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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13주년 '여성의날' … 여성 노동자 '돌봄·성희롱' 문제로 어려움 겪어
오늘 113주년 '여성의날' … 여성 노동자 '돌봄·성희롱' 문제로 어려움 겪어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1.03.08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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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등 여성단체 회원들이 '여성에겐 모든 기업이 한샘이다' 기자회견에서 직장 내 성희롱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7.11.10 (사진 뉴스1)
2017년 11월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등 여성단체 회원들이 '여성에겐 모든 기업이 한샘이다' 기자회견에서 직장 내 성희롱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7.11.10 (사진 뉴스1)

 

여성의 날이 8일 113주년을 맞았다. 여성의날은 1908년 미국 뉴욕의 여성 노동자들이 작업장 화재로 숨진 동료들을 기리며 근로여건 개선과 참정권 보장을 요구한 데서 시작됐다.

한국 사회 전반에서 조금씩 젠더의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 근로여건에 미흡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여성의 노동환경이 악화됐다는 연구도 나왔다.

김수경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여성국장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사회의 젠더의식이 많이 발전해도 여성 노동자들은 '돌봄'과 '성희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지난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 등 주요 인사들이 일터에서 저지른 성희롱 사례를 언급하며 "여성이 일하는 공간에서의 성희롱은 여성의 삶과 일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비노조원의 경우 돌봄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돌봄 문제와 성희롱 때문에 일을 관두는 여성이 여전히 많다"고 밝혔다. 노동조합이 조직되지 않은 사업장의 노동환경은 더 열악한 것으로 파악된다.

노동단체 직장갑질119에는 육아휴직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책상을 빼버리거나 괴롭혀서 근로자를 냈다는 사례가 여럿 제보됐다. 직장갑질119는 "산전후휴가(출산휴가), 육아휴직 사용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면 처벌을 받지만 처벌받은 사용자는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 이후 돌봄 부담으로 일을 관두는 여성이 많아졌다는 조사도 있었다. 지난 5일 한국여성노동자회 토론회에서 김원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되는 시기에 가장 양육부담이 많은 30~40대 기혼여성 비경제활동 인구가 늘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여성 노동자들은 작업장 내 여성 화장실 설치나 성별 임금격차 해소 등의 기본적인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건설현장의 여성 화장실·탈의실 설치가 미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국장은 "그동안 성별임금격차를 없애기 위해 노력을 해왔지만 성별에 따라 직무가 분리되는 경향이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돌봄일자리가 확대되면서 여성 노동자들의 해당 분야 취업이 늘었지만 경력개발이나 승진에 대한 개념이 전무한 실정이다.

현장 여성 노동자의 목소리가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문제도 있다. 김 국장은 "기업과 노조, 정치권 모두 여성 간부가 적어 여성이 과소 대표되는 문제가 있다"며 "특히 기업에서 노조 활동을 하는 여성은 이중 차별을 받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가족, 복지, 보건, 경제활동, 의사결정, 교육·직업훈련, 문화·정보, 안전 등 8가지 분야에서 특히 의사결정(31.1, 완전 성평등=100)의 성평등 수준이 가장 낮았다. 그 다음으로는 가족(60.5)과 안전(66.5) 순으로 불평등이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2020 국가 성평등 보고서'에서 "의사결정 분야는 성평등 수준이 가장 많이 개선된 분야이나 여전히 다른 분야에 비해 매우 낮은 분야이기도 하다"면서 "여성 국회의원 비율과 4급 이상 여성 공무원 비율이 20%에 미치지 못하는 등 구성지표의 절대적 수준이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올해 하반기 중 '성평등위원회'를 다시 설치하고 민주노총 안에서 성평등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김 국장은 "여성의 대표성 확대는 노동조합의 숙원"이라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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