·김대중 야권후보의 단일화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백 소장은 2016년~2018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촛불집회에 매번 참여했으며 세월호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조계종 적폐청산 운동에 힘을 보탰다.

그는 투병 중이던 지난해 심산 김창숙연구회가 주최하는 제22회 심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인은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랫말의 모태가 된 장편시 '묏비나리'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노랫말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운동권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고향인 황해도를 그리워하면 쓴 '장산곳매 이야기'라는 수필집도 있다.

백 소장은 생전 '3대 입담꾼'으로 회자될 정도로 재기와 해학, 그리고 촌철살인의 입담으로도 유명했다. 유홍준 교수는 2011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백 소장을 황석영 소설가, 방동규씨와 함께 3대 입담꾼으로 꼽기도 했다. 

[Queen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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