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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각광 … "사업성 한계 있지만 규제범벅 재건축보단 낫다"
리모델링 각광 … "사업성 한계 있지만 규제범벅 재건축보단 낫다"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1.03.22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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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2단지 아파트. 2016.8.10 (사진 뉴스1)
서울 강남구 대치2단지 아파트. 2016.8.10 (사진 뉴스1)

 

정부의 재건축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며 그 대안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각광받고 있다. 재건축과 비교해 추진 가능 연한이 짧고 규제가 덜 까다로운 데다, 사업절차도 상대적으로 단순해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현재 기준 조합설립인가 완료 수도권 내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 단지는 61곳으로, 약 4만5000가구다. 한국리모델링협회 관계자는 "1년 만에 규모가 65%정도 늘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은 기존 아파트를 부수고 새로 짓는 재건축과 달리 골격을 살리되 면적을 넓히거나 층수를 올려 주택 수를 늘리는 정비사업이다. 재건축보다 인허가 요건이 덜 까다로워 최근 관심을 받고 있다.

재건축 조건을 충족하려면 준공 이후 30년이 넘고 안전진단에서도 D(조건부 허용)나 E(불량) 등급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리모델링은 그 절반인 15년에 유지·보수 등급(A~C) 중 B등급 이상이면 추진할 수 있다.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도 66.7%로 재건축(75%)보다 낮다.

2018년 안전진단 강화 이후 재건축은 D등급을 받더라도 공공기관 검증까지 받아야 해 넘어야 할 산이 많은데, 리모델링은 사업 절차도 간단하다. 재건축과 달리 임대주택 공급 의무도 없고, 초과 이익환수제 대상도 아니다. 재건축 규제 강화로 리모델링 시장의 메리트가 높아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수주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이전에는 재건축·재개발 대비 수익성이 떨어져 건설사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정부 규제로 재건축이 막힌 상황에서 리모델링은 신규 일감을 확보하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건설사들의 리모델링 수주 소식도 속속 들리고 있다. '준공실적 1위' 쌍용건설은 최근 현대엔지니어링과 손잡고 광명시 최초 리모델링 단지인 광명 철산 한신아파트 공사를 수주했다. '수주 1위' 포스코건설은 용인 현대 성우 8단지 아파트 시공사로 선정됐다.

리모델링 강자로 불리는 쌍용건설과 포스코건설은 이르면 오는 5월 시공사 선정을 앞둔 서울 송파구 가락쌍용1차(2064가구)에서 맞붙게 된다.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도 서울 강북권 금호벽산아파트(1707가구) 리모델링 수주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사업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에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내로 중구 남산타운(5150가구), 동작구 우성·극동·신동아(4396가구), 강동구 선사현대(2938가구) 등이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추진위원회 단계에 있는 단지들도 조합설립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판 자체도 더욱 커지고 있다. 834가구 규모인 서울 이촌동 코오롱 아파트, 1992가구 규모 대흥동 마포태영아파트도 조합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구 수성범어 우방청솔맨션도 내달 조합설립 총회를 앞뒀다.

다만 리모델링의 경우 사업성 확보에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우선 리모델링 시 수직증축을 해야 사업성을 높일 수 있지만, 사례가 많지 않다. 2014년 4월부터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허용됐지만, 안전성 검토 과정이 까다로워 허가받기가 어렵다. 리모델링 추진 단지 중 수직증축 방식으로 허가받은 곳은 지난해 송파구 '성지아파트'가 유일하다.

수직증축 단지의 사업성을 높여줄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도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위한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를 지난해 3월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연구 용역 발표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내력벽은 아파트 무게를 지탱하는 벽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철거가 금지됐다. 하지만 내력벽 철거하지 못하면 아파트를 증축하더라도 좌우 확장에 한계가 있다. 베이(Bay·발코니에 접한 공간 숫자)를 늘릴 수 없어 요즘 아파트들에 적용된 '3베이' '4베이' 평면을 적용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재건축처럼 완전히 갈아엎어 일반분양을 늘리긴 힘들고, 내력벽 이슈로 상품성도 떨어진다"라면서도 "하지만 규제 강화로 재건축 사업성도 크게 떨어져 이를 감안하면 리모델링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인식이 퍼져나가고 있다. 앞으로 리모델링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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